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뱅크시는 지금 여기에 - 리얼 뱅크시 전시

BANKSY IS NOW HERE.
글 입력 2024.07.23 06:5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국내 최대 규모 페스트 컨트롤 인증 작품 전시, <리얼 뱅크시>를 관람하러 그라운드 서울에 다녀왔다.

 

뱅크시의 이야기는 1층에서 지하 4층까지 내려가는 계단에서부터 시작된다. 지하 4층부터 그의 그래피티로 둘러싼 계단을 올라가며 뱅크시의 발자취를 따라가볼 수 있는데, 층마다 다른 분위기와 컨셉으로 구성하여 관람하는 재미가 있는 전시다.

 

 

포스터_기본.jpg

 

 

이번 뱅크시 전시의 컨셉 겸 슬로건은 ‘BANKSY IS NOWHERE’으로, 처음 이 문구를 보고 'BANKSY IS NO WHERE'로 해석하여 그가 익명으로 활동하는 것임을 나타낸다고 생각했지만, 전시가 끝날 때 쯤엔 ‘BANKSY IS NOW HERE’로 곳곳 어디든 있는 뱅크시를 의미하는 듯했다.

 

4개의 층으로 전시장이 나눠져 보다 큰 규모로 뱅크시를 맞이할 수 있었던 리얼 뱅크시 전시. 그중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위주로 후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테마파크, 디즈멀랜드



IMG_8960.jpg

 

 

지하 4층의 한쪽 넓은 공간에 어두운 색의 풍선들과 기이한 회전목마 전시물 등의 포토존으로 구성되어 있던 디즈멀랜드.

 

이는 Disneyland(디즈니랜드)와 Dismal(음울한)을 합해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테마파크’로 불리는 놀이공원이다. 우리들의 동심을 되찾게 만들어주는 기존의 테마파크와 달리 디즈멀랜드는 실제로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 및 상업주의를 비판함으로써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디즈멀랜드를 통해 뱅크시는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는 가짜 희망을 심어주기보다 디즈멀랜드 속 놀이기구, 소품, 직원들의 태도 등을 통해 평소 익숙한 테마파크의 모습과 반대되는 암울한 현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그가 아이들을 향해 남긴 말에서는 ‘현실 도피’에 대해 언급하기도 한다.

 

["애들아, 미안해. 의미 있는 일자리가 없는 것에 대해, 전 세계적인 불의에 대해... 동화는 끝났어. 세계는 기후 재앙을 향해 넋을 놓고 걸어 들어가고 있어 어쩌면 현실 도피 밖에 답이 없을 지도 몰라."] - 뱅크시

 

 

 

뱅크시에게 '쥐'란?


 

처음 전시의 출발점이 되는 곳에서 ‘쥐’ 그래피티를 찾는 것을 시작으로, 쥐가 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다.

 

없어져야 하는 존재, 더러운 존재로 일컬어지는 ‘쥐’. 그는 끈질긴 생존력으로 때로는 저항할 수 있는 힘을 지니는 '쥐'라는 존재를 통해 사회에서 소외받던 이들을 나타내고자 했다. 뱅크시는 신분을 숨기며 그림을 그리던 자신의 모습을 쥐에 투영하기도 했다.

 

["그들은 허가 없이 존재한다. 미움을 받고 쫓기고 잡히고 학대당한다. 그들은 더럽고 불결하고 조용한 절망 속에서 산다. 그렇지만 마음만 먹으면 완전한 문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당신이 지저분하거나 존중받지 못하거나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의 결정적인 역할 모델은 바로 쥐다."] - 뱅크시

 

 

 

뱅크시는 지금 여기에


 

프레임 속에 있는 작품이 아닌 그래피티 형태를 통해 자유로운, 날 것의 메시지를 전달해온 뱅크시. 그의 작품은 흥미로우면서 한편으로는 오싹함도 느껴진다.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한 아이들 같지만 방탄복을 입고 있는 ‘잭앤질’부터 전투기 모양의 폭탄을 껴안고 있는 여자 아이가 그려진 ‘폭탄 사랑’, 리본 달린 헬리콥터가 그려진 작품 ‘행복한 헬리콥터’ 등 사회에 대한 저항과 모순이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공공시설에 그래피티를 그리며 오랫동안 익명으로 활동하면서 아직까지 체포가 되거나, 신분이 밝혀지지 않은 것 또한 정말 놀라운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벽에 그래피티를 빠르게 작업하고 사라지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스텐실 기법을 활용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뱅크시의 작품은 난해하거나,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인 것이 매력이다.

 

뱅크시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일까? 그래피티를 통한 뱅크시의 고요한 외침, 진짜 나에 대해 고찰해보고 싶다면. 한 번쯤 관람해봐도 좋을 것 같다.

 

 


컬쳐리스트 Tag.jpg

 

 

[정민경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9.0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