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글 입력 2024.07.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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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빙굴빙굴빨래방_포스터_최종 copy.jpg

 

 

나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해본 이가 있을까. 비밀을 말하는 것이 언젠가 약점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두려움에 혼자 쓰는 일기장도 암호처럼 쓰던 나는 특히나 밥먹듯이 하던 생각이다.

 

사적인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건 어려운 일이다. 애써 모른척 하던 사실을 입 밖으로 내는 것 자체가 문제 상황에 부닥친 것을 인정하는 것 같고, 별것 아닌 고민도 상대방에게는 나라는 이간의 한 단면으로 읽힐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나와는 일면식 없는 누군가에게 별일 아니란 듯이 자조를 섞어 한탄을 하고 싶은 것이다.

 

여기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에 가면 삶의 애환을 한 줄 적어볼 수 있는 녹색 다이어리가 있다. 빨래를 기다리며 쉽게 꺼내지 못했던 묵혀둔 이야기들을 용기내 꺼내보면, 어느 날 진심어린 답글이 달린다.

 

이 연극만 같으면 사는게 조금 힘들어도 또 사람 덕분에 살아질텐데, 요즘은 정말 어렵디 어렵게 짧은 안부와 위로를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보다는 혐오나 무시가 일반적이라는 것은 글쎄, 감히 사실이라고 단정지을만 하다.

 

언뜻 보면 접근이 매우 쉬운 온라인 커뮤니티가 빨래방의 다이어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빨래방에서의 반쪽 짜리 익명성은 귀여운 그림자 놀이라면 온라인에서 익명성은 애니메이션 코난에 등장하는 범죄자의 검은 형체랄까.

 

물론 진심어린 조언과 충고가 오가기도 하지만 매일 나와 다른 견해에 대한 언쟁으로 불바다가 되는 곳이기도 해서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다가 눈밑에 잔뜩 피로만 달고 나오기 일쑤다.

 

온라인 공간에서 안식을 찾는데 지쳤다면 이렇게 연극, 영화 한편을 보고 기분을 전환해보는 것도 좋겠다.

 

나 또한 언젠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자리를 깔아주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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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공연은 김지윤 작가의 장편소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 연재 2회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종이책을 출간한 것에 이어, 선율을 더한 뮤지컬으로 재탄생 해 관객들을 찾아가고 있다.

 

본 공연은 지난 6월 1일을 시작으로, 대학로 후암시어터에서 평일 오후 7시 30분 (월, 화 제외), 토요일과 공휴일 오후 2시와 5시, 일요일 오후 2시에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학생들은 방학을 하고 시간이 조금 손에 잡힐 듯 싶으면 그 사이로 고민이 피어오른다. 바쁠 때는 사치와도 같았던 고민이 여유가 생기면서 무한으로 증식한다.

 

이럴 때 예측가능한 다정함이 있는 연남동, 아니 대학로에서 한 걸음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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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캐스트는 반려견 진돌이와 함께 살고 있는 장영감役 김늘메, 장영감의 아들이자 기러기 아빠 성형외과 의사인 대주役임재혁, 육아 스트레스로 자신을 잃은 것 같은 미라役 차은진, 만년 드라마 작가 지망생 여름役 장이슬, 매번 관객 없는 버스킹을 하는 하준役 손슬기, 첫 남자친구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한 연우役최린, 미라의 남편이자 여름의 메인작가, 연우의 남자 친구 등 모든 이들의 상대역할인 멀티役 양승환 배우님이었다.

 

 

 

임지영 (1).jpg

 

 

[임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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