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뜨거운 여름이 좋아서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것도 있으니까
글 입력 2024.07.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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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운다.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땀이 흐른다. 여름이다.

 

초록색으로 덮인 세상이 청량한 여름, 이미지로 보면 참 좋지만 덥다. 참 더운데, 장마가 시작되니 습하기까지 하다. 그래, 이게 여름이었지. 여름이 되니 자꾸만 시원한 것들을 찾게 된다.

 

 

 

여름엔 시원한 바다가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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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해서 방학도 했겠다, 최근엔 겸사겸사 부산으로 짧은 휴가를 다녀왔다.

 

첫날은 무섭게 비가 쏟아지더니 다음 날부턴 날이 개고 다시 뜨거운 여름날로 돌아왔다. 날씨가 더워지니 자연스럽게 바다로 발걸음이 향해졌고,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덩달아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바다 내음이 느껴지고, 귀에는 파도의 시원한 소리가 더위에 녹은 내 마음을 적셔주는 듯했다. 평소라면 발에 모래 들어간다고 절대 거부했을 일이지만, 이 더위에 이렇게 시원한 바다를 어떻게 참겠는가, 당장 신발은 벗어두고 뛰어 들어갔다.

 

아, 발만 잠시 넣었는데도 이렇게 시원할 수가. 에어컨 하나 없는데 바닷물은 얼음장이다. 이 시간만큼은 바닷물의 짠 기도 전혀 찝찝하지 않다. 가끔 다리에 걸려 오는 해초들도, 발바닥을 딱 잡아두는 모래들도 여름 시원한 바다의 일부일 뿐이다.

 

 

 

여름엔 워터 페스티벌이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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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번 야구 직관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더운 여름을 맞이한 야구장에서도 워터 페스티벌을 한다고 해서 다녀왔다.

 

응원 열기로 뜨거운 야구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다가도 득점이나 응원의 순간에 쏟아지는 물줄기가 참 시원하다. 이 물은 그냥 시원함이 아니다. 강한 물줄기가 내 마음을 뻥 뚫어줘서 시원하고, 더운 여름 시원한 물줄기가 닿으니, 온도가 내려가 시원하다.

 

평소라면 몸이 젖어 찝찝하다 하겠지만, 이 순간만큼은 젖은 얼굴이 난처하지도, 다 젖어버린 옷이 찝찝하지도 않다. 열심히 응원하고, 날아오는 물을 맞고 즐기는 것은 나의 몫이니, 그저 이 더운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을 누구보다 시원하게 즐겨보려 한다.

 

 

 

여름엔 차가운 음료가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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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이 너무 더우니 자꾸 실내를 찾게 된다. 특히 에어컨이 빵빵한 카페에 가는 것, 찜통 속에 있다가 카페 문을 여는 순간 시원한 공기가 나를 감싼다. 카페에 가면 무조건 ‘아이스’로 시작하는 음료를 주문한다.

 

식당도 마찬가지다, 꽉 막혀버린 것 같은 여름 조금이나마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시원한 콜라를 주문한다.

 

시원한 얼음컵에 나온 음료, 시원한 얼음컵과 나온 콜라. 얼음끼리 부딪치는 소리부터 내 열기는 식어간다. 목구멍으로 시원한 음료가 들어가는 순간, 손에 닿는 컵의 촉감, 입안에 들어오는 액체의 온도, 마지막으로 내 눈에 담기는 얼음 가득한 음료까지. 이 더운 날에만 3배로 즐길 수 있는 차가운 음료의 행복이다.

 

날씨가 푹푹 찌다 보니 자꾸 시원함, 물 같은 것들만 찾게 된다. 더워서 지칠 때도 있지만 이 순간에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조금 더 몰입해 보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보려 한다.

 

 

[김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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