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럴 땐, 미타테 마인드로 살아보자! [미술/전시]

글 입력 2024.07.0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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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인 줄 알고 카메라를 당겨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바람이 불자 검은색 비닐봉지가 날아갔고 내 검은 고양이도 사라졌다. 머쓱하다.

 

일상을 살다 우연히 본 물체가 갑자기 다르게 보일 때 혼자 피식 웃곤 한다.

 

떠다니는 구름이 커다란 곰인형 같기도 하고, 건너는 횡단보도는 피아노 같아 괜히 주위를 살피며 아무도 모르게 콩콩 뛰어보기도 한다. 애벌레가 갈아먹은 나뭇잎은 바보 같은 표정이 되어있고, 누군가의 쓴 말이나 잔소리에는 바닥이나 옷 무늬를 살피며 괜히 표정을 찾는다.

 

친구의 추천으로 타나카타츠야 작가의 '미타테 전시'를 보러 갔다.

 

["미타테란 대상을 다른 것에 빗대어, 비유하는 것. 보고, 좋은 것을 선택해 결정하는 것."] - 타나카타츠야


평소에 내가 하던 위와 같은 생각들을 미타테 마인드라고 부르는 걸까.

 

전시 구성은 7가지로 나뉜다. 일상에서 떠오른 Home, 모양에서 떠오른 Form, 색상에서 떠오르는 Color, 스케일을 바꾸는 Scale, 움직임과 변화를 생각하는 Motion, 살아있는 것으로 바꾸는 Life, 세계 공통의 것으로부터 생각하는 World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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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볼 때 가장 포인트가 되는 점은 다양하고 섬세한 면이 돋보이는 미니어처들도 있지만, 전시장에 흘러나오는 통통 튀는 음악과 언어유희가 말도 안 됐던 작품 제목이 특히 이 전시의 묘미 중 하나다.

 

작품을 보며 친구와 제목 맞춰보기를 했지만, 작가님만의 웃기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한치를 알 수 없는 제목들에 한껏 빠져들어 즐겁게 관람했고, 떠나기 아쉬웠던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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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테 마인드(Mitate Mind)는 일본 고유의 미학적 개념으로 익숙한 사물을 새롭게 다시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휴대폰, 빵, 연필, 버섯 등 어떤 사물이든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

 

미타테 마인드에서 바라본 세계에서는 동그란 안경이 자전거가 되고, 소프트아이스크림이 웨딩드레스가 된다. 또한 언어유희가 담긴 위트 있는 작품의 제목은 우리의 상상은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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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과정 또한 살펴볼 수 있는데, 미니어처 사람만 10만 개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세세하게 그려둔 콘티와 제작 과정을 보며 정말 사랑하는 일이기에 저렇게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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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세상을 참 유쾌하게, 생동감 있게 보시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렇게 세상을 살아가면 매일이 재밌을 것 같았다. 찢어진 청바지가 파도처럼 보이고 초밥들이 횟감 옷을 고르다니. 빨래판과 빨래통은 어느새 오케스트라 홀이 되었다. 평범한 것들을 특별하게 보는 것은 좋은 능력 같다. 그럼으로써 평범한 일상도 특별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

 

미타테 마인드를 2시간가량 배우고 느끼다 나온 전시장 밖의 첫 발자국은 내게 새로운 시각을 선물해 준 것 같았다.

 

전시장 밖을 나와 본 다양한 것들이 조금 유쾌한 상상과 함께 곁들여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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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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