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에게 멋있는 사람들

글 입력 2024.07.0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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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되는 요즘이다. 누군가는 어떤 사람의 외관을 보고 멋있다고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자존감이 높은 모습을 보면 멋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사람마다 ‘멋있다’의 기준이 다르고, 각자 다르게 정의한다.


나에게 ‘멋있는’ 사람이란 다양하게 정의된다. 나에게는 없는 능력이나 소질을 가진 사람들, 자신의 직업이나 커리어에 자부심이 있는 사람들, 한 분야에서 꾸준히 일한 사람들 또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쌓은 사람들 등등이 있다. 이렇듯 멋있는 포인트가 각자 다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도 존재한다. 바로 반짝반짝 빛이 난다는 것이다.


이미 성취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하려고 할 때, 자신의 미래를 위해 지금 하는 일에 몰두할 때,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몰두했는지 다른 사람에게 비칠 때 그들은 반짝반짝 빛이 난다. 결국 나는 무엇인가 몰두하는 사람들을 볼 때 ‘멋있다’라고 생각하는 듯싶다.


한번은 학과 교수님과 상담을 할 때 교수님께서 자신의 고민을 말씀하신 적이 있다. 우리 학과 학생들을 위해 자신의 수업에 어떤 변화를 주어야 할지 고민이라는 것이었다. 교수자가 자신의 강의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강의 시간 후 자신의 수업에 대해 성찰하고 반성한 것의 결과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미 해당 학문에 수많은 시간을 바쳐 공부한 교수님께서 이러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는 것이 존경스러웠다.


학생들이 자신의 수업에서 더 많은 도움을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자신의 수업 방식에 연구하고 계시다는 것도, 이러한 교수님의 고민을 학생들에게 털어놓고 피드백을 받으려는 모습도 멋있었다. 교수님이 우리 학과에 계셔서 너무 감사했다. 나도 미래에 교수자가 되었을 때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도움을 얼마나 얻고 있는지 고민하고 더 효과적인 수업을 위해 연구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했고, 그런 교수자가 되어야만 한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누군가 반짝반짝 빛이 난다는 것을 느낄 때 나는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내가 이 사람과 같은 집단에 소속돼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기도, 나도 이렇게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 기대가 되기도, 가끔은 이 사람들보다 내가 너무 초라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바로 며칠 전 한 대학원에서 주최하는 언론 캠프를 다녀온 적이 있다. 언론 캠프에 온 사람들은 모두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들이었고, 1박 2일 동안 밥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대학원 교수님들께서 해주시는 강의를 들었다.


이틀 동안 계속해서 연달아 하는 수업은 고등학교 이후 처음이었고, 강의는 재밌었지만 피곤했다. 부끄럽지만 강의 필기를 하며 계속 몰려오는 졸음에 강의와 전혀 상관없는 필기를 한 흔적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른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니 다들 언론인이 되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다들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강의 중간중간 교수님께서 하시는 질문에 나였다면 못했을 대답도 다른 사람들은 차분하게 대답했고, 강의가 끝난 후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에 참가자들은 손을 들고 열정적으로 질문도 했다. 그들이 수업을 듣는 모습을 보며 반짝반짝 빛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멋있는 사람들 속에 있는 나는 너무 초라한 것 같았고, 그 속에서 강의에 대한 질문을 할 용기도 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질문에 비해 내가 하는 질문은 너무 초라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언론 캠프에 가기 전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봤을 때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언론인의 꿈에 열정을 지폈다거나, 언론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는 후기가 많았는데 나는 오히려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나와 같은 공간에서 강의를 들은 사람들에 비해 나의 열정은 너무 작은 것 같았다. 내가 그 속에 있는 사람들만큼 언론인이 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었나, 앞으로 기자라는 직업을 진로로 염두에 둬도 되는가에 대한 의문을 아직도 갖고 있다.


찰나의 순간에 포착한 사람들의 멋짐은 계속해서 기억에 남아 불쑥불쑥 생각난다. 일상에서 생각나는 사람들의 멋짐에 많은 생각이 들고, 나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되는 요즘에 이들의 멋짐을 기록하고 싶었다. 다른 이들의 멋짐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생각할 시간이 또 찾아온다면, 그 순간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또 멋있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남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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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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