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못난이 농산물은 어디로 향할까 [문화 전반]

글 입력 2024.07.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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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사람들은 음식의 비주얼을 높게 평가한다. 특히 음식을 먹기 전에 예쁘게 차려진 요리 사진을 찍는 인증샷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으며 사람들은 음식의 비주얼에 높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음식의 비주얼을 중시하는 취향이 자리 잡으며 그로 인해 소외받는 것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필요한 식재료를 구매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식재료를 구매하기 위해 마트로 향한다. 이때 마트에서 이상한 점을 느낀 적은 없는가. 우리가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식재료들은 대부분 울퉁불퉁하지도 않고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식재료의 형태이다. 그렇다면 울퉁불퉁하기도 하고 색이 균일하지 않은 못난이 농산물은 어디로 향할까.


못난이 농산물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맛남의 광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우연히 못난이 감자에 대한 회차를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양의 농산물들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구 반대편에서는 식량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농산물을 폐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브랜드가 있다. 어글리어스는 못난이 농산물을 구출하여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글리어스는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농부의 노력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약 8만 명의 사람들이 어글리어스의 서비스를 이용하며 농산물을 함께 구출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매력적이지 않은 제품일 수 있는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글리어스


 

어글리어스는 품질은 똑같지만 못생겼다는 이유로 판로가 부족한 친환경 농산물을 구출하고, 이를 조금씩 다양하게 소포장하여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농산물은 폐기로 이어지고, 이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환경을 오염시켜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 어글리어스는 불필요한 낭비를 막고자 농산물의 가치 기준을 바꿔 농산물의 품질은 외형이 아닌 맛과 신선함, 생산 과정에 있다는 믿음으로 탄생했다.


외형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못난이 농산물이라고 해서 어글리어스는 싼 가격에 농산물을 사들이지 않는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정산해 계속해서 건강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과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식탁이 만들어진다.


어글리어스는 정기배송과 싱싱 마켓이라는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정기배송은 자신이 원하는 배송 주기를 선택해 제철 농산물을 받아볼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이고 싱싱 마켓은 주기적으로 구독하지 않아도 마트처럼 자신이 원하는 농산물을 고르면 산지에서 직배송한 농산물을 받아볼 수 있다. 이처럼 어글리어스는 두 가지 유형의 서비스를 통해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어글리어스에게 관심이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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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람들이 어글리어스의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어글리어스의 서비스가 사람들의 니즈와 트렌드를 잘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어글리어스의 인기 요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첫 번째, 어글리어스의 정기배송 선택사항에는 스탠다드(1-2인 가구), 점보(3-4인 가구)가 있는데 이를 통해 1인 가구도 쉽게 어글리어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배달 앱에는 1인분 메뉴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양이 농산물이 배달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때 어글리어스는 1인 가구를 고려함으로써 서비스 이용의 문턱을 낮췄다.


두 번째, 레시피를 공유한다. 어글리어스는 농산물을 주문하는 페이지에서도 추천 레시피를 제공하고, 정기배송 박스에 레시피를 적어 함께 보내준다. 배달문화가 성장하고 자리 잡으며 집에서 만들어 먹기보다는 시켜 먹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졌는데 어글리어스는 레시피를 통해 누구나 쉽게 요리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 번째, 가치소비를 돕는다. 어글리어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확인할 수 있듯이 어글리어스는 '농산물 구매'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농산물 구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마치 소비자가 영웅이 되어 농산물을 직접 구출한 것만 같은 느낌을 들게 만들고, 소비자들 스스로가 사회에 좋은 영향을 기여한 것 같은 만족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농산물을 구출했는지 수치로 보여주면서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신뢰감을 준다.


네 번째, 최소한의 포장을 한다. 어글리어스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주로 사용하는 마트의 농산물과 달리 종이 포장재를 활용하고, 생분해 비닐을 사용하여 최소한의 포장으로 친환경 패키징을 추구한다. 농산물 구출로 인한 환경보호뿐 아니라 그 외의 포장재와 같은 부분에서도 환경보호에 신경 쓴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경우는 사실상 많지 않다. 개인 차원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적기도 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어글리어스는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농산물도 구매하고, 환경보호에도 기여하여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


다섯 번째,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반감 심리 때문이다.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현재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외모지상주의는 존재한다. 농산물에도 외모지상주의가 적용되지 않는가. 상품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서 폐기되는 농산물이 전체 생산량의 1/3에 달한다. 따라서 어글리어스는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함으로써 대중들에게 겉모습보다 중요한 것은 본질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건강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 때문이다. 2022년 헬시 플레저라는 트렌드가 등장했다. 이는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등장하였다. 트렌드의 확산으로 인해 최근 다양한 제로 칼로리 음료수, 아이스크림, 과자 등이 출시되고 있다. 또한 식사를 할 때 채소부터 먹는다는 혈당 다이어트가 유행하는 것을 통해서도 많은 이들이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친환경 농산물을 신선하게 배송해 주는 어글리어스의 서비스 또한 주목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은 단순히 맛있기만 한 것보다 건강하면서 맛있는 것을 원한다. 이때 어글리어스는 건강한 식재료를 제공하고, 레시피를 공유함으로써 사람들이 조금 더 건강하게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어글리어스는 농산물의 재배환경과 농가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서 고객들에게 품질에 대한 신뢰감을 주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 매력적이지 않은 못난이 농산물이라고 하더라도 어글리어스를 믿고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서로 도우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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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어글리어스를 알게 되었을 때의 느낌은 사람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는 타인에게 따뜻한 손길 한 번 쉽게 내어주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이는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사회가 많이 변화했기 때문에 당연하게 변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슴 따뜻한 사연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고 나면 '아직도 세상은 살만하다'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우리가 그러한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은 따뜻한 세상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는 변화했지만 사람들은 지금의 경쟁 사회가 아닌 서로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사회를 원한다.


어글리어스는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던 사람들의 좋은 사회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농부에게는 농산물 재배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소비자에게는 건강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제공하는 어글리어스를 보며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감히 예측해 보자면 어글리어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상당수는 서로 돕고 사는 어글리어스의 선한 영향력에 이끌려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어글리어스와 같은 브랜드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함께 도우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사람 냄새나는 브랜드들이 많아진다면 우리가 원하는 따뜻한 사회가 찾아올 것이다.

 

 

사진 출처: 어글리어스

 

 

[임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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