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디올 그리고 해리스 부인을 꿈꾸다 [패션]

우리 모두는 어린아이처럼 꿈 꿀 필요가 있다
글 입력 2024.07.12 03:0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크리스티안 디올은 꿈꾸는 사람이었다.

 

그는 세계 2차 대전으로 황폐해진 시대에도 낭만과 풍요로움을 꿈꾸는 사람이었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당시의 여성들은 그가 꿈꾸는 아름다움을 알아봤다. 영화 <미세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의 해리스 부인도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팍팍한 런던의 현실 속에서도 파리 여행과 디올의 드레스를 꿈꿨다. 그리고 디올의 회계사와 뮤즈는 그녀의 꿈을 알아보았다.

 

총 20개의 파리의 구역 중에서도 샹젤리제 거리와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들이 모여 있어 가장 부유한 곳이라고 할 수 있는 파리 8구에 디올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다. 시즌에 맞춰 커다란 장식들이 디올의 간판을 꾸미고 박물관을 보기 위해 온 손님들은 비수기에도 줄을 서 있다. 디올 박물관에 방문하기 위해 처음 줄을 섰을 때 다소 비관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 패션을 전시하는 것이 박물관이 될 수 있는가?

 

하지만 디올 박물관은 패션 그 이상을 보여준다. 크리스티안 디올의 역사와 정신, 무엇보다 그가 꿈꾼 이상적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건물에 펼쳐서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특히, 드레스와 영상이 결합 된 작품은 풍성한 아름다움이라는 디올의 정신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해석되는지 보여주며, 환한 아뜰리에들은 디올이 현대의 여성들에게 시대를 초월해 그의 꿈을 전달하는 방식을 이해하게 만든다.


 

20240711180553_upuctqrb.jpg

 

20240711152130_kgfsxeir.jpg

  

 

나선형 계단에 진열된 모형 드레스, 구두, 가방은 디올 박물관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퇴장하는 길목에 만나 볼 수 있는 이 3층짜리 벽면의 드레스들은 디올의 꿈속을 헤엄치는 것과 같은 훌륭한 내러티브적 효과로 그의 미적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밝고 우아한, 그리고 경쾌한 아름다움에 대한 디올의 시각은 그때에도 현재에도 유효한 진실임을 증명한다.


그리고 여기에 꿈꾸는 또 다른 사람이 있다. 영화 <미세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속 해리스 부인이다. 영화는 그녀가 꿈을 이루는 과정을 순탄하게만 보여주지는 않는다. 허영심 섞인 부유한 부인의 멸시 아닌 멸시에 해리스 부인은 가장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사지 못했고, 기껏 맞춘 오트 퀴튀르 드레스는 한 무명 배우의 실수로 불타버리고 만다.

 

그럼에도 그녀는 꿈을 대하는 품위 있고 친절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20240711175718_dukiveoy.jpg

 

20240711181009_dzznqwmf.jpg

 

 

그녀는 디올의 회계사 그리고 뮤즈와 친해진다. 이들은 그녀의 꿈 꿀 줄 아는 면모를 알아보았다. 해리스 부인은 런던의 청소부라는 자신의 현실에 맞춰 꿈의 크기를 정하지 않았다. 되려 그녀는 순수하고 당당하게 꿈을 꾸었고 그런 그녀가 바로 영화의 미스 디올이다.

 

꿈꾸는 사람들은 아이 같은 눈동자를 가졌다. 꿈은 현실적이지 않고 때로는 허무맹랑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현실성을 계산하지 않고 순수한 아이 같은 눈동자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만이 꿈을 꾼다. 황폐한 시대에 꽃처럼 풍성한 아름다움에 대한 디올의 꿈은 결국 박물관에 전시되었고, 미세즈 해리스의 꿈은 결국 그녀에게 가장 아름다운 디올 드레스를 안겨주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어린아이처럼 꿈을 꾸는 면모가 필요하다. 냉소는 사회 속 생존 전략일 뿐 성장 전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디올처럼 시대에 어울리지 않아 보여도, 해리스 부인처럼 지위에 부합하지 않아 보여도 그것은 단지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임을 배운다.

 

우리 모두가 용기 있게 어린아이 같은 꿈을 펼칠 수 있길 바란다. 크리스티안 디올과 해리스 부인이 그랬던 것처럼.

 

 

[김은빈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9.0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