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뱅크시가 있는 곳엔 메시지가 있다. - 리얼 뱅크시

페스트 컨트롤 인증 작품 전시, 그라운드서울 <리얼 뱅크시>
글 입력 2024.07.16 00:0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너무나 비약적인 표현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뱅크시’ 이름은, 이 시대에 혁명이란 단어를 대체할 만하다 생각한다. 그의 행동이 모두 적법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같은 주제로 충격에 빠뜨리는 아이디어를 세상에 보여주며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노래 가사에서도 그의 입지를 볼 수 있을 정도다.

 

♬ 말로 그림 그려 반응 일으켜 like Banksy ♬ - Swings & JINBO & DAMINI

 

♬ 난 프레임을 깨 Like Banksy ♬ - NCT 127

 

 

게임챌린저.jpg

 

 

내가 뱅크시 작품을 처음 접한 건 대학교 전공 중 대중 문화 수업에서였다. 한 병원에 그려진 <게임 체인저>를 사진으로 보며 평범한 그래피터가 아닌 것을 알았다.


한 아이가 유명한 영웅 인형들은 바구니에 넣어놓고, 간호사 인형을 손에 들고 있다. 진정한 영웅은 의료진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당시 COVID-19 유행으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시의적절하게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언급과 존경이 하나의 그림에 담겨있었다.

 

작품이 향하는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그리고 직관적으로 우리 사회라는 것에 놀랐다. 누구도 생각하지 않던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가라는 점에서 궁금증 내지 일종의 존경심 같은 것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포스터_기본.jpg

 

 

그래서 국내 최대 규모에 페스트 컨트롤 인증 작품이 전시되었다는 <리얼 뱅크시> 전시를 보기 위해 그라운드서울에 다녀왔다.

 

그동안 많이 알려진 작품, 예로 들어 경매장에서 파쇄된 <풍선과 소녀>, <사랑은 공중에>를 제외하고, 그나마 낯선 작품 2개 정도를 소개해보려 한다.

 

 

3556039991_Mt57pwa6_2000775769_W8dI7Ttp_EC9BB0ECBBB4.jpg


 

뱅크시가 차린 가게

 

2019년 런던에 ‘Gross Domestic Product’ 국내 총생산이라는 다소 참신한 이름의 가게를 오픈했다. 오직 한 개만 구매할 수 있고, 심지어 ‘Why does art matter?’ 질문에 답안을 제출하고 뱅크시 측에서 채택해 주어야 구매 기회가 주어졌다.

 

그중 하나인 웰컴 매트. 지중해를 건넌 난민들이 실제 착용했던 구명조끼를 재활용하여 만든 매트다. 위급 시 다시 조끼로 사용할 수 있게끔 버클이 달려있다. 작품의 판매 수익금은 난민 구조활동을 위해 기부되었다.

 

사실 난민들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그들에게 ‘환영’이라니! 난민에 대해 적대적이지도 그렇다고 마냥 우호적이지도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걸까, 나 대신 누군가 웰컴-이라고 말해주는 것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KakaoTalk_20240717_124144503.jpg


 

기념품 가게에서 엽서까지 구매했던 작품, 표범과 바코드

 

표범이 바코드같이 생긴 우리를 탈출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부조리와 상업화를 끊임없이 비판하는 뱅크시의 의도로 보았을 때, 우리 안에 갇혀있던 날쌘 표범처럼 사람들도 바코드 즉 자본주의 밖을 빠져나와야 함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그 힘은 개인에게 있을 수 있다는 암시도.


10월 중순까지 열리는 이 전시를 도슨트 오디오와 듣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약간의 비용이 든다. 하지만 뱅크시에 대해 다양한 것을 알고 싶다면, 더 많은 생각거리를 얻어가고 싶다면 절대 아깝고도 아쉽지 않은 전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박가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9.1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