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tyrinth] 즐거운 작업을 진행하는 단계별 지침서 - 3. 대상을 정하고, 그리기

어떤 방식으로 대상을 그려볼 수 있을까?
글 입력 2024.07.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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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번 글에서는 대상을 작업의 워밍업 단계인 드로잉의 재료 등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어지는 이번 글에서는 대상을 그리는 방식과, 그것을 적용시켜 그린 그림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대상을 그리는 방식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방식은, [실존하는 대상을 그리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방법이기도 하고, 그림을 그린다고 하였을 때 보통 떠오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에 대해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할 때, 원기둥이나 원뿔 등 기초적인 도형을 보고 그려나가는 것처럼 실력을 늘리기에도 좋은 접근법입니다. 원뿔이나 원기둥을 예시로 들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실력 향상을 위한 기초 작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것이므로, 인형, 좋아하는 사람의 사진, 예쁜 컵 등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그림의 대상으로 삼아도 좋습니다.

 

실존하는 대상을 그리는 방식에서도 또 하위 카테고리로 나누어 보자면, 두 가지 방식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각각 [닮게 그리기] [재해석하여 그리기] 정도로 쉽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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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게 그리기]란, 말 그대로 그리고자 하는 대상과 닮아 보이게 그리는 방식입니다. 대상과 비슷한 형태를 우선적으로 잡아두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대상에 대한 섬세한 관찰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개인적으로 그림 실력을 높이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그림 방식을 취하게 되더라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초기에는 꼭 시도해보면 좋은 방법이라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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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재해석하여 그리기]는, 앞서 설명드린 방법과 다르게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임의로 재해석하여 그리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재해석을 하는 것으로는, 대상의 형태, 대상의 색채, 질감 등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예시로 가져온 그림에서는 인물의 배경과 인물의 대비를 살리며 인물을 기존의 색채가 아닌 노란색으로 그렸고, 기존의 사람의 피부가 가지고 있는 매끈한 질감이 아닌 거친 질감으로, 물감의 덩어리도 남겨가며 그려내었습니다. 이런 그림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정서가 더욱 잘 돋보일 수 있고, 그리려 한 대상이나 다른 그림들과 유의미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그리려는 목표점이 명확한 [닮게 그리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큰 맥락으로 나눈 두 번째 방식은, [실존하지 않는 대상을 그리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실존하지 않는 감정이나 시간 등, 관념적인 대상을 작업의 주제로 삼았기 때문일 수도, 혹은 그리고 싶은 대상이 현존하지 않은 것이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실존하지 않는 대상을 그리지 않기 때문에, 시작하기에 조금 막막할 수 있는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이 경우에 제가 추천하는 것은, 시각적 자료(레퍼런스)를 찾아보거나,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머릿속의 대상이 묘사되는 글, 공연 등 다른 문화예술 장르를 향유 후, 작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하였는데,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공허한 감정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싶었습니다.키우던 아픈 물고기를 손을 이용하여 급하게 어항에서 건져 올렸던 경험이 있는데, 그 후 물고기를 손바닥에 올려놓는 경우 화상을 입게 된다는 글에 대해 읽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과 글이 알지 못함, 즉 무지에서 비롯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어항 등의 시각적 자료를 찾아 캔버스로 옮기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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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未知) - 물고기>, 2024, 캔버스에 아크릴, 116 x 80 cm

 

 

드로잉 등의 기초 작업을 먼저 거쳤지만, 최종적으로는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밖으로 꺼내두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작업을 하며 자주 생각하는 것은, 작업을 시작할 때 이미지 자료를 생각하거나 관찰을 면밀히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에 주변의 것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습관과 풍부한 경험이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런 것들을 잊지 않도록 종종 기록으로 남겨두는 습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음 글부터는 이런 과정을 거쳐 그려온 그간의 작업들에 대해 소개해드리며, 작업을 소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제 글을 읽으시며 그림으로 옮기고 싶은 순간과 대상들에 대해 떠올려보시는 경험을 하게 되셨으면 기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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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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