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눈으로 말하는 - 하비에르 카예하 특별전

장맛비를 뚫고 다녀온 하비에르 카예하 특별전 리뷰
글 입력 2024.07.2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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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카예하. 스페인 말리노 출생의 스타작가이며 글로벌 브랜드와도 왕성히 협업하며 활동 영역을 전 세계로 넓히고 있다. 세계를 유람중인 그의 이번 목적지는 바로 한국.

 

7월 12일,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하비에르 카예하의 특별전 '이 곳에 예술은 없다 (No Art here)'가 개최되었다.

 

예술의전당의 설립 취지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도발적인 제목의 전시회. 정말 그곳에는 예술이 없을까. 그런데 진짜 없어도 되는 걸까? 떠오르는 난잡한 질문따위 장맛비에 씻겨보내고 우선 그의 작품을 눈으로 담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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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vier Calleja Courtesy of NANZUKA

 

 

그의 작품, 그가 창조한 것들은 대부분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머리를 여러개 쌓은 모양의, 기괴한 형태를 띄는 조형물을 보아도 앙증맞을 뿐 눈살이 찌푸려지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이렇게 작가는 유순함이 가져다주는 개성이자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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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vier Calleja Courtesy of NANZUKA

 

 

우리는 사람의 첫인상을 판단할 때 어떤 신체 부위를 먼저 보는가. 누군가는 코를 먼저 볼수도 있고, 헤어스타일을 우선시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첫인상을 가늠하는 부위일 뿐. 상대방과 깊은 관계을 맺어간다면 우리는 대부분 한 신체 부위를 공통적으로 바라본다. 바로 눈이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고 눈망울의 변화에 따라 상대방의 감정을 눈치챌 수 있는 재능을 지녔다.

 

위 같은 연유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작품 속 인물들의 눈은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부각되어 표현되었다. 그렇기에 크고 말똥한 두 눈은 관람객들이 하비에르의 작품을 볼 때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오는 신체 부위가 된다. 그는 눈을 통해 작품의 분위기를 차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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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vier Calleja Courtesy of NANZUKA

 

 

눈을 제외한 다른 신체 부위는 명랑함을 표현한 작품과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동공을 축소하여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그러나 눈만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고자 한 것은 아니다. 같은 모양을 지닌 작품이여도 크기에 차이를 두거나, 명도를 극명하게 대비하여 관객에게 색다른 시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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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vier Calleja Courtesy of NANZU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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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vier Calleja Courtesy of NANZU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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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vier Calleja Courtesy of NANZUKA

 

 

분명히 같은 존재로 느껴지기에 복제품으로 여길수도 있고, 형태만 엇비슷하지 다른 작품으로 인식하며 작품을 대하는 관객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하나의 형태를 두고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이 갑론을박을 펼치는 장면. 작가는 그것을 의도한 것 아닐까. 물론, 이것도 추측이다. 그러나 하비에르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판단을 오로지 관객에게 맡겼다.

 

["왜 내가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죠? 나는 설명할 필요가 없는 어떤 것을 찾아야 했어요. 나의 작품에는 무언가 있지만 나는 설명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관람객이 그것을 마무리 하는 것이 좋아요."] - 하비에르 카예하

 

그렇기에 미술 전시에 대해 습자지보다 얇은 조예를 자랑하는 필자이지만, 이 인터뷰를 보고 용기를 얻어 리뷰에 도전해 보았다. 다시 돌아와서, 물음에 대한 답. 이 곳에 예술은 정말 없었는가?

 

필자는 두 가지 해석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곳에 예술은 없다.'라는 명제를 예술로 판단한다면 예술인 것이고, 명제가 작가의 유일한 의사표현이라고 여긴다면 예술이 아닌 것이다. 답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직접 전시를 보고 자신만의 답을 도출하길 바란다.

 

어쩌다보니 무거운 느낌으로 흘러갔지만, 하비에르 카예하의 특별전의 전시장은 보면 볼수록 통통 튀는 감각을 온 몸으로 표출하는 구조물과 귀여운 구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녀석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림과 조형물 이외에도 대부분의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문구의 칼라그래피와 미술 전시회에서는 보기 드물게 사진 찍기 좋은 포토스팟도 구비 되어 있으니 실내에서 특별한 추억을 나누기 에는 본 특별전이 안성맞춤이다.

 

그러니 이번 주말, 오밀조밀 탱글탱글한 존재들에 둘러 쌓이고 싶다면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하비에르 카예하 특별전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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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vier Calleja Courtesy of NANZU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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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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