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포기란 없다. 내 수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휴학생 양유정의 상반기와 혼란의 7월, 앞으로의 이야기
글 입력 2024.07.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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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생이 된 이유


 

24년 2월, 나는 1년 휴학을 신청했다. 휴학은 작년 상반기부터 고민했던 것이다. 학교 다니기를 잠시 멈추고 앞으로 내가 무얼 하면서 살면 좋을지 생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엔 막연히 '휴학하고 생각해봐야지', 혹은 '대충 이런 거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지'의 생각이 컸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안일한 생각이라 휴학 이후의 삶이 불안했다. 일단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이 많은 나도 확실히 하고자 하는 일이 있을 때만 실행에 옮기는 일종의 병이 있다. 그래서 선뜻 휴학을 '신청'하지 못 했었는데, 올해는 정말 해야하는 시기라고 생각돼서 이곳저곳 알아보고 친척 언니에게도 조언을 들었다.

 

무자격증인 내가 자격증을 따야 한다는 말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때 '방송작가'라는 직업이 떠올랐다. 중학생 시절부터 꿈꿔 왔었는데 그저 마음 깊숙이 품고만 있었던 꿈이 이제서야 생각이 난 것이다. '지금도 내가 방송작가가 되고 싶은 걸까? 그래서 생각난 건가?'하는 생각도 들지만, 멀리 내다보지 않고 우선 아카데미 등록부터 해보기로 결심했다. KBS 아카데미와 MBC 아카데미 두 곳에 원서를 접수했고, MBC 아카데미 작문시험을 친 후, 정식으로 MBC 아카데미에 3개월 동안 다니게 되었다.

 

 

 

혼란의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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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월 마지막 주이다. 내일이 자격증 시험인데, 마감 원고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

 

우선, 6월 30일 아트인사이트 32기 합격 문자를 통보받고 매주 최소 1회의 글을 기고하고 하면서, 무자격 프레임을 깨기 위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방학 때도 2주에 한 번 동화를 쓰고 합평을 하고 있고, 다음 달에는 교수님과의 합평이 잡혀 있다. 공연과 영화를 찾아 보기도 했다. 또, 성당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회에 소속되어 4년 째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 1박 2일로 아이들과 캠프를 다녀왔는데, 몸은 고생했고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아이들을 보며 힘을 얻기도 했다.

 

방송작가의 꿈은 현재 보류다. '포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아카데미 사람들과 예능 스터디를 하며 '방송' 매체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한 후에, 대학 졸업 시즌에 '방송작가'라는 직업에 확신이 들 때 방송 업계로 뛰어들기로 했다. 그러면 남은 반 학기는 무얼 하면서 보내야 할까, 고민에 빠졌다. 인턴에 지원해보기도 했지만, 8월부터 본격적으로 인턴 원서를 써보려 한다.

 

이렇게 적어보고 나니, 도대체 이 중 내 마음 속 넘버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나에 대한 불신


 

혼란을 겪다보면 자연스레 나에 대한 불신이 커져 간다. 여기에 감정기복까지 심하면 하루는 소소한 것에도 무한대로 행복해 하고 감정을 표현하지만, 바로 다음 날이 되면 현실을 자각해 자아를 갉아먹고 있는 날 발견한다. 이럴 떄마다 느끼는 건 '상담'을 받고 싶다는 것이다. 전문적으로 진로와 미래를 같이 고민할 상대를 찾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혹은 내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날 온전히 받아줄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내가 불행하다고 느끼진 않는다. 난 충분히 가족들에게,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고, 부족한 역량을 채움받고 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받은 사랑을 글로서 매일 표현하고 있다.

 

 

 

요즘 의지하고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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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세븐틴이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인 세븐틴을 좋아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2년 차 캐럿(세븐틴 팬덤명)이 된 것이다. 멤버 호시의 '달려라 방탄'(방탄소년단 노래) 커버 댄스 영상을 보고 세븐틴을 좋아하게 되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세븐틴이 내게 어떤 존재냐고 제3자가 질문을 던져온다면 이렇게 답할 것 같다.

 

"친구 같은 존재에요. 13명이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친한 이들을 보고 저도 모르게 세븐틴을 보며 웃고 울고 화내고 따뜻해졌어요. 어떤 감정을 꺼내도 친구처럼 받아주는 것 같아요."

 

아이돌 덕질 무경험이었던 사람이 노래를 듣고 앨범을 사고 위버스 멤버십을 구매하고 위버스를 통해 멤버들의 소식과 라이브를 볼 때마다 같이 숨쉬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복잡한 생각과 마음을 해소할 수 있었고, 공허한 마음을 채울 수 있었다. 평생 지금처럼 덕질할 수 없다고 해도 평생 이들을 좋아하고 이들을 통해 내가 마음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생길 때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포기란 없다. 기차가 서는 그날까지'


 

마무리는 어떻게 지을까, 또 고민했다. 인생은 고민의 연속이며 고민 속에서 허우적 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을 때 독서대 위에 쌓인 신문지 더미와 영화 '기적' 포스터가 보였다. '기적' 포스터 상단에 이런 글귀가 쓰여 있었다.

 

"포기란 없다. 기차가 서는 그날까지."

 

영화 '기적'은 기차역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관람한 영화 포스터는 가져와 보관해두는 편인데, 영화 보관 파일에 있어야할 포스터가 책상 사이드에 놓여 있었다. 한 번 보면 지나칠 수 없기에 그 말 뜻을 여러 번 되뇌어 보았다. '기적'을 일으킨 마을 사람들에게는 '간이역을 세우는 것'이 꿈이자 목표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내 꿈은 무엇일까? 동화 작가? 방송 작가? 마케터? 회사원? 공무원? 수많은 물음표 속에서 딱 하나 포기하지 않을 일이 있다. 그건 바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 임용 시험을 치뤄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는 소질이 없어도 아이들의 마음을 들어주고 필요한 걸 같이 찾아주고 웃게 해줄 수는 있다. 때로는 성당에서 봉사하는 사람으로, 때로는 아이들이 등장하는 동화를 쓰는 사람으로, 혹은 아이들도 즐겨 볼 수 있는 방송을 만드는 사람으로. 무엇이 됐든 포기란 없다. 내 수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양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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