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작품 아래 제한도 한계도 없다.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17

글 입력 2024.07.11 15:1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file (8).jpg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일러스트레이션페어가 개최되는 시기가 돌아왔다. 온갖 페어를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도 서울 일러스트레이션페어는 상당히 큰 행사로, 특히 이번 페어는 10주년을 맞은 만큼 더욱 의미 깊은 행사였다.

 

이번 글을 여태껏 나의 페어 경험을 바탕으로 처음 일러스트레이션페어를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잠깐의 맛보기 느낌으로 작성해보고자 한다.

    

 

 

0. 페어에 참여하기 전에


 

서울 일러스트레이션페어는 보통 4일에 걸쳐서 목, 금, 토, 일에 개최된다. 개인적으로 주말에는 압도적으로 사람이 많으므로 평일에 갈 수 있으면 평일에 가길 추천한다. 대부분의 페어 참여 작가님이 요일로 나누어 굿즈를 준비하지만, 가끔 인기 있는 부스는 일찍 팔려 주말에 상품이 없는 일도 있으므로 더욱 평일에 가는 편이 좋다.

 

이렇게 가는 요일을 정했다면 페어의 오픈 시간에 맞추어 방문해야 하는데, 오후 2~3시가 되면 전시장 내부에 사람과 부딪힐 정도로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번 페어는 10주년이라 특별했는지 오픈 시간에도 사람이 많아 인기를 두 눈으로 느낄 수 있었다.

 

 

file (8).jpg


 

티켓을 발부받고 입구로 가면 참가하는 작가님의 명단과 부스의 위치를 알려주는 알림판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알림판을 페어에 가기 전에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회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아무 사전 정보 없이 방문하게 되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부스를 놓치기 쉽고, 금방 지치게 된다. 그러므로, 사전에 홈페이지에서 지도를 미리 확인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님의 부스 위치를 미리 확인하여 동선을 짠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사전에 준비를 만만하게 하고, 계속 걷는 다리를 위한 편안한 신발과 굿즈를 보관할 가방을 챙겼다면, 더욱 준비를 완벽하게 끝낸 것이다. 참고로, 일러스트페어는 당일 재입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가면 이제 진짜 들어갈 일만 남았다.

 

 

 

1. 오프라인에서의 교류 


 

서울 일러스트레이션페어만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평소 좋아하는 일러스트 작가님을 직접 뵙고 소통할 수 있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

 

SNS나 유튜브로만 보던 작가님을 직접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나 작품의 의미에 대해 들을 수 있고, 또 동경하는 작가님이 출간하신 책에 싸인을 받거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품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기도 한다. 그 외에도, 부스들을 쭉 둘러보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신규 작가님의 그림을 구경하며, 새로운 팬이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file (9).jpg


 

그렇게 작가님과 팬 미팅을 하고 나면, 페어의 꽃인 굿즈 구매를 시작하게 된다. 부스를 돌다 보면 사람의 심장을 자극하는 귀엽고 예쁜 것들이 가득해 자신도 모르게 예산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으니 돈을 두둑이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보통, 페어에 참여하는 부스의 수가 1,000여 개일 정도로 규모가 크기에 먼저 사전에 정해둔 부스를 먼저 돌고, 그 후에 나머지 부스들을 하나씩 구경하는 것이 좋다. 각각의 부스마다 판매하는 굿즈들이 다른데, 흔하게는 엽서, 마스킹테이프, 키링 등이 있고, 그 외에는 공예품, 도자기 등 자신만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굿즈들이 준비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주변에서 쉽게 구하기 힘든 작품들을 소장하는 것을 좋아해 공예품을 구매하는 편인데, 이번 페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작은 망원경 미니어처로 불빛을 비추면 밤하늘을 볼 수 있는 귀여운 작품이었다.

   

또, 부스마다 페어에서만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이벤트가 존재한다. 작가의 SNS를 팔로우하면 상품을 증정하는 팔로잉 이벤트, 룰렛 또는 뽑기를 통해 상품을 얻을 수 있는 복불복 이벤트, 주제와 관련된 그림을 그리면 상품을 증정하는 드로잉 이벤트 등 일러스트에 대해 잘 몰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행사나 이벤트가 많아 지루할 틈이 없는 행사이다.

 

 

file (10).jpg

 

 

이렇게 굿즈와 이벤트를 즐기기 위해 부스를 돌다 보면 각 부스의 인테리어가 페어의 또 다른 묘미인 것을 알 수가 있다. 페어에는 부스가 줄지어 연달아서 있고, 각 방문객이 이러한 부스를 방문하여 구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각각의 부스는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부스 내부를 꾸미는데, 간판 디자인, 커튼, 비즈빌, 작품 액자 등을 통해 작가가 작품을 창작할 때 지향하는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가가 평소 어떤 감성을 가지고 작품에 녹여내는지, 그리고 이 작품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좋겠는지 등 작가가 고민한 흔적을 현장에서 세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페어에서도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한 작가님들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런 만남이 오래 기억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개인적으로 명함을 요청해 받아오기도 했었다.

 

 

file (11).jpg


 

 

2. 작품 아래 제한도 한계도 없다.


 

길을 따라 부스들을 돌다 보면 조금 특색있는 구역이 등장한다. 바로, 일러스트가 중점이 아닌 그림 밖의 주제와 관련된 부스인데,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는 인쇄&굿즈 제작 사이트, 디자인&예술 서적 전문 출판사, 문구사, 테블릿, 회사 등 디자인 관련 회사들이 참여하기에 이 업계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름을 알아두기 좋은 부스이다.

 

서적 전문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부스에서는 국내 디자인 서적 이외에도 다양한 해외 서적이 준비되어 있는데,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는 서적이 많이 준비되어 있어 자신도 모르게 잔뜩 구매하게 만드는 곳이다.

 

또, 문구사가 운영하는 부스에서는 붓, 물감, 볼펜 등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도구를, 테블릿 회사 운영하는 부스에서는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디지털 기기들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다. 특히나, 일반 문구점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도구들이 많아 구매를 고민하고 있던 제품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어 이득인 공간이었다.

 

 

file (12).jpg


 

이번 페어에서는 특이하게 해외 작가들과 대기업이 참여하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이 크게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기억에 남았다. 일본, 중국, 폴란드 등 다양한 해외 작가들이 참여하였는데, 국내에 흔하지 않은 독특한 화풍으로 표현된 작품이나 앞서 이야기한 망원경처럼 소장할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많아 눈이 즐거운 구간이었다.

 

대기업에서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친숙한 기업들이 참여했는데, 익숙한 디자인 속 기업의 캐릭터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굿즈를 구매하면 해당 기업의 제품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구경하는 재미를 높여주었다. 귀엽고 개성 있는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나 생활용품, 인형 등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문화에 동참하려는 모습에 시대에 따른 트렌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이었다.

 

 

file (13).jpg

 

 

일러스트 페어를 구경하다 보면 부스 참여자, 방문객 가릴 것 없이 다양한 나잇대의 사람이 참여한 것을 알 수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구매하고, 모여서 어떤 곳이 재밌었고 무엇을 구매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어쩌면 이번 페어의 목적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국가, 나이, 성별 상관없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모여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거나 취향을 넓혀가는 모습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예술을 대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정소형1.jpg

 

 

[정소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9.0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