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의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있나요? - 옥탑방 왕세자[드라마]

글 입력 2024.07.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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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고 봄이 지나 꽃이 지고 사계절이 지나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300년이 지나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다. 운명을 믿는가? 왜 난 300년이 지난 지금 당신을 사랑하게 두었고 300년 전에는 당신을 알아보지 못했을까. 2012년 3월 봄. 그로부터 약 300년 전 이각은 부용과 운명이었다. 처음부터 둘은 그렇게 사랑하게 될 운명이었다. 운명을 거스르고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은 언젠가는 벌을 받고 모는 것은 제 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운명이 정한 사랑 또한 제 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300년 전 부용은 이각의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다. 둘은 거기서부터 시작되었어야 한다. 그래야 할 운명이었다. 하지만 부용의 언니인 화용의 질투는 운명의 거스를 선택을 하였다. 자신이 세자빈으로 간택되길 바랐던 터. 화용이는 부용이의 얼굴을 일부러 인두로 지지는 사람으로서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을 한다. 결국 화용은 이 각과 혼인하게 되고 부용이는 화상 당한 얼굴을 가 린 채 멀찍이서 이각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자빈이 죽었다. 분명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것이 틀림없다. 이각은 세자빈을 살해한 사람을 찾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기로 한다.


그리고 세자빈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저하 이각과 신하들인 용술, 도치산, 송만보. 이 넷은 세자빈 살인사건을 해결하다가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30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뛰어 2012년 서울로 불시착하게 된다. 도착한 곳은 박하의 집 옥상. 처음 보는 그녀는 누구인가. 또 처음 보는 이곳은 어디인가. 어지럽기만 하고 알 수 없는 곳에서 박하 그녀도 당연히 처음 보는 저하와 신하들을 반길 리 없었다. 조선에서는 모두가 감히 이각의 눈을 쳐다볼 수 없었고 함부로 말을 하는 사람은 더더욱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박하 그녀는 이각의 눈을 당당히 쳐다보고 시도 때도 없이 막말을 하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한다. 도대체 박하는 누구길래 이곳에 있는 것이고 나한테 이렇게 대하는 것이냐. 이각은 처음 받아보는 대접에 의아하기만 하다.


박하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모두 잃었다. 박하는 어린 시절 아빠가 재혼한 엄마와 그 언니 세나와 함께 살고 있었다. 세나는 동생이 생겨 자신이 동생 대신 혼나는 게 못마땅하고 동생이 없어졌으면 해서 트럭에서 놀고 있는 박하를 외면해버린다. 박하는 타고 있던 트럭 사고로 기억을 모두 잃었고 미국에 입양된 후 친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한국으로 막 온 후였다. 어떻게든 악착같이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때 그녀의 앞에 나타난 이각과 신하들. 혼자 살아가기도 바쁜 와중에 대체 누구인가. 도대체 왜 내 옥탑방에 나타나 내 인생을 망치려 하는가. 그리고 자신이 왕이라고 주장하는 이각은 왜 자꾸 신경 쓰이게 만드는 걸까.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다. 언제는 자기가 조선에서 온 왕이라고 주장하고 또 언제는 자신이 대기업 회장님에 잃어버린 손주란다.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이각은 대기업 회장님이 잃어버린 손주랑 아주 똑같이 생겼다. 그의 이름은 용태용 2년 전 미국에서 보트 사고를 당해 실종되었다.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용태무를 만났다는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다. 나와 똑같이 생긴 용태용 그는 과연누구인 것인가. 어쩌다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인가. 나의 환생인 것 같은 그의 억울함을 푸는 것도 자신의 숙제라 여긴 이각이었다. 그래서 그는 할머니 손주인 용태용의 대역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박하는 이런 이각의 사정을 모두 알게 되고 그를 믿기로 한다. 이각은 이곳에서 세자빈의 환생인 홍세나를 만나게 된다. 세자빈과 똑같이 생긴 홍세나와 다시 이곳에서 혼인을 한다면 세자빈 살인사건을 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각은 계속해서 박하에게 향하는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꼭 홍세나와 혼인을 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박하도 그런 이각의 사정을 알게 되고 이각에게 흐르는 마음을 접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운명. 둘은 운명이었다. 300년 전에도 300년이 지난 지금도. 접으려고 해도 접어지지 않는 마음인 게 당연했다. 그들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이 드라마를 보며 우리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다. 우리의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있나? 우리들은 과학적으로 사랑의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맞다’고 답한다. 우리는 그 과학적 근거를 대면서 내 사랑이 변한 이유는 사랑의 유통기한이 끝났기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 말해준다. 이 각과 박하의 300년의 인연을 통해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없다고. 이 각과 박하는 300년 전 이어졌어야 할 운명이었다. 하지만 300년 전 전생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에 운명은 이각을 300년 후인 현대로 보냈다. 기적처럼. 그리고 그들은 짧지 못다 한 사랑을 나눈다.


 

‘이건 300년 전에 내가 숨겨놓은 옥관자다.’

 

‘그럼 내가 300년이 지나서 너한테 받은 선물이겠네?’

 

 

300년 전 이각이 숨겨놓은 선물을 300년이 지나 박하에게 닿았다는 설정은 마음에 울림을 주었다. 이각이 박하에게 선물한 옥관자는 300년이라는 긴 시간을 연결해 준 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끈을 절대 놓지 않았던 건 결국 이 각과 박하 자신이었다. 세자빈 살인사건과 용태용 살인사건 등 그들을 갈라놓는 사건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길이 운명의 길인지 아닌지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결국 서로를 택했다.


우리는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있다는 핑계를 대며 내가 하는 사랑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며 끝을 정해놓고 사랑을 시작한다. 끝이 정해진 사랑은 시작조차 하지 못함을 이 드라마는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이 사랑은 변치 않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어쩌면 우리는 마음속으론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사랑을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사랑은 쿨해질 수 없기에 쿨하지 못한 사랑은 현대적인 사랑법이 아니라고 치부하며 쿨한 척을 하며 사랑의 유통기한을 정해놓는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접한 사람들은 마음먹을 것이다. 사랑의 유통기한 같은 건 정하지 않겠다고. 그리고 사랑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열심히 사랑할 것이다.

 

 

[고다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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