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에게는 서로의 존재가 필요하다 [예능]

글 입력 2024.07.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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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프로그램 전성시대다. <하트시그널>, <환승연애>, <신들린 연애> 등 비슷한 듯 다른 연애 예능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이렇듯 유사한 포맷의 반복으로 연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즈음, 우연히 <연애남매>라는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연애’와 ‘남매’라는 생소한 조합은 단번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실제로 지난 3월 처음 공개된 <연애남매>는 웨이브 역대 예능 중 신규 유로 가입 견인 콘텐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웨이브에 20~30대 신규 유입이 늘어나며 일명 ‘연애남매 효과’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렇다면 <연애남매>는 어떤 특별함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을까?


 

 

왜 굳이 연애‘남매’인가?


 

처음 프로그램 제목을 접했을 때는 ‘남매’가 진부해진 연애 프로그램에 더하는 새로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과연 연애와 남매라는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회차를 거듭할수록 단순히 비슷한 포맷을 탈피하기 위해 남매라는 소재를 추가한 게 아님을 깨닫게 됐다.

 

직업, 나이 등 출연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만 제공하는 다른 연애 프로그램과 달리, <연애남매>는 시청자들에게 출연진의 사사로운 모습까지 보여준다. 가령 남매를 공개하는 부분에서는 출연진의 어릴 적 모습을 담은 비디오테이프 영상을 보여주고, 남매만의 이야기와 사연 등을 공개한다. 또한 시청자들은 부모님 인터뷰를 통해 남매의 성장 과정을 직접 전해 듣기도 한다. 제작진이 일방적으로 서사를 부여하지 않고, 가족을 통해 출연진의 다양한 면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이 <연애남매>의 특징이다. 이렇듯 출연자들의 서사를 풍부하게 만드는 ‘가족’이라는 장치는 시청자들이 이들에게 금방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프로그램에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를 지닌다.


프로그램 초반에는 ‘가족’이라는 키워드가 더욱 강조된다. 입소 첫날 출연자들이 부모님께서 만들어주신 집밥을 나눠 먹거나 부모님과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은 여느 연애 프로그램에서 찾아보기 힘든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도록 한다. 또한 아기자기한 소품을 배치한 포근한 분위기의 숙소 역시 <연애남매>만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출연자들 사이의 갈등이나 급격한 러브라인의 변동이 없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전반부였지만, 가족이라는 키워드가 자연스레 녹아들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더욱 뚜렷해졌다.


 

 

다양한 소통의 방식을 바라보며


 

<연애남매>를 시청하며 개인적으로 집중했던 부분은 출연자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식이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하고, 때로는 대화를 통해 서로 오해를 풀어나가는 등 연애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들 사이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연애남매>는 애정 관계뿐 아니라 남매 사이도 조명하며 더욱 넓은 의미의 ‘소통’을 다룬다.


이를테면 남매 출연자인 ‘윤재’와 ‘지원’은 대화를 나누다가 갈등을 겪기도 한다. 속마음 문자를 보낸 후 이와 관련해 고민 상담을 하고 싶어 하는 지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윤재는 관심 있는 이성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꺼낸다. 이에 서운함을 느낀 지원은 결국 먼저 방으로 올라가고 이후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다른 남매의 모습을 보면서 윤재 또한 소통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고, 프로그램 후반부에는 지원의 고민에 적극적으로 조언해주고 진심으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한다.


<연애남매>는 출연자들의 대화 장면을 밀도 있게 담아낸다. 자칫 루즈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이지만,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대화 내용을 가감 없이 전달함으로써 몰입감과 생동감을 높였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내내 다양한 출연자들의 대화 방식을 관찰하며 새삼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 연인 관계에 한정되지 않고 가족, 친구 등 여러 관계에서 긍정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마지막 인터뷰에서 출연자 ‘철현’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내내 여러 감정이 되살아났고 치유된 감정도 많았다고 말했다. 혼자 사는 게 맞는 사람이라고 확신했던 지난날과 달리 프로그램을 촬영하며 같이 밥 먹고, 같이 얘기하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임을 스스로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족이든, 연인이든, 혹은 그 어떤 형태의 관계로든 우리에게는 ‘서로’의 존재가 필요하다. 가끔 상처를 줄 때도, 오해가 쌓여 감정의 골이 깊어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함께 걸어가는 길은 더욱 아름다울 것이다. 함께 소통하며 성장해나가는 것. 이것이 <연애남매>가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따뜻한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양진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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