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작품과 사람과 취향을 만나다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17

글 입력 2024.07.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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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개최된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15’에 다녀온 적 있다. 그때 나는 평소 인스타그램으로 구경해 오던 작가님의 참가 소식을 통해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나는 기대를 안고 코엑스로 향했고, 생각보다 큰 규모와 엄청난 인파에 놀랐다. 인파를 뚫고 항상 인스타그램 게시물로만 봐왔던 작가님의 작품들을 엽서와 스티커, 포스터 등 다양한 물품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작가님의 부스를 구경하며 수줍게 팬이었다는 말과 함께 사인을 받았던 순간은 여전히 떨리고 행복한 기억이다.


그때 정말 좋았던 추억을 다시 상기하며 이번 상반기 개최된 ‘서울일러스트레이션 페어 V.17’에 다녀왔다.

 

1년 전과 올해, 두 번의 경험을 토대로 알게 된 점이 있었는데 나에게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를 즐기는 나름의 소박한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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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서일페는 부스와 부스 사이를 오고 가는 인파가 많기에 테이블 보단 주로 부스 벽면에 부착된 작품들을 보며 걷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작은 부스 안이 모두 알차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테이블뿐만 아니라 세 벽면에도 각자 개성을 담아 전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러한 벽면을 보며 작품을 구경하곤 한다. 벽면에는 주로 큼직한 작품들, 가령 포스터나 대형달력, 스티커 등등으로 꾸며져 있다. 나는 그렇게 먼저 벽면과 테이블을 통해 작품을 만나본다.


이후 작가님과의 만남을 이루어본다.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라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해보진 못하는 편이다. 어떤 이들은 적극적으로 작가님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거나 스몰토크를 하곤 하던데, 나는 부끄러움에 그러한 대화를 시도해보지 못했다. 유일하게 작년 서일페에서 평소 좋아하던 작가님에게 말을 거는 것을 제외하고 말이다.

 

이러한 나를 위해 마련된 것만 같은 이벤트가 존재한다. 대개 많은 부스가 인스타그램 팔로우 이벤트를 진행해 부채, 엽서, 스티커와 같은 제작품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한다. 이러한 이벤트는 장벽을 낮추고 방문객을 참여자로 만드는 기능을 한다. 홍보를 비롯해 머무름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때 이 머무름의 시간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크다고 느낀다. 머무르는 동안 보지 못했던 부스 곳곳의 많은 요소를 살펴볼 수 있고, 작가님과 소소한 한 마디를 나눌 수 있기도 하다. 또 한 부스에 오래 머무르다 보면 내가 직접 소통하지 않아도 작가님과 전시 관람객의 대화 소리를 우연히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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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든 부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나의 취향을 만나게 된다.

 

1,000여 개의 부스를 모두 면밀히 살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스쳐 지나가는 부스도 있고,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하게 되는 부스도 있다. 혹은 한 곳을 오래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그 수많은 작품을 만나 오면서 계속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는 몇몇 작품들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1,000여 개의 부스 중 내 마음속에 떠오르는 몇 개의 부스들. 그것을 나의 취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매해 개최되는 서일페의 분위기가 다르다. 작년 V.15는 개성과 다양성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화풍을 즐길 수 있었고, 이번 V.17에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화풍을 감상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렇기에 한 번 서일페를 다녀온 사람도 다음 서일페가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일 테다. 그렇게 다양한 분위기에서 나의 취향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는 무수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생각해 보면 수많은 작가님을 한날한시에 만나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그렇게 몰랐던 나의 취향까지 알게 되는 하루는 어떠한 인연으로 남기도 한다. 작품 활동 소식을 계속해서 듣고 싶고, 또 다음에 만나면 사인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가님들이 생긴다.


올해 12월에도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18’가 개최된다. 올해 겨울을 따스한 만남과 작품들로 마무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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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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