[오프라인 모임] 공연 아래 운명처럼 이어진 우리

글 입력 2024.06.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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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글, 예술 그리고 삶


 

지난 3~6월간 한 달에 한 번, 오프라인 공연 모임을 하면서 일상을 보다 소중하게 만들어준 은인들을 만났다. 시작은 공연이었으나 더 나아가 글, 예술, 삶 그 자체에 관해 토론하면서 건강하고 밀도 있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브론테수정.jpg

 

 

첫 만남에서는 뮤지컬 <브론테>를 함께 관람하며 그에 대한 감상평을 나눴다. 이후 간단한 자기소개를 통해 한 명 한 명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은 여지없이 설레고 두근거렸다. 운 좋게도 또래 여성분들과 매칭이 되어 동일 선상에서만 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누구 하나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사람들이 모인 덕분에 이번 오프라인 모임을 신청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연경당수정.jpg

 

 

두 번째 만남과 세 번째 만남에서는 티 타임부터 저녁 식사까지 함께하며 오랜 시간 수다를 떨었다. 최근 근황부터 시작해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나 아쉬움이 남았던 작품, 인생의 가치관, 미래에 대한 고민 등 아트인사이트 구성원이라서 할 수 있는 문답을 공유했다. 서로가 선호하는 작품의 색과 결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얻어갈 게 많아서 더욱 알찬 시간이었다.

 


[회전]인사이드아웃수정수정.jpg



마지막 모임에서는 때마침 개봉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관람하고, 서로를 봤을 때 떠오르는 작품(캐릭터)을 소개했다. 사실 끝을 장식할 만한 무언가의 활동을 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야기를 꺼냈는데, 다들 흔쾌히 수락해 줘서 고마웠다. 이로써 우리를 닮은 작품(캐릭터)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 흥미로웠는데, 그게 곁에 있는 누군가의 고민 끝에 나온 산물이라 그런지 한층 인상 깊었다.


나는 H, Y, J 에디터를 아래와 같은 뮤지컬 작품의 캐릭터로 소개했다.

 

H 에디터 - <아이다>의 '아이다'

: 기개가 있음, 올곧은 성정, 자유롭고 솔직함, 적응력 좋음,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림, 삶을 즐김, 화끈함, 독립적

 

Y 에디터 - <마틸다> '미스 허니'

: 다정함, 신념과 가치관이 뚜렷함, 수줍어 보이나 좋아하는 일에 열정 가득함, 최악의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고 이상적임, 심지가 굳음

 

J 에디터 - <하데스타운> '에우리디케'

: 낯선 상황에도 침착하고 차분함, 신중함, 객관적, 어려운 과제는 스스로 돌파함, 상냥하고 친절함, 자신만의 시간 필요

 

*'뮤지컬 캐릭터로 알아보는 내 부캐' 테스트를 참고했습니다.


 

 

아직도 하고 싶은 질문이 많아서


 

누군가와 익숙해지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나는 네 번의 모임이 지극히도 편하게 느껴졌다. 왜 이제야 만났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였다. 한 달에 한 번이면 꽤 자주 보는 편인데도 온종일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다. 사소한 질문부터 철학적인 질문까지 끊임없이 던졌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 질문이 많다는 게 이 모임이 존재해야 할 이유를 증명해 주지 않나 싶다.

 

현재 일하는 업종도 그렇고 공연을 자주 관람하는 편이다 보니 어쩌면 이 공연 모임의 최대 수혜자(?)는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좋아하는 공연에 대해 마음껏 떠들면서 이 작품은 꼭 봐달라는 강요 아닌 강요까지 했는데, 아무도 제지하지 않고 정성 어린 호응을 보내줘서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최근에는 공연 애호가들을 계속해서 마주하다 보니 내가 공연에 진심인 게 맞는지 혹은 아직도 부족하지 않은지 고민하는 순간도 많았다. 그런데 오프라인 모임에서는 다들 내가 공연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깨닫게 해줘서 진심으로 감동했다. 이 마음 잃지 않고 앞으로도 전력을 다해 공연에 관한 사랑을 전해야겠다는 다짐이다.

 

 

 

앞으로의 우리네 인생


 

사실 '공연 모임'이라는 타이틀이 있긴 했지만, 우리는 그 외에도 다채로운 주제에 대해 발화하며 총체적인 예술이란 무엇인지 서로의 입장이나 가치관을 내밀었다. 어떤 때는 소름 돋게 똑같으면서도 어떤 때는 소소하게 다른 사고를 관찰할 수 있어서 들뜬 나날을 보냈다.

 

지금 우리는 비슷한 나이인지라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어찌 보면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정말로 아쉽게도 다음 모임은 함께할 수 없지만,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서 그들이 한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판단은 변치 않는다.

   

 

"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는 거라

사람들은 운명을 찾아내어

자석처럼 서로를 끌어당겨서

힘을 준대 성장할 수 있도록"

 

뮤지컬 <위키드> 中 '너로 인하여'

 

 

위 가사처럼 우리 또한 공연 아래 운명처럼 이어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누군가 보고 싶은 공연이 있다면 동반할 수도 있고, 단지 서로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멋지고 사랑스러운 이들과 멀어지는 건 어느 누구도 바라지 않을 테니, 다음 이어짐을 기약하며 마무리한다.

 


[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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