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이런 사람 처음 보시죠?

글 입력 2024.07.3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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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인가. 이건 정답이 없는 질문이다. 반대로 모든 게 정답일 수도 있는 질문이다. 적확한 공식을 적용해서 단 하나의 정확한 답을 찾아가는 수학이 아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뱉으면 그게 곧 정답일지도 모르는 질문이다.

 

나는 보통 수학 문제 풀듯이 글을 쓰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아 보려고 한다. 두서없이 늘어놓겠다는 뜻이다. 덧붙여 ‘나’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는 사람이 많은데, 필자 따위의 으스대는 용어를 쓰는 게 더 꼴사납다. ‘나’를 나라고 말하지 뭐라고 말할 것인가. 홍길동도 아니고.


“너 같은 애 처음 본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처음에는 기분이 묘했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잘 모르겠고 잘못된 건지 아닌지도 헷갈렸다. 지금은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오히려 기분이 좋다.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어디서도 본 적 없던 사람이라는 말이니까.

 

나는 누군가에게 새롭고 흥미로운 사람이라는 의미기에 기분이 좋다. 간단한 논리다. 경제적 논리를 대입할 수 있는 현상이다. 대체제가 널리고 널린 재화는 경쟁력이 없다. 효용은 거기서 거기기 때문에 더 저렴하거나 더 양이 많은 걸 산다. 하지만 대체제가 없는 재화는 가격이 얼마건 간에 필요하다면 살 수밖에 없다. 인생은 유일무이한 재화로 살아가는 게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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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nyar Ibrahim via Unsplash

 

 

내가 나로 산다면 당연히 처음 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서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서로 같은 평가를 받으니 그 이유가 궁금했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세상에 내가 한 명이라면 나답게 사는 순간 이런 사람은 처음 보는 게 당연하다. 한 명뿐이니까. 도플갱어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쳐도 그건 내가 아니다. 결론은 또 중언이지만 하던 대로, 남 신경 쓰지 말고 나와 내가 이야기하면서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나’답게 사는 게 ‘남’과 다르게 사는 거라고 착각하지는 말자. 나다움이 무조건 남과는 다르다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일단 내가 뭔지 알아보고 나서 판단할 일이다. 나의 취향이 저기서 거리를 걷는 다수의 사람과 비슷한 맥락이라면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나는 그리 독특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그건 나다운 게 맞다. 그들의 취향을 따라가고 있는 게 아니라, 내 취향을 따라가고 있지만 그게 결이 비슷했을 뿐이다. 반대로 그 결이 다르다면 독특한 게 된다.


나는 앞으로도 ‘이런 사람 진짜 처음이다’라는 말을 들으며 살아갈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그 말을 들으려고 아등바등하며 살지는 않는다. 내 취향이, 내 성격이, 내 행동이 다소 독특해서 결이 다다른 것이 다수가 따라가는 길에서 억지로 벗어나려고 하지는 않는다. 쉽게 말해서 원인과 결과를 잘 따져보라는 소리다. 뭐가 앞에 오고 뭐가 그 뒤를 따라가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다만 명심했으면 하는 바는 이것도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그저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걸 따라가고 있으니 그걸 설명해 줬을 뿐이다.

 

당신의 답은 당신한테 있지 나에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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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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