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현대 사회에 지친 사람들에게 - 리틀 포레스트 [영화]

현생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 꺼내보는 영화
글 입력 2024.07.0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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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 꺼내보는 영화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여 한국에서 제작된 영화로, 고시 공부에 실패한 주인공 혜원이 도피처로 선택한 고향에서 자급자족하며 자연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그린다. 서울에서의 고된 삶을 떠나 자연 속에서 자신을 재발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나 또한 이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반복해서 보는 것을 즐기지 않는데, 유일하게 현생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마다 찾게 되는 영화다. 내가 처음 이 영화를 접한 2018년은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다.

 

그 시절 나는 열차 승무원으로 일하며, 첫 직장에서 3년 차의 고비를 넘기고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승객들의 폭언에 지쳐 있었고, 고향을 떠나 낯선 타지에서의 생활은 나를 더욱 외롭게 했다. 그런 시기에 '리틀 포레스트'를 만났다.

 

영화의 줄거리는 슬프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에 나를 이입하며 저런 삶이 부럽고 빛나 보여 영화관에서 펑펑 울었다.

 

 

 

나만 돌아왔다.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


 

영화는 어느 겨울, 주인공 혜원이 도시에서의 고시와 연애에 실패한 후 고향에 돌아오며 시작된다. 고향에서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스스로 작물을 재배하고, 직접 키운 농작물로 요리를 해 한 끼 한 끼 해결한다. 이렇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며 주인공은 깨달음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혜원이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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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는 던져놔도 신기하게 다시 자라더라"


 

아빠가 보고 싶냐는 어린 혜원의 물음에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다. "보고 싶다는 말이었어" 혜원은 세월이 흐르고 뒤늦게서야 그 의미를 깨닫는다. 혜원의 엄마는 보고 싶냐는 물음에 '보고 싶다'라고 대답하기가 슬펐을 것이다. 그리고 그냥 아무렇지 않게 툭 내뱉듯 말한다.

 

토마토를 툭 던져놔도 다시 자라는 것처럼 그리움 역시 툭 내던져도 다시 자란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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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는 겨울에 심은 양파가 더 단단하고 달다


 

혜원은 도시에서의 삶을 뒤로하고 자신이 자란 고향으로 돌아왔다. 즉, 혜원은 인생에서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고향에서의 농작물을 키우며 그 안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겨울은 깊어질수록, 그리고 추워질수록 다음 해의 농사가 더 잘된다.

 

영화는 힘든 시기가 있기에 더 단단해지고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자연을 통해 전달한다. 이처럼 리틀 포레스트는 단순히 자연과 함께하는 자급자족의 삶을 그린 것이 아니다.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하고 치유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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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심기


 

아주심기는 더 이상 옮겨 심지 않고 완전하게 심는다는 의미이다. 혜원이 고향에서 보낸 사계절은 그녀에게 있어 아주 심기를 위한 준비였다. 고향에서의 생활은 혜원에게 잊고 있었던 것들을 되찾게 해주었고, 자연과 함께하며 얻은 깨달음은 그녀의 삶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가 나에게 특히 큰 울림을 준 이유는, 나 역시도 혜원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쳐 있었던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자연 속에서의 자급자족의 삶을 동경하게 되었다. 그리고 혜원이 경험한 사계절은 그 시절의 나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우리는 그 사계절을 통해, 각자의 삶에서 겪는 겨울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 시절의 나는 매우 힘들었지만 그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는 물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곧 탈출구를 찾아낸다. 그때 리틀 포레스트가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그 어려움을 견디고 성장할 수 있었을까? 리틀 포레스트를 보지 않았다면 나는 힘들 때마다 위로가 되는 영화를 찾을 수 있었을까?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현대 사회에 지친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아름다움과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법을 이 영화에서 찾아보기를 권한다.

 

 

[조하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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