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세상에 던져진다는 건. - 아파트 모먼트 시즌2 [공연]

글 입력 2024.07.21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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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 없는 지금 이 연극처럼 우리는 세상에 던져졌다.”라는 독백과 함께 연극 아파트 모먼트는 막을 연다.

 

서우, 중현, 승민, 인석, 지우는 이들은 혈연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지만 함께 생활하고 서로를 위한다. 던지기라는 일로 생계를 이어 나가던 중 우연히 막내 지우가 던지기 무대에 서게 되고 이들의 삶에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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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이라는 무게


 

지우는 입시가 끝난 열아홉이며 곧 보호종료아동이 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얻어먹는 위스키 한잔처럼 짜릿하지만은 않다. 대학에 가면 언니, 오빠들과 떨어져 홀로 스스로를 책임지고 살아야 한다. 밝게 웃고 있지만 서우와의 대화에서 두려움은 불쑥 튀어나온다.

 

 

- 언니, 나 통학하면 안 될까?

 

- 지원금 나오는 거 있잖아. 그걸로 밥값은 할 수 있어. 방학에 알바하면 되고. 남들도 그렇게 살잖아. 그렇게. 평범하게.

 

 

던지기라는, 이 불안정한 행위는 생계 수단이자 근본적인 불안감이다.

 

달려가는 인석을 보며 나쁜 사람인가 봐. 라는 친구의 말에 지우는 그걸 어떻게 알아? 하고 응수한다. 뉴스진행자의 리포팅은 다섯 사람을 던지기 일당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해 버린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성인이 되어 ‘세상에 던져졌을 때’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티켓과 함께 받은 스티커는 익숙한 모양이다. 고수익, 누구나, 꿀알바… 누군가는 그냥 찌라시라고 여길 명함이 스무 살의 서우에게는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뉴스의 뒷이야기는 알지 못한다. 연극 속 보호종료아동과 던지기 일당은 같은 사람들임에도 다르게 느껴진다.

 

어쩌면 그들이 던지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내일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 이것들은 청춘의 공통된 질문이면서도 어떤 청춘에게는 유독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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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우리처럼


 

서우의 독백처럼 이 연극은 개연성이 없다. 덧붙이자면 정신없게 빠르다가도 어떤 순간은 슬로우 모션처럼 느려진다.

 

이 가족이 겪는 시간도 고통의 순간에는 억겁처럼 느려지기도 하고 찰나의 행복들도 찾아온다. 우리의 순간들처럼 연극 또한 그렇다. 그렇다고 우울하지만은 않다. 시종일관 힘이 가득히 들어차 있다. 춤을 추고 뛰는 힘찬 에너지가 무대와 관객을 휘젓는다.

 

아쉽게도 아파트 모먼트 시즌 2는 6월 30일 공연을 종료했지만, 시즌 3으로 돌아온다면 관람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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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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