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순간으로, 이경준 사진전 [전시]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경준 사진전:One step away>
글 입력 2024.07.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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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도시의 건물, 횡단보도, 높은 빌딩에 진 노을.

 

이경준 작가는 일상의 익숙함에 무뎌져 놓치고 있는 아름다움을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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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는 도시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진작가 이경준의 첫 번째 개인전이자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의 개관작이다. 이경준의 작품 세계는 익숙한 도시 풍경을 멀찍이 포착하여 낯설면서도 아름다운 장면들로 담아내는 매력이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면 모든 것이 작은 점으로 보인다." - 이경준 작가

 

그의 말처럼 전시를 보며 삶의 고민들을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작은 점처럼 볼 수 있길,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길 바란다.

 

뉴욕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포토그래퍼로 활동하는 이경준 작가. 그는 이른 시간 고요한 센트럴파크를 달리곤 했는데, 뉴욕의 아침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한다. 그는 카메라를 들고 나서는 게 일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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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시간에 따라서 건물이 머금는 빛은 매 순간마다 미묘하게 변화한다. 도시는 아침의 빛을 가득 머금었고 작가는 그 순간들을 아름답고 평온하게 담아냈다. 멀리서 바라보는 도시의 건물들과 사람들은 작은 점처럼 보인다.

 

그의 사진 속에서는 불완전한 우리의 삶이 작은 점으로 작품 중 하나의 오브제가 되어 아름답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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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준 작가는 뉴욕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도시의 스트레스에 극심하게 지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도심 속에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으로 사람들은 건물의 루프탑에서 정원을 꾸미고 식물과 함께 한다. 그렇게 뉴욕의 사람들은 작은 자연을 느끼며 잠시 도시를 벗어난 기분과 함께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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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의 도로는 사람들이 오가며 다양한 색깔로 채워졌다.


작품 속에 점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서로 접점이 없다. 서울을 배경으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유일한 접점일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결국 행복을 좇고 있다. 우리들은 같은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2020년을 기점으로 이경준 작가의 작품주제는 무채색 건물에서 야외 공원으로 옮겨졌다. 팬데믹을 겪으며 야외활동을 할 수 있던 유일한 기회가 공원에 나오는 것이었기에 공원의 역할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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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문화의 중심지, 뉴욕. 그 바쁜 도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특히 쉼과 여유는 재충전하고 리프레시하는 데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도심 속의 녹지 센트럴 파크다.

 

그 안에서 여유와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며, 센트럴 파크에 와 있는 것과 같이 생생한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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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전체를 녹색으로 페인팅하고, 중앙에 동그랗게 사진을 전시하고, 한쪽 벽면 전체엔 공원에서 쉬고 있는 영상을 스크린으로 구성해 마치 센트럴파크에 한가운데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향이었다. 초록빛의 공간에 들어오자마자 자연에 온 듯한 향이 느껴졌다.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까지 다양한 감각을 자극해 생생한 경험이 가능했고 편안한 기분이 들어 완전히 자연 속에 빠져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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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간애서는 관람객의 고민을 적어 직접 분쇄기에 분쇄하는 장치가 준비돼 있었다. 이경준 사진전에서 나의 고민들을 작게 갈아 잘라내 버렸다. 직접 나의 손으로 종이를 분쇄하며, 보이지 않는 고민들이 실체가 되어 작게 잘려나가는 것을 마주하니 마음이 실제로 편안해졌다. 수많은 고민들도 아주 작게 가볍게 바라볼 수 있게 된 전시였다.

 

사진 작가 이경준은 말한다. "나와 도시의 관계는 계속 변화하고, 시선 역시 변해간다."


"거대한 빌딩 숲, 서로를 스쳐가는 수많은 사람들. 그 속에서 때로는 가로막히기도, 길을 잃기도 하면서 가졌던 고민..

 

이경준 작가의 하이앵글 프레임 속에서는 모두 작은 점으로 기록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도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일상이 환기되는 시간을 경험하시면 좋겠습니다.

 

시야는 넓게, 고민은 가볍게, 멀리 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전시장을 나서기 전에 아주 사소한 고민 하나라도 이곳에 두고 가세요."

 

<이경준 사진전:One step away>에서 나와 우리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닫고, 내 안에 있던 고민들을 훌훌 털어놓고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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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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