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보통의 삶이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글 입력 2024.07.3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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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삶

 

성인이 되기 전에는 보통의 삶이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그냥 똑같은 하루하루 무던하게 보내는 것. 집, 학교, 학원, 집 재미없다고 생각한 어린 날이었다. 근데 이젠 매일이 보통의 삶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삶은 왜 매번 새로울까. 어느 한순간도 겹치는 순간이 없다. 그래서 예상을 하지도 불가피 한 것에 완벽하게 대비를 하지도 못한다. 그런 날이 있다. 뭘 해도 잘 안되는 날. 하나의 변수를 생각하지 못해, 멋진 하루를 예상해 두고 만든 도미노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것 같은 그런 날.

 

행복한 하루가 되길 바랐지만, 나조차 지켜내지 못하는 밤. 집, 학교, 학원, 집. 저 보통의 삶이 지금 생각해 보면 평범이 아닌 평온으로 보인다.

 

그럼 지금 내가 겪는 매일의 삶도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는 보통의 삶이겠지. 다시 생각해 보면 한 프레임도 겹치는 구간이 없어 꽤 흥미로운 보통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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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기록

 

비가 세차게 오고 날이 개어 노을이 지던 어느 때, 걸어가다 아주 선명하게 활짝 핀 무지개를 봤다. 아주 크고 선명했다. 이런 무지개는 처음이라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가득 찍었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 구경하고 있을 때쯤,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무지개를 찍고 있었다. 괜스레 기분이 몽글몽글해졌다. 다들 삶의 이런 소소한 행복들을 보며 느낀 기분을 기록하고 있는 것 같아서. 무지개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은 듯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면, 기록을 참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이 함께 있는 순간을 매번 포토부스의 사진으로 인화해 남기고 보관한다. 귀여운 것들을 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그저 갤러리에 쌓이는 사진일 뿐인데 한 컷 한 컷 소중히 기록한다. 또 누가 읽을지도 모르지만, 작은 방명록에는 함께 온 누군가와 오늘의 감정, 하루의 이야기 등을 가득 기록해둔다.

 

기록은 다시 마주했을 때, 그 당시 감정과 기억을 구현 시켜주는 힘이 있다.

 

아마 우린 이렇게 언제든 꺼내 먹을 힘을 모아두며, 매일을 살아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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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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