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브리엘, 누군가의 이름으로 3일을 살아간다는 건 [예능]

JTBC 관찰 예능 프로그램 <My name is 가브리엘>
글 입력 2024.07.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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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감동 타이틀 모두 가져간 김태호 PD와 이태경 PD의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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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와 이태경 PD가 야심 차게 준비한 예능으로 새롭게 돌아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예능 제목과는 좀 다른, 마치 다큐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타이틀 같았다. JTBC에서 6월 21일 금요일에 첫 방송한 [My name is 가브리엘]은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72시간 동안 내가 아닌 타인의 삶을 살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정확도 10%(?)의 적중률을 자랑하는 최첨단(?) AI 가브리엘 원래의 '나'와 72시간 동안 살아갈 '타인'을 매칭해준다.

 

누구나 한 번쯤 타인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공부 잘하는 친구, 가창력이 뛰어난 친구, 좋아하는 연예인 매니저, 다른 나라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 등이 되어 그들의 삶을 직접 체험해 보는 상상을 종종 한다. 때론 부러움의 상대가 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현재 내 위치가 아닌 다른 사람의 위치에 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중들이 원하고 궁금해할 만한 소재를 잘 가져간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MC는 누구? - 데프콘과 다비치


 

MC는 데프콘과 다비치의 이해리 & 강민경이 맡아 진행했다. 데프콘, 이해리, 강민경은 MC 역할을 맡아 진행을 하면서 동시에 특정 회차에 등장하는 출연자 두 분과 함께 타인의 삶을 관찰했다. 데프콘은 제작발표회에서 본인 소개를 하면서 아래와 같은 말을 덧붙였다.

 

"도파민에 뇌가 절여져 있었는데, 힐링이 필요했습니다. 특히나 지금 어딘가에서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갖고 살고 계시는 소시민분들의 삶도 녹여낸 좋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보시면 좋아하시고 감동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파민 디톡스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극적이기보다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을 타인의 삶을 관찰하는 힐링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강점이지 않을까.

 

 

 

무한도전의 '타인의 삶' 확장판

 

사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이하 '무도)에서 '타인의 삶'이란 주제로 방송을 했었다. 무도의 타인의 삶은 무한도전 멤버와 동갑인 일반인이 서로 하루 동안 삶을 바꿔 살아가는 콘셉트를 가진 코너이다. 정준하와 이숭용 선수, 박명수와 김동환 교수 등이 서로의 삶을 체인지 해 하루를 살아갔다. 박명수와 삶 체인지를 한 김동환 교수는 홈페이지 시청자 437명 중에서 박명수의 선택을 받아 박명수의 삶을 살아봤다.

 

[My name is 가브리엘]은 2011년 1월 15일과 1월 22일 두 차례 방영된 무한도전 특집이었던 '타인의 삶'의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등장한 관찰 예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인의 삶을 산다는 점은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지만, 무도가 [My name is 가브리엘]보다 좀 더 웃음과 재미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고 프로그램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2011년에 방영한 무도의 '타인의 삶'은 당시에 방영한 센세이션 했던 코너였는데, 이에 반해 2회차 특집 방송으로만 진행했을 뿐 시즌 2 재개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아쉬움을 품고 있었던 찰나에 국가, 인종, 직업 등의 규모를 확장하여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 지구상 모르는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가는 프로그램 방영 소식을 알렸으니 부푼 기대감을 접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의 이름으로 3일을 살아간다는 것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낯선 이름으로 3일을 살아가면 어떤 기분이 들까? [My name is 가브리엘]에서, 타인의 삶을 살아가게 될 나를 제외한 그곳에서 생활하는 주변 사람들은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이라고 생각하며 그다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타인의 삶을 살아가는 출연진만 당황해 적응 못하는 사람이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답은 정해져 있다. 내가 적응하면 되는 것이다. 평소에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해내야 하는 부담감이 있어도, 타인의 삶을 내 삶인 양 살아가다 보면 결국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배우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그 점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솔직히 3일은 짧다. 이제 막 우티(가브리엘 박명수의 3일간 캐릭터)에게 몰입했는데 빠져나와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때 우리는 안도감이 먼저 들 것인가, 아쉬움이 들 것인가.

 

 

 

JTBC에서 매주 오후 8시 50분 방송! Disney +에서도 시청 가능!


 

박명수, 박보검, 홍진경, 염혜란, 지창욱, 가비, 덱스. 이 7명이 가브리엘로 등장하여 다른 누군가의 삶을 살아간다. 7월 2일 기준 2화까지 방송이 되었는데, 박보검과 박명수의 타인의 삶이 공개되었다. 박보검은 '아일랜드 더블린'에 거주하는 합창단 소속 '루리'라는 인물의 삶을, 박명수는 '태국 치앙마이'에 거주하면서 쏨땀 장사를 하는 '우티'라는 인물의 삶을 3일간 살게 된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당사자도, 시청자들도 모르는 사람의 삶을 살면서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을 지켜봄으로써 다같이 힐링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바로 [My name is 가브리엘]이다.

 

누군가의 삶을 잠깐이라도 대신 살고 싶다면,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싶다면 매주 오후 8시 50분에 JTBC 혹은 TVING에서 실시간으로 힐링하면 좋겠다. 더불어 Disney +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그럼 이 글을 다 읽었다면 이제 낯선 실제 타인의 삶에 익숙해질 시간이다.

 

 

[양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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