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진실의 소리보다 더 큰 소리는 진심의 소리.-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드라마]

글 입력 2024.07.06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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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1%가 중요한 거예요. 반대로 결정했으면 지금보다 1% 더 후회했을 거 아니에요?’

 


 

난 처음 딱 들었을 때 1프로라도 더 맞는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결정하거든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갈등도 안 했냐는 혜성의 질문에 차 변호사는 말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제의 선택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오고, 내 미래를 만든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매일 고민한다. 심지어 오늘 밥은 뭘 먹을 것 인지, 옷은 무엇을 입을 것 인지와 같은 사소한 것조차 다 내가 선택해야 한다. 어떤 것을 선택했다면, 내가 그것을 선택했다면 지금보다 더 낫지 않았을까? 아니라면 지금이 최선의 선택인 걸까? 우리는 그 질문에 답을 내릴 수 없고 늘 고민하게 된다.

 

우리는 이런 질문에 ‘맞다’, ‘틀리다’로 답을 내릴 순 없지만 적어도 어떤 선택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인지는 알 수 있다. 나의 선택과 반대의 선택을 했다면 지금보다 1프로 더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을까.




1프로가 중요하다.


 

혜성은 차 변호사의 말을 듣고 무언가를 깨닫는다. 혜성도 항상 차 변호사처럼 1프로가 맞는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결정해왔다. 그리고 그 결정을 늘 후회했다. 혜성은 아직도 10년 전 법정에 문을 열고 증언을 한 그 순간을 후회한다. 하지만 혜성은 깨닫는다. 그때 반대의 결정을 했다면 지금쯤 후회하고 있지 않았을까? 한 1프로 정도 더.


우리도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과 함께 수많은 후회를 하며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우린 늘 1프로 더 맞는 결정하려고 애쓴다. 그렇기에 우리는 1프로 덜 후회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 법대로 살다가는 이 세상 사람들 다 장님이 될 거다. 사람 미워하는데 네 인생을 쓰지 마라 이 말이다. 한번 태어난 인생 이뻐하기도 모자란 세상 아이가.“

 


 

그런 사람들 미워하지 말고 어여삐 여기고 가엽게 여겨라.


 

혜성의 엄마는 민준 군에게 죽임을 당하기 직전까지도 민준 군을 안쓰럽다고 말한다. 인생에서 누군가를 한평생 증오하면서 살았을 그가, 그의 인생이 얼마나 가여운지 모른다고 말이다. 그리고선 혜성에게 말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네 인생을 쓰지 말라’고.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나의 감정을 미워하는 대상에게 쓴다는 뜻이다. 나의 감정을 소모 시켜 타인을 미워하고 남는 것은 모두 타버리고 재가 되어버린 내 마음뿐. 재만 남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허무하고 쓸쓸하기 짝이 없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 나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 등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대하다 보면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사람이 망했으면 좋겠다, 불행했으면 좋겠다, 내가 더 잘나가면 좋겠다 등. 미워하는 마음이란 부정적인 감정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내가 미워하는 당사자는 내가 미워한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로 잘 살아간다. 결국 망가지는 건 나 자신. 부정적인 감정들로 가득 찬 내 마음이 평화로울 리 없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을 아예 갖지 않는 것은 힘든 일이겠지만 나는 항상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혜성의 엄마의 말이 떠오르길. 조금이라도 내 마음에 부정적인 감정들이 없어지길.

 

 
‘세상을, 관계를 평화롭게 만드는 건 진실보다 거짓일 때가 많다. 거짓은 잠시 갈등을 봉합하고 불안을 잠재운다. 진실은 거짓보다 불편하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실을 외면하고 싶어 한다. 진실을 전하는 건 늘 고통스럽다. 그래서 나는 가끔 진실 앞에서 눈을 감는다.’
 


 

‘나 시험 망했어. 다 밀려 쓴 것 같아’, ‘아니야 내가 더 망했어.’


 

우리는 매일 같이 거짓말을 한다.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 한 채로. 시험을 망쳤다는 두 친구의 거짓말은 잠시나마 평화를 가져온다. 우리는 어떠한 관계 속에서 늘 평화롭고 싶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 진실은 거짓보다 더 큰 갈등을 가져오기 때문에.

 

수하는 매 순간 사람들의 진실을 본다. 진실을 봄과 동시에 보이는 것은 그 사람들의 진심. 관계를 유지하고 사람들과 잘 지내고자 하는 진심. 진실은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진심. 우리는 그 진심을 내비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선의의 거짓말. 사람들이 내뱉는 말이 진실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자격이 없다. 그 사람의 진심 속에는 늘 평화롭고 안전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사람이 거짓을 말하고 있음을 알아도 눈을 감는다. 그 사람의 진심은 그것이 아님을 알기에.

 

 

[고다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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