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의 마음을 채우는 1m의 공간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V.17 [전시]

글 입력 2024.07.1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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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일러스트페어가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다. 매번 서울일러스트페어를 위해 코엑스를 향하면 심장 한 편이 말랑인다. 기대, 호기심, 그리고 많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닐 약간의 피로감이 모여 결국 나를 들뜨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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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문화 예술 관련 종사자들과 인터뷰를 하다 보니 그들 중 서울일러스트페어에 참석하는 이들도 굉장히 많다. 이러한 연결고리 안에서 나는 서울일러스트페어를 둘러보며 인터뷰를 하며 들었던 질문을 떠올리게 되었다. ‘저를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이러한 이야기에는 대한민국에 수많은 창작자들이 존재함을 그들 또한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서울일러스트페어에서는 약 1000여 개의 부스를 만날 수 있다. 그 말 뜻은 1000명의 작가와, 1000개의 스타일을 갖고 있는 각기 다른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로세로 대략 1m와 2m로 구성된 1000개의 작은 공간 안이 1000개의 스타일로 꾸며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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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일러스트페어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동일한 공간에서 딱 나흘간 열린다. 이 순간을 위해 1000명의 작가들의 시간과 노력을 합하면 얼마나 많은 양이 모였을지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참 아득해진다. 작가들은 각자 이때를 위해 자신의 작품을 수십 번도 더 검토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진심은 분명,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에게도 전해진다.

 

서울일러스트페어는 단순히 예쁜 것을 찾기 위해서, 사야 하는 것을 사기 위해서 찾는 공간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고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다.

 

그런 순간 속에서, 나는 하나 확신하는 바가 있다. 그 작은 부스에서 펼쳐진 한 사람의 세계는 분명 어느 사람의 세계를 물들였을 것이며, 그 작은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세상을 바꾸는 공간이었을 것이라고, 그로 인해 스스로에 대해 더욱 깊게 깨닫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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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라는 질문을 듣다 보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물론 문자 그대로 ‘어떻게 찾았는지’에 대한 답변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SNS를 통해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보다 보니 알게 되었다는 아주 심플하면서도 사실 그대로의 대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난감해하는 이유는, 그들의 팬의 입장에서 그들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SNS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들은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나의 눈길을 끌었고, 내 마음을 움직였으며,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로 큰 울림을 주었으나, '어떻게 자신을 알게 되었는지'에 대한 인식의 영역 자체에서 질문이 시작되다보면 마음 한 편이 아리게 된다.

 

나는 그들의 질문을 곱씹다 보니 어느 순간 이 모든 상황이 서울일러스트페어와 아주 흡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000개의 부스 안에 있는 단 하나의 부스, 한 평의 공간 안에서도 그들은 자신의 세상을 충분히 펼쳐내었고,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누군가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그런데 1000개의 부스 안에서 자신의 부스를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 물으면, 나는 그저 대답할 수밖에 없다. '그 수많은 인파, 수많은 부스 중에서도 당신의 작품이 내 마음과 시선을 끌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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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모든 아티스트들이 행복하게 이 시간을 마무리 짓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이 쌓인 재고에 씁쓸한 마음이 드는 창작자도 있을 것이며, 스스로의 작품에 대한 방향성에 대하여 의심을 하는 작가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작은 한 평이 누군가에게는 마음을 가득 담기에는 큰 한 평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저를 어떻게 알고 찾아오셨는지'에 대한 가슴 씁쓸한 질문보다는 '저의 어떤 점이 시선을 이끌었는지'에 대한 설렘 가득한 질문을 듣고 싶음을, 그래서 팬의 입장에서 마음껏 작품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말하고 싶음을, 이번 서울일러스트페어에 참여한 모든 작가들의 창작활동에 대하여 가슴 깊은 응원을 보내며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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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푸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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