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의 소확행을 은은하게 채워주는 존재들

벚꽃과 소원, 녹색과 행운까지. 나의 소소한 행복을 책임지는 존재들
글 입력 2024.07.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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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쁘게 지내다 보면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잊을 때가 많다. 나는 지난 학기 휴학을 한 후 ‘이제 조금은 쉬어야지.’라는 나의 결심이 무색해지게, 빈틈없는 하루들을 보냈다. 하지만 이런 하루들 속에서도 나의 행복을 은은하게 채워주던 존재들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정말 소소하고 별거 아닌 일처럼 보이지만 덕분에 나의 하루가 행복으로 가득 찰 수 있었기에, 그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벚꽃과 소원


 

벚꽃이 필 때쯤이면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떠오른다.


약 3개월 전쯤, 벚꽃으로 둘러싼 석촌호수를 걷던 도중 벚꽃잎이 살포시 내 팔에 안착했을 때. 불과 몇 분 전 벚꽃잎을 잡으려고 손을 휘적거리던 내가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이런 우연하고 사소한 행복으로 친구와 웃고 떠들며 사진을 찍었던 이때를 종종 떠올리곤 하는데, 정말 사소한 일이었지만 그날의 날씨와 바람, 온도까지 생생하게 기억난다.

 

 

벚꽃.jpg

 

 

또한 봄에 우리 학교 캠퍼스를 걷다 보면 엄청나게 큰 벚꽃나무 한 그루가 있다. 한 번 바람이 불면 꽃비처럼 벚꽃잎이 후두둑 떨어진다. 이때도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려고 친구와 손을 마구 휘적이다가, 작은 잎 하나라도 잡으면 옆에 있는 친구에게 자랑하곤 했다.

 

같이 있던 친구는 "소원 이루어지겠다!"라고 말했고, 이런 소동으로 그날 하루는 평소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지냈던 것 같다.

 

 

 

녹색과 행운


 

이전에 인기였던 '오히려 좋아'나 최근 아이브 장원영의 초긍정적 사고로 인기를 끌었던 ‘원영적 사고’ 같은 밈이 유행인 적이 있었다. 두 가지의 공통점은 자칫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을 반대로 생각하며 긍정적인 사고로 바꾸는 것이다.

 

사실 나는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도 아니지만, 이 유행어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행운도 자연스레 뒤따르지 않을까 생각하며 최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처럼 나는 '행운'이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하기에, 먼저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클로버'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나는 소문난 네잎클로버 애호가이다. 네잎클로버가 왜 좋냐고 물어본다면.. 내 부적 같은 존재라서? 언제인지도 기억 안 나는 때부터 나의 에어팟에는 네잎클로버 키링이 항상 함께였다. 다른 키링이 수백 번 바뀔 동안 그 네잎클로버 키링은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최근에는 물방울 안에 네잎클로버가 들어있는 듯한 키링을 샀는데, 깨끗하고 청초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네잎클로버.jpg

 

 

특히 요즘에는 네잎클로버가 들어간 디저트에 빠졌다. 평소 나는 인스타그램 광고나 매거진 등에서 맘에 드는 카페를 발견하면 저장해놓는 편인데, 그중 70%는 행운과 관련된 메뉴가 있는 곳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네잎클로버를 좋아해서 그런지 푸릇푸릇한 분위기를 가진 녹색 계열도 좋아한다. 하지만 시기에 따라 좋아하는 색이 달라져 누군가가 나에게 좋아하는 색을 물어봤을 때, 항상 같은 답을 한 것은 아니었다. 전에는 한참 보라색에 빠져 보라색 지갑, 보라색 파우치, 보라색 옷을 줄지어 구매하다가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너 보라색 좋아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요즘은 민트인지 아쿠아 마린인지, 하늘색과 녹색의 중간 지점에 있는 색을 좋아하게 되었다. 언제부턴지 모르게 민트색 아이템을 하나둘씩 소장하고 있었는데, 민트 특유의 시원하고 탁 트인 듯한 색감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여름 니트부터 겨울용 니트까지, 민트나 카키색의 옷은 계절별로 한 개씩은 무조건 소장 중이다. (하지만 자칫하면 민트색이 촌스러워 보일 수 있기에, 민트색 계열의 제품을 구매하기 전 꼭 색감을 잘 확인해야 한다!)

 

푸릇푸릇함 가득한 장소의 대표라고 볼 수 있는 서울숲도 내가 애호하는 공간 중 하나이다. 서울숲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다 보면 바깥보다는 사람이 적은 한적한 공간이 나오는데, 벤치에 앉아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뛰어노는 반려견, 야외 웨딩 촬영을 하는 사람들까지. 평화로운 풍경을 맞이하다 보면 내 마음마저 평화로워지는 느낌이 든다.

 

 

 

행복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요즘은 바빠서 그런지 큰 행복보다는 하루하루 작은 행복을 추구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의 영상이 1분 전에 업로드되었을 때, 늦게 온다고 한 택배가 생각보다 일찍 배송되었을 때 등 일상에서 생기는 작은 행복들이 모여 큰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느낀다.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도 생길 만큼 예전의 나는 엄청난 행복이 무조건 좋은 것이라 생각했지만 요즘은 행복의 크고 작음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자주 느끼고 있다.

 

나의 행복을 이렇게 글로 남김으로써, 소확행이 오래 기억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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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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