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가장 거대했던 반창고, ‘라이브 에이드(Live Aid)’ [음악]

글 입력 2024.07.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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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그 이상, ‘라이브 에이드(Live Aid)’


 

Live Aid - 1985.jpg


 

1985년 7월 13일, 지상 최대의 음악 축제가 펼쳐졌다. 이름은 ‘라이브 에이드(Live Aid)’.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공연으로 꼽힌다. 압도적인 규모였다. 같은 시간 영국 런던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16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라인업은 초호화로 꾸려졌다. 롤링 스톤스, 데이빗 보위 등 55팀을 보기 위해 16만여 명의 관중이 몰렸다. 중계방송을 통해 전 세계 약 19억 명의 시청자도 함께했다.

 

엄청난 스케일과 함께 공연의 특별함을 알린 것은 기획의도였다. ‘라이브 에이드(Live Aid)’는 ‘반창고’라는 뜻의 ‘Band-Aid’에서 따왔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자선공연의 성격을 가졌던 것이다. 도움이 필요했던 이들은 기아로 고통받는 에티오피아 난민들이었다. 음악인들은 모금을 위해 규모의 경제를 제대로 실천하기로 했다.

 

그렇게 모인 최종 모금액은 무려 1억 5000만 파운드. 역사상 가장 큰 자선공연이었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음악


 

공연 자체만으로 대단한 의미를 가지는 라이브 에이드지만, 출연진 이름값에 걸맞은 무대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글쓰기에 앞서 오랜만에 실황이 담긴 영상들을 다시 보았다. 현장에 있었던 관중들이 부러웠다. U2, 다이어 스트레이츠, 퀸으로 이어지는 셋 리스트라니. 전설 다음 전설이 따로 없었다. 1980년대는 흔히 대중음악의 황금기로 불린다. 마이클 잭슨과 같은 팝스타들이 등장해 비치 보이스 등 선구자들과 경쟁하던 시기였다.

 

라이브 에이드는 당시 음악계의 호황을 잘 보여주는 예시다. 필라델피아 공연을 살펴보자. 신인 마돈나가 3곡을 부르고 내려간 뒤, 중견 록 스타 톰 페티가 바통을 이어 받는다. 세대와 장르를 어우르는 모습이다. 80년대 이후 록은 주류 음악에서 밀려난다. 포크, 블루스 등도 마찬가지였다. 음악시장은 서서히 이른바 ‘팔리는 음악’ 중심으로 획일화된다. 라이브 에이드는 어쩌면 다양성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여기 주관적으로 정리한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U2 - Sunny Bloody Sunday

 

U2가 스스로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무대로 평가받는다. U2는 현재까지 사회문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아티스트 중 하나다. 어쩌면 라이브 에이드의 취지와도 가장 잘 부합하는 록 밴드가 아니었을까.

 

 


 

 

닐 영(Neil Young) - Helpless

 

닐 영은 밥 딜런에 비견되는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다. 터질 듯 들어찬 존 F. 케네디 스타디움을 오직 통기타 한대만으로 울렸다. 포크 음악 특유의 독백이 그 어떤 화려한 장치보다도 울림을 선사하는 순간이다.

 

 


 

 

비비킹(B.B. King) - How Blue Can You Get

 

블루스의 아버지, 비비 킹이 끊어진 기타줄을 여유롭게 갈아끼우며 노래한다. 기본적으로 블루스는 슬픔의 음악이다. 하지만 그의 무대를 보고 있자면 언제나 행복해 보인다. 슬픔마저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푸근한 신사가 “다 잘 될 거야”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라이브 에이드가 남긴 것



 

 

공연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지만, 비판의 목소리 또한 있었다. 모금액이 온전히 난민에게 전달되지 못했다는 의혹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라이브 에이드가 가진 상징성은 후대에 영향을 미치기 충분했다. 2005년 ‘라이브 8 콘서트(Live 8 Concert)’는 그 명맥을 이은 대표적인 공연이다. 4개 대륙 10개 도시에서 열린 범지구적 콘서트엔 100만여 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엘튼 존 등 라이브 에이드 출연자들과 셀린 디옹 등 새로운 아티스트들이 함께했다. 두 전설적인 공연을 기획한 밥 겔도프는 “로큰롤이 정치적 의제 어디에도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며 음악의 힘을 이야기했다. 이번 금요일은 라이브 에이드 39주년이었다. 겔도프, 그리고 39년 전 무대에 오른 별들의 믿음이 지금도 유효할까.

 

안타깝게도 세계적인 규모의 자선 음악 축제는 다시 열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던진 메시지가 여전히 곳곳에 존재한다. 지난 6월 28일 콜드플레이가 영국을 대표하는 페스티벌 글래스톤베리(The Glastonbury Festival)를 빛냈다. 페스티벌의 백미는 공전의 히트곡 ‘Fix You’가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무대엔 특별한 손님이 함께했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헐리우드 스타 마이클 J. 폭스가 휠체어에 앉아 기타를 연주한 것이다. 둘뿐이었지만 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어떤 이유로 공연장을 찾았든 수많은 사람들이 스테이지 한곳을 바라보는 풍경은 언제나 장관이다. 음악으로 하나 된 순간 같은 마음으로 뭉친 지구촌, 그리고 ‘우리’를 발견한다. 문화예술의 힘이라면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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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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