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좋아하는 그림을 '잘' 사는 법 - 그림 사는 이야기

글 입력 2024.07.2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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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보다 보면 한 번쯤 저건 꼭 갖고 싶다는 소유욕이 드는 작품을 만나곤 한다. 미술관에 와서 가끔 보기엔 너무 좋기에 매일 곁에 두고 보고 싶다는 욕심이 드는 작품 말이다. (내 경우엔 달항아리였다.)

 

그러나, 예술 작품을 구매하는 일은 슈퍼마켓에서 과자를 사는 것과 다르다. 작가와 작품에 따라 몇 백만 원에서 몇 억을 호가하는 경우까지 있기에 가격도 다르거니와 어떻게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구매한 작품을 잘 관리해 오래도록 즐겁게 향유할 수 있을지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다.

 

그렇기에 큐레이터 송한나의 <그림 사는 이야기>는 예술 작품을 좋아하고 그래서 언젠가 콜렉팅까지 하고 싶은 사람에게 단비 같은 도서이다. 전시 기획부터 아트 마케팅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고 큐레이터가 된 송한나 작가는 단순 미술에 대한 지식이 아닌 "그림을 만나고 대화를 나눠보며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 속에서 작품을 소장할 때 도움이 될 만한 그림을 사는 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작품을 마주하고 그에 대해 이해하며 작품 소장까지 고민하게 되었던 본인의 경험도 녹여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냈다.


처음부터 미술사를 전공하는 대신 실내건축한, 디자인학, 큐레이터학 등 다양한 전공을 공부해온 덕분일까. <그림 사는 이야기>는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게 10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예술계의 악동으로 이미 유명한 뱅크시부터 다소 생소한 한국 작가 4인까지 이들의 작품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고 그래서 작품을 소장하고 싶을 땐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지 면밀히 담아낸 이야기에서 입문자를 위한 친절한 배려가 돋보인다.

 

미술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자부하지만 '유니크 워크'와 '에디션'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차이로 인해 작품의 가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게 된 건 처음이었다. 유니크 워크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작품인 반면 에디션이 있는 경우엔 여러 차례 작품 인쇄가 가능해 상대적으로 작품의 가치와 가격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전에는 캔버스 모서리에 적혀 있는 번호를 보고도 그저 지나치기 마련이었는데 이제는 번호를 발견하면 총 몇 개의 에디션 중 몇 번째 작품인지 파악하며 그 가치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작품을 잘 사는 방법으로 그 작가의 작품 거래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순간 명성을 얻은 셀레브리티 아티스트의 작품이 높은 가격에 작품이 판매되는 경우도 많지만 순간 반짝이고 저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작품을 직접 보고 즐기기 위해 구매하기도 하지만 분명 큰 금액을 투자한 만큼 미래를 생각했을 때 안정적인 작품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기에 작품이 꾸준히 거래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요소를 고민해 보고 어떤 작품을 소장하는 게 좋을지 결정해야겠지만 사실 작품을 소장한 이후 이를 어떻게 보관할지도 아주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그림의 경우, 온도나 습도에 매우 민감해 변색되거나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처럼 철저히 작품을 위한 환경이 구축되어 있다면 좋겠지만 개인이 그런 시설을 갖고 있긴 어렵기 때문에 작품을 안전하게 보호할 액자를 사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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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적인 팁들에 더해 변화하는 예술계의 흐름을 고려한 투자 방식을 소개하기도 한다.

 

NFT는 등장과 동시에 예술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NFT 형태로만 존재하는 작품들이 나오기도 했고, 이제는 NFT로 쪼개진 그림에 투자를 할 수 있기에 거액의 돈을 갖고 있지 않아도 아트 테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NFT의 개념을 뱅크시나 비플 등 유명한 아티스트 사례와 연결 지어 설명해 주니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웠다.


단순히 미술 지식을 소개하는 책이라기엔 실질적으로 아트 테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지침서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송한나 저자 개인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 같기도 한 이번 책 <그림 사는 이야기>는 그만큼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담아내고 있기에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이영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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