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양한 분위기의 집합소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17 [전시]

글 입력 2024.07.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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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중학생일 때 그림을 좋아했던 주변 친구들은 줄여서 “서일페”라고 간간이 말해오던 전시였다. 그런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가 어느새 10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9년 지기 친구에게 서일페에 가볼 생각이 있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좋다는 답을 주었다. 알고 보니 친구는 재작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동생을 대동해 서일페를 즐겨왔다고 했다. 든든한 동행이 생겨 조금 더 들뜬 마음으로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 도착했다.


우리는 느지막한 오후에 코엑스에 도착했다. 나는 입구부터 보이는 수많은 인파에 깜짝 놀랐다. 나는 와- 하고 감탄하며 친구에게 가장자리에 있는 제일 첫 줄의 부스부터 돌아보자고 말했다.


‘일러스트’페어인지라 일러스트 도구들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들이 매우 많았다. “그림쟁이” 친구를 두었다면 한 번쯤 봤을 마커부터 드로잉패드까지, 부스 앞은 도구들을 체험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북적였다.

 

나도 한 자리 차지해 친구 얼굴을 그려놓고 ‘다녀간다’는 표시를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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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본격적으로 여러 작가님의 부스를 돌아보았다. 부스 개수가 어마어마해서 하루 종일 돌아도 빠듯할 것 같았는데, 중간중간 나도 모르게 방향을 틀게 만드는 부스들이 있었다. 내 발걸음은 귀여운 일러스트가 보이는 부스로 향했다. 친구도 마찬가지였기에, 이 친구의 취향이 나와 아주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조금 부끄럽지만, 알고 지낸 지 9년이 되었는데도 지금까지 이 친구가 이런 걸 좋아하는 줄 몰랐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또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귀여운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게 단순한 취향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런 점이 더 좋았다. 그저 사랑스러운 작품들이 주는 느낌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실컷 귀여워하면 된다!


환상적인 자연의 형상을 담아낸 일러스트들을 볼 때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숲과 나무를 묘사해 초록빛이 도는 작품부터 바다와 파도를 묘사해 푸른빛이 도는 작품까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시선에서 그려낸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인물을 그려낸 일러스트의 경우, 섬세한 묘사가 눈에 띄었다. 많은 디테일 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은 눈동자였다. 많은 작품들은 지나가면서 보는 찰나의 순간에도 눈동자를 바라보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부스에는 일러스트를 활용한 각종 굿즈들이 가득했다. 스티커, 키링, 메모지 등 딱 내가 생각했던 아기자기한 것들이었다. 어떤 굿즈들은 인기에 힘입어 조기 품절이 된 경우도 있었다. 부스 건너 부스마다 눈길을 사로잡는 굿즈들이 있어서 지갑을 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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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시 안에서 수많은 분위기를 느꼈고, 다양한 취향을 접할 수 있었다.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는 전시를 단순히 구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품의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적극적인 교류가 오고 가는 곳이었다. 부스를 열심히 준비한 작가님들의 열정과 그것을 진심으로 향유하는 관람객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기가 빨린다”라고 말하곤 하는 유형이 바로 나이기에, 다녀오고 나면 많이 지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구경하는 내내 좋은 에너지와 영감을 얻을 수 있어 지치지 않고 두리번거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친구에게 “앞으로는 굳이 동생한테 가달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두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출발 시간이 늦었던 탓에 더 많은 부스를 여유 있게 보지 못한 것이었다. 대신 다음에 갈 땐 조금 더 여유 있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굿즈 구매에 사용할 예산을 정해두고 가는 것이 우리의 통장 잔고에 해롭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11월에는 부산일러스트레이션페어도 진행된다고 한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일러스트레이션페어를 보지 못했거나, 부산으로의 여행 일정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찾아가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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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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