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해 보는 과정 - 하비에르 카예하 특별전 [전시]

이곳에 예술은 없다
글 입력 2024.07.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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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하비에르 카예하 특별전을 감상하기 위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방문하였습니다. 전시를 보기 전, 전시 포스터에 나와 있는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캐릭터 일러스트와 함께 “NO ART HERE’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기존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이 포스터에 나와 있는 다른 전시회와 다르게, 하비에르만의 특별한 초대장을 보낸 느낌이 들었습니다. 본 초대장에 담긴 본뜻은 작가가 기존 예술의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겠다는 선언이자, 관객 스스로 예술의 본질을 탐구하기를 바라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전시를 보기 이전부터 작가의 정체성이 너무도 잘 묻어나는 문장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 전시는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진행되고 있는 뭉크전을 지나 위로 올라오면 보이는데요, 마스코트처럼 보이는 캐릭터가 여기저기서 전시를 홍보하고 있어서 귀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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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ier Calleja Courtesy of NANZUKA

 

 

 

NO ART HERE


 

먼저 하비에르 카예하(Javier Calleja)는 스페인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입니다. 그의 대표작(No Art here, 2019)과 동명인 이번 전시의 제목 또한 ‘이곳에 예술은 없다 (No Art here)’이며, 하비에르 카예하는 스페인 말라가 출신으로 세계 미술 시장에서 경매가를 경신하며 스타로 떠올는데요. 최근에는 글로벌 브랜드와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하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작가입니다.

 

사실 그의 작품을 봤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 작가의 정체성이 정말 뚜렷하다'였습니다. 그 이유를 찾자면 자신만의 독창성을 끈질기게 파고들어 발전시켰다는 과정이 눈에 보였기 때문입니다. 전시 중간에 있는 작가 인터뷰 영상에서 "우리는 독창성이라는 단어에 대한 오해와 그것이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예술에 미치는 영향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자신이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독창적이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독창성이 개성이 될 때,


 

그는 처음에 일본 작가인 요시토모 나라와 작품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사실 저도 처음 이 전시를 마주했을 때는 그림체나 캐릭터 분위기가 너무 비슷해서 '혹시 일본의 요시토모 나라 작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작가 또한 작품 활동을 해오면서 받아온 오해들을 이겨내고 자신의 독창성, 작품 세계를 갖춰나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합니다.

 

자신만의 독창성을 찾고 이제는 이름을 알리는 작가가 된 그의 진실된 이야기가 인터뷰 장면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는데요. 작가가 직접 겪으며 자신만의 독창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독창적이다’라는 가치관을 갖게 된 모습이 정말 멋있는 것 같습니다.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온 믿음이 진정한 예술가가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우리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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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ier Calleja Courtesy of NANZUKA

 

 

하비에르의 작품들을 보다 보면, 캐릭터의 커다란 눈동자가 눈에 띄는데요, 만화적인 그림과 대조적이지만 사실적인 눈빛이 섬세한 시각적 충돌을 만들어냅니다. 힐끗 쳐다보고 있는 느낌처럼 각자의 눈동자 모양과 색깔이 모두 다양한 모습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하나의 포인트를 찾자면, 작품 속 캐릭터들의 옷에는 작가가 하고 싶은 일종의 포인트 낙서들이 숨어있는데요. 'Have a nice lazy day', 'always solution'


그저 만화 같은 작품, 단조로운 캐릭터 그림이 아니라 그 속에 모두가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보는 관객들에게 위로가 되는 메시지들을 세심하게 담아놓은 부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작가가 작품을 그리면서 하고 싶은 말, 그리고 모두에게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는 말들이 작품을 보면서 함께 느낄 수 있어서 작가만의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작은 조형물들을 전시해 놓은 공간도 있었는데요, 초반에는 작가의 작업실이 성인 세 명이 들어오면 꽉 찰 만큼 작았다고 합니다. 그 안에서 작가는 대형 작품을 만드는 다른 작가들과 다르게 작은 조형물과 그림 작업을 하기 시작했고, 점차 그 스케일을 키워나갔습니다. 따라서 이 방에 있는 조형물들은 작고 큰 것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같은 작품이지만 크기가 다른 것도 있고, 정말 작은 작품도 있고, 이렇게 유리창에 기둥으로, 벽에 전시를 해두어서 박물관에 온 느낌처럼 감상하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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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ier Calleja Courtesy of NANZUKA

 

 

또한 조형물들이 전시장 중간중간 액자에 걸린 작품들과 함께 섞여 있는데도 이질감 없이 자연스러운 느낌을 받았는데요, 아무래도 계속 보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지루하지 않고 친근하게 위치해있어서 사진 찍기도 좋고, 마치 작가가 옆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비에르는 크기에 관한 놀이와 실험을 한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은 모든 것이 커 보였던 어린 시절의 추억과 상상력을 떠올리며 거대한 크기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던 의자의 한 3, 4배는 돼 보이는 의자에 앉을 수 있고, 벽에 꽂혀있는 압정도 훨씬 큰 크기에, 훨씬 큰 종이들, 바닥과 벽에 아무렇게나 낙서 되어 있는 작가의 생각들 메시지 그림까지 처음 전시장에서 느꼈던 거대한 느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IT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해 보는 과정”, 작가만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느껴볼 수 있는 전시, 어린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전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에 위치해있는 작은 굿즈샵도 귀여운 캐릭터 스티커와 피규어는 없던 구매 욕구도 생기게 하는 비주얼이였어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비 오는 날 실내 전시 관람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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