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수많은 환상이 가득한 세계, 다채로운 세상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17

10주년을 맞이한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글 입력 2024.07.12 19:0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SIFV.17 포스터.jpg

 

 

2015년 첫 시작을 알린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는 일러스트레이션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 전시회로 드로잉, 모션, 스토리, 그래픽 분야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가하여 자신들의 작품을 알리고,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아트 축제이다. 7월, 코엑스에서 ‘THE ORIGINAL’을 주제로 다채로운 전시가 펼쳐진다.


그림은 내 것이 아니었다. 미술은 어려웠고 재능은 눈 씻고 찾아봐도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본디 좋아하고 끌리는 마음이란 본인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것처럼 그림이 좋고 미술을 즐기고 싶었다. 그렇게 문외한이라는 말 뒤에 감춰둔 미술에 대한 열망이 꽃 피우는 시간, 서울일러스트페어의 문을 연다.


처음 접하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이하 ‘서일페’), 그것이 벌써 10주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실제로 보니 그것이 체감되기 시작했다. 서일페는 두 가지의 즐거움을 담고 있었다.

 

 


1. 보는 즐거움


 

문장 그대로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라는 전시를 관람하는 즐거움이 존재했다. 넓은 전시장의 크기는 물론이거니와 그곳을 가득 채우는 수많은 부스가 관람객을 압도했다. 한눈에 헤아릴 수 없는 부스는 마치 보물 지도처럼 늘어져 있었다. 우리는 A부터 착실히 구경하기에 나섰다.


귀여워 보이는 곳, 따뜻해 보이는 곳, 재미있어 보이는 곳 등 보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곳들이 즐비했다. 무언가 체험할 수 있는 부스도 있었는데, 참여하지 않고 구경만 하고 있어도 덩달아 즐거워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부스 벽면을 온통 새카맣게 물들인 곳도 있었고 모형 식물로 푸릇하게 꾸며놓은 곳도 있었다. 파란 계열의 색들로 그려진 그림을 패브릭 포스터로 걸어둔 곳이 있었는데 마치 푸른 바다를 연상케 했다. 포스터가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며 맞는 시원한 바람을 떠올리게 했다.


도밍 – 이오환상곡 @dom_doming

#따뜻함 #위로

우연히 읽었던 일러스트 에세이 ‘기묘한 병 백과’의 작가 ‘도밍’의 부스도 있었다. 눈에 띄는 표지에 집어 들었던 책이 뜻밖의 위로를 해주었다. 상상의 존재에서 익숙함을 보았고 따뜻한 위로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이번 서일페의 부스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까마귀 요정 ‘카유’를 중심으로 꾸며놓은 모습이 멀리서 보아도 곧장 찾을 수 있었다. 보통은 흰 벽을 그대로 두고 꾸며 쓰는 부스들이 많았기 때문에 까만 바탕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쉽게 찾아간 그곳에는 일전에 느꼈던 환상이 주는 따뜻함이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무엇인가 마음을 가득 채우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2. 느끼는 즐거움


 

보는 것이 어떠한 ‘느낌’으로 이어지듯 서일페에는 ‘느끼는 즐거움’도 존재했다. 한눈에 느낄 수 있었던 ‘보는 즐거움’과는 달리 해당 부스에서 설명을 듣거나 조금 더 관심 있게 둘러보아야 체감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오늘의 다은 @todaydaeun

#기록 #다이어리

기록의 가치를 느낀 곳. ‘오늘의 다은’ 작가의 부스를 관람 후반에 보았다. 많은 부스를 돌아보았지만, 그때 처음으로 다이어리를 보게 되었다. 무언가를 수기로 기록하는 것을 좋아해서 잠시 멈춰 섰었다. 두 종류의 다이어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벽에 적힌 작가 소개 글을 보았다. ‘더 즐거운 기록생활을 의한 문구를 만듭니다’라고 쓰인 문장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기록’의 가치를 중요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많은 이에게 전하고자 한다는 것. 다이어리 사용법에서 기록이라는 행위의 장벽을 낮추고자 함을 느꼈다.


이야금 @loobrs

#미니북 #온기

미니북을 전시하고 판매까지 하던 ‘이야금’ 작가의 부스. 스치듯 보았을 때는 부스를 꾸미기 위해 진열해 놓은 소품인 줄만 알았다. ‘손안에 들어오는 이야기’였다. 그것을 구매할 수 있고, 그로써 그 이야기를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이 따뜻했다. 작지만 책에 담긴 온기는 지속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작가가 느꼈던 온기를 작은 책에 담았다는 사실 자체에서 따뜻한 가치가 생겨났다. 그 가치를 손에 꼭 쥔 채 전시장을 빠져나갔다. 작가가 가진 신념, 그들이 전하는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


작은 부스들이 수없이 모여 큰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수많은 환상이 가득한 세계, 다채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미술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마음이 꽃을 피웠다. 어느 순간 편하고 즐겁게 순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는 누구나 쉽게 ‘아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다양한 작품, 수많은 작가와 관람객이 한데 모여 ‘축제’를 완성한다. 그림, 미술, 예술을 사랑하는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축제다.

 

 

[박서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9.0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