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나를 믿는다면 못 할 게 없어! [영화]

키키에게로부터 받은 응원의 메시지
글 입력 2024.07.2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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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안전지대, 그걸 넘어서야 해


 

그놈의 컴포트존, 흔히들 안전지대라고 말하는 것. 나만의 안전지대를 뛰어넘는 일이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건 나에게 가장 익숙하고 나를 편안하게 만들던 것들을 잠시 옆으로 치워두고, 나를 가장 불편하고 두렵게 만드는 것들이 가득한 어떤 곳으로 흠뻑 뛰어들어야 함을 의미하니까.


그럼에도 내가 가지지 못한 어떠한 것을 가져보려면, 혹은 지금까지의 나와는 다른 내가 되어보려면 살면서 한 번씩은 컴포트존을 넘어야 한다.

 

내 인생을 되돌아본다면 난 열네 살 학원을 처음 다니기 시작했을 때 한 번, 열여덟 모교가 주최했던 국제 학술 콘퍼런스에 나갔을 때 한 번, 그리고 작년 폴란드에서의 1년을 시작했을 때 한 번 내 컴포트존을 확장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나를 찾는다는 건



[크기변환]키키1.jpg

 

 

그때마다 내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두려움들이 나를 잡아먹는다. 컴포트존을 넘어가기 딱 한 걸음 직전에서, 매번 너무나도 무력하게 나를 탓하던 시절이 있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이 있다면 여러 번 비슷한 경험을 한 이후에는 이 암담하고 검은 기억들이 아주 찰나의 과정으로 기억될 것을 알게 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억이 압축되고 미화될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컴포트존이라고 그려진 선을 발로 쓱쓱 문대야 할 때는 머뭇거리게 된다. 그때 나에게 위로를 주는 영화를 최근에 만났다. 열네 살, 열여덟 살, 스물두 살의 나에게 내려왔다면 좋았을 세상의 메시지. <마녀 배달부 키키>였다.

 

키키가 사는 세상에서는 열세 살이 되면 원래 살던 곳을 떠나 견습을 위해 새로운 마을에 정착해야 한다. 키키는 어느 보름날 저녁에 하늘이 맑을 것이라는 라디오 기상예보를 듣게 되고,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한 달 빠르게 살던 마을을 떠난다.

 

가족들 없이 오로지 고양이 지지만 데리고 떠난 키키는 늘 꿈꿔왔던 바다가 보이는 마을을 찾는다.

 

 

 

나를 믿는 마음이 내 손을 잡아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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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던 곳에 도착했지만, 키키가 찾은 마을은 원래 살던 곳과는 달리 매우 복잡하고 바쁜 도시다.

 

사람들은 마녀와 더불어 산 지 오래되어 키키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여기저기서 빗자루를 탄 키키를 향해 경적이 울린다. 다행히 정많은 오소노 아줌마를 만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자신의 힘을 믿는 것은 여전히 어린 키키에게 쉽지 않다.

 

여러 일들을 통해 키키는 점점 스스로를 믿기가 어려워진다. 외로움과 혼란 사이에서 헤매던 키키는 결국 빗자루를 타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도망치듯 숲속에 사는 우르술라의 집을 찾아간다. 자기 전 우르술라와 대화를 나눈 키키는 우르술라의 이야기들을 통해 다시 힘을 얻고 마을로 돌아갈 채비를 하지만, 여전히 날 수는 없었다.

 

마을로 돌아간 키키는 우연히 고장 난 비행선을 끌어 내리려다 비행선 말단 묶여있던 줄에 매달려버린 친구 톰보의 모습을 보게 된다. 친구를 구하기 위한 간절한 마음과 다시 돌아온 자신을 믿는 마음. 그 둘을 합해 키키는 다시 빗자루를 타고 높이 날아간다.

 

나를 믿는 마음, 그걸 가지고 있다면 못 할 일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고생은 좀 하겠지만, 나를 더 사랑하게 될 테니까


 

<마녀 배달부 키키>가 전하는 가장 큰 교훈은 '내가 나를 믿지 못한다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다르게 해석한다면, 내가 나를 믿는 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 그림이 너무 재밌어서 잠도 아까울 정도였지. 그런데 어느 날 전혀 그릴 수가 없었어. 그려도 그려도 마음에 안 들었어.

- 괴로웠어요?

-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전보다는 조금 더 그림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아. 마법도 주문만 외우는 건 아니겠지?

- 네, 피를 이어받는 거래요.

- 멋진데, 마녀의 피! 나 그런 거 좋아해. 마녀의 피, 화가의 피, 요리사의 피! 신이나 누군가가 준 힘과 능력. 그 덕분에 고생도 좀 하지만.

 

겁을 먹고 위축되면 내게서 가장 눈부시게 반짝이는 능력도 빛을 잃고 만다. 그래서 내가 나를 믿는 능력은 내가 가진 가장 멋진 힘이 되나보다. 세상을 향해 한 걸음씩 딛는 우리가 계속 우리를 믿는 힘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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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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