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랑과 선택, 그리고 행복에 대하여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글 입력 2024.07.26 11:2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3111.png

 

 

로버트 제임스 월러의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사랑과 선택, 그리고 행복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주인공 프란체스카 존슨이 있다. 그녀는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작은 농장에서 살아가며, 겉으로는 평범한 주부이지만 내면에는 무언가 부족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중,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가 그녀의 삶에 나타나면서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로버트 킨케이드와의 4일간의 운명적인 사랑


 

로버트 킨케이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촬영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그는 세상 곳곳을 누비며 사진을 찍는 삶을 살고 있다. 그의 자유로운 성격과 깊이 있는 시선은 프란체스카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들은 우연히 만나게 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게 된다. 로버트는 프란체스카에게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해주고, 그녀는 그에게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을 선물한다.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사랑은 단 4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의 감정은 평생토록 이어진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들은 서로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다. 로버트는 프란체스카에게 자신과 함께 떠나자고 제안하지만, 프란체스카는 가족을 위한 책임감 때문에 이를 거부한다. 결국, 로버트는 떠나고, 프란체스카는 가족과 함께 남아있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항상 로버트와의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행복에 대한 질문


 

프란체스카는 로버트와의 짧은 만남을 통해 일생일대의 선택을 고민하게 된다. 나를 위한 삶과 가족을 위한 삶 사이에서 그녀는 무엇이 진정 옳은 선택인지 갈등한다. 로버트와의 사랑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짧은 행복은 오랜 시간 그녀의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 행복이 결국 그녀의 가족을 등지는 선택을 의미했기에 그녀는 이를 마음속 깊이 묻어두고 살아간다. 그렇다면 그녀는 과연 행복했을까?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삶이 그녀에게 안정감을 주었을지라도, 프란체스카 자신으로서는 결코 만족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진정한 행복은 가족과의 삶이 아니라 로버트와 함께한 짧은 순간에 있었기 때문이다.

 

 

 

불만과 선택: 사랑을 찾아서


 

프란체스카는 자신의 성향과는 맞지 않는 작은 지역사회에서 살아간다. 그녀는 지적인 대화를 갈망하고, 더 넓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있지만, 그녀가 사는 곳은 그러한 욕구를 채워주지 못한다. 작은 마을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와 사람들의 끊임없는 관심은 그녀에게 불편함을 준다. 그녀는 자신만의 세계를 꿈꾸지만, 지역사회의 틀에 얽매여 그 꿈을 이루지 못한다.

 

프란체스카는 로버트에게서 남편 리처드에게서 보지 못한 면을 발견하고, 그런 면들을 사랑했다. 로버트의 자유롭고 깊이 있는 성격은 그녀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불륜은 사회적 통념상 잘못된 것이지만, 환경이 주는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만약 프란체스카의 남편 리처드가 조금 더 여자를 알고 낭만을 아는 남자였다면, 프란체스카는 이 운명적인 사랑을 거부할 수 있었을까? 그녀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가 그녀와 맞는 지적인 대화를 추구하는 곳이었다면, 그녀는 허전함을 느끼지 않고 로버트와의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을까? 책에서 프란체스카는 로버트와 남편 리처드를 지속적으로 비교하고 지역 사회에 대한 불만적인 생각을 내비친다. 결국 이러한 환경적인 불만과 갈증이 쌓여서 로버트와 사랑에 현혹된 것이 아닐까.

 

 

 

빛과 색으로 그린 감정


 

‘이야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저녁 하늘이 푸른빛으로 변했고, 가벼운 안개가 초원에 내렸다.’(87p)

 

‘만월에 가까운 달이 동쪽 하늘에서 나왔다. 담청색으로 변한 하늘의 태양은 지평선 바로 아래 걸려있었다.’(90p)

 

‘잠시 하늘 한 귀퉁이에 붉은 줄들이 그어졌다.’(91p)

 

이 소설은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것이 주는 평온함을 빛이나 색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낸다. 프란체스카가 사는 매디슨 카운티의 풍경은 그녀의 감정을 더욱 극적으로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과 고즈넉한 다리, 그리고 때로는 그토록 고요한 자연 속에서 느껴지는 프란체스카의 고독함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결국,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우리에게 사랑과 희생, 그리고 진정한 행복에 대해 묻는다. 프란체스카의 선택은 누구에게나 쉽게 내릴 수 없는 어려운 결정이었으며, 그 선택이 가져다준 결과는 그녀의 인생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이 책은 그저 하나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깊이 있는 작품이다.

 

 

[조하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9.0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