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피스] 맛있는 것을 만듭니다, 유잉무이 유빈의 세계

작고 아기자기한 음식 키링 유잉무이 유빈의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글 입력 2024.08.0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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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볼 수 없었던 세상을,

그들의 시선과 역사를 빌려 완성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마스터피스를 이해합니다.

 

 

 

맛있는 것을 손 안에 간직합니다, 유잉무이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맛있는 것을 만드는 유잉무이의 유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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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잉무이가 시작된지 벌써 1년이 넘었어요. 어떻게 시작을 하시게 되었을까요?

 

제 전공이 패션 쪽이에요. 그래서 1학년 때 전공으로 바느질 기법을 여러가지 배웠어요. 그런데 그 기법을 사용하여 펠트지로 제작한 키링을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하게 되었어요. 저도 배운 기법이다보니 ‘나도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펠트지가 저렴하다보니 초기 자본이 많이 들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단순하게 시작을 했던 것 같아요.

 

하하, 처음 시작할 때는 사실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모르고 소소하게 하려고 했어요. 처음에는 반응이 좋은 편도 아니었고요. 인지도가 없기도 했고, 학업을 같이 병해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많이 신경을 쓰지 못하는 상태였죠.

 

하지만 그렇게 가볍게 시작을 했던 것이지만 지금은 진심이 되어서,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원래는 ‘패션’ 쪽을 희망하셨던 것일까요?

 

사실 저는 옷을 만들고 싶어서 패션을 전공한 것은 아니에요. 저는 원래 공부를 하려고 문과를 희망했거든요. 제가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부모님께서 학업에 집중하라고 하셔서 미술학원을 끊고 공부에 집중하게 되었거든요.

 

대학교에 진학하며 전공을 선택해야 할 때, ‘전공으로라도 예체능을 가고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실기를 보지 않고 성적 위주로 반영하는 곳을 찾다가 패션 쪽이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에 패션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죠.

 

 

- 유잉무이를 소개해주실 때 ‘맛있는 것을 만든다’고 하시고, 실제로 작품들도 음식과 동물을 결합시켜서 많이 제작하시고 계세요. 어째서 ‘먹는 것’이었을까요?

 

앞서 처음에는 반응이 좋은 편이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었잖아요. 하하. 초창기에는 이런 방향이 전혀 아니었어요. 그저 고양이 같은 동물들을 주로 하고, 시리즈 별로 한 달 잠깐 팔고 다음 시리즈를 준비하는 형태를 띄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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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그 부분에서 굉장한 어려움을 느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창작에 능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림을 그릴 때도 머릿속에서 직접 무언가를 생각해 그리기보다는 무언가를 보고 그렸을 때 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죠. 그래서 저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정말 어려웠어요.

 

그런데 음식의 경우에는 원래 존재하는 것들이잖아요. 제가 굳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래서 음식에 제 느낌을 담아서, 재해석하는 방향으로 올해 초부터 전환했어요. 기존에 ‘도시락’이라는 컨셉으로 제작했을 때 반응이 좋았어서 마음을 바꾸게 된 것도 있기도 해요.

 

 

- 제작하시는 음식들을 보면 굉장히 ‘일본’의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어째서일까요?

 

하하, 사실 저도 마음이 가는 대로 하다보니 이렇게 제작한 것이 있지만, 인터뷰 제안이 오고 왜 이 방향으로 제작하게 되었을지에 대해서 저 스스로도 곰곰이 생각해보았어요.


저는 어릴 적부터 음식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아요. 애니메이션 <꿈빛 파티시엘>을 제가 정말 많이 좋아했거든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디저트들을 보며 너무 예쁘다고,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제가 그런 음식 전문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짱구는 못말려>나 <아따맘마>같은 일상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도 음식에 집중했거든요.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세세하게 묘사한 것도 있고, 단순하게 그림을 그리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지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그 모든 곳에서 결국 음식이라는 것은 먹음직스러워보인다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맛있는 것'과 '귀여운 것'은 동의어, 유잉무이의 작품들



- 작가님의 작품 중 오므라이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어요. 정갈한 정식의 형태로 구성된 모습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데.

 

오므라이스는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시중에 나와있는 오므라이스 키링이 너무 많으니까요. 그분들과 유사성을 띠지 않을 수 있도록, ‘오므라이스’라는 형태는 유지하되 기존에는 없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오므라이스 자체를 털 원단으로 제작하고, 그 위에 모루로 케첩을 표현했는데 그 방식도 흔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작은 크기로 제작을 거의 다 하는데, 그렇게 진행을 했을 때 털 등으로 인해 너무 꽉 차보여서 안예쁘다는 생각이 들어 펠트지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죠.

 

그렇다면 어떻게 차별점을 둘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정식’을 떠올렸어요. 보통 오므라이스 키링이라고 하면 오므라이스만 있는 것들을 저는 많이 봤거든요. 그렇다면 오므라이스에 풀도 넣고, 새우튀김도 넣고, 밥도 넣어서 정식으로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되어 지금과 같은 형태를 띠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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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케첩을 표현할 때가 이 오므라이스 키링을 제작할 때 가장 제작 시간의 큰 비중을 차지하거든요. 정말 꼼꼼히 할 때는 케첩을 박는 데에만 한 시간이 걸려요. 하하. 그래서 요즘에는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 빙수도 정말 다양하게 제작하고 있어요. 특히 바리에이션이 많은 것이 빙수 시리즈라고 생각하는데, 아티스트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빙수가 있으시다면.

 

하하 맞아요. 정석 빙수도 있고, 동물들로 표현한 빙수도 있고, 여러 데코레이션이 올라간 빙수도 있죠. 동물들을 표현한 빙수는 이벤트성으로 만든 것이었어서 한정 수량으로만 판매를 한 것이었어요.

 

제가 포인트를 넣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가격이나 제작 시간을 생각해본다면 어느 정도 디테일을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는데, 저 스스로가 성이 안 차서 계속 하나씩 이것저것 올리다보니 다양한 시리즈가 나오게 된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가장 애정이 가는 것을 꼽으라면 일본의 정석 빙수의 형태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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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락도 참 귀여워요. 특정한 위치를 정해놓지 않고, 정말 도시락을 만드는 것처럼 다양하게 음식들을 도시락통 안에 차곡차곡 쌓는 것이 소꿉놀이 장난감 같는 생각도 들어요.

 

도시락의 경우 제가 기존에 그린 것을 토대로 그대로 만들어봤을 뿐인데 운이 좋게도 크기가 딱 맞았어요. 그래서 도시락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특정한 변화 없이 계속 그 모습을 유지해오고 있죠. 

 

제가 보여드리고 있는 도시락은 총 세 개의 종류가 있는데, 밑반찬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공통된 것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메인 반찬이나 밥에서 종류의 차별성을 두려고 해요. 그 중에서 저는 <콧물 방울방울 도시락>을 좋아하죠. 그 제품이 압도적으로 제일 많이 팔리기도 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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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락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는 없었는지.

 

포장지에서 몇 번 변경이 있었어요. 워낙 크기가 작다 보니 처음에는 펄프 계란판 같은 곳에 넣어서 보내드렸었는데, 저에게 입점처가 생긴 이후로는 아무래도 opp 봉투가 낫다는 생각에 opp 봉투에 포장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가 만든 제품들이 눌리는 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다시 박스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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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전부 수작업으로 하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손목도 아플 것 같은데. 오늘 왼쪽 손목에 파스를 붙이고 나오신 것이 눈에 띄어요.

 

정말 작은 미니 키링 같은 것은 짧은 시간이면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개수가 많아지면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죠. 크기가 작을수록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거든요. 제가 작은 제품들을 많이 만들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 물리치료도 받고, 스트레칭도 자주 하고, 보호대도 끼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그래도 손목이 저릴 때가 있어서 파스를 자주 붙이게 되네요.

 

 

 

마무리 지으며


 

- 유잉무이를 운영하며 작가님께 다가온 변화가 있다면.

 

제가 처음 유잉무이를 시작했을 때는 학교와 아르바이트를 함께 병행하던 때였어요. 그래서 학업, 아르바이트, 유잉무이 이 세 개를 전부 집중해야 하다보니 브랜드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빨리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더욱 초점을 맞추었죠. 그런데 그렇게 진행하다보니 스스로 자리가 안잡힌다는 느낌이 들고 방향성을 정할 필요성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번 연도에 휴학했습니다.

 

그리고 음식을 만들자고 방향성을 정한 뒤 가장 많이 그 변화가 드러난 것이 바로 사진이었어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업로드 하려면 눈에 띄는 사진을 찍어야 겠다고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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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는 사진 찍는 기술이 정말 부족했어요. 그래서 다른 작가님들을 보며 ‘다른 분들은 너무 예쁘게 잘 찍으시는데, 왜 내 사진만 이렇게 안예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저의 방이 지금의 일본스러운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깔끔한 화이트 톤의 방이기도 했고, 전체적으로 사진을 찍기가 애매했어요.

 

그래서 사진 찍을 공간을 조금이라도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해서 작은 진열장을 사고, 방 한 켠을 작은 포토존으로 꾸며서 그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게 되었죠. 그 이후로 유입이 늘어나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하하.

 

 

- 작가님의 앞으로의 목표를 말씀해주신다면?

 

저는 취업하는 것이 정말 싫어요. 제가 중학교 때부터 ‘너는 꿈이 뭐야’라고 누군가 물어보면 ‘CEO’라고 대답을 할 정도로 저는 저 스스로가 취업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기 떄문에 유잉무이를 일찍 시작한 것도 있어요. 저는 겁이 많거든요. 그래서 실패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성격이죠. 그래서 만약 실패를 한다면 차라리 학교를 다닐 때 실패를 하는 것이 낫다고, 졸업하고 실패하면 너무 늦어진다고 생각을 한거예요.

 

올해 목표가 1만 팔로워를 달성하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일찍 달성하게 되어 기분이 참 좋네요. 하하.

 

제가 키링을 주력으로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는 스티커나 북커버 등의 패브릭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워낙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이 많다보니 차근차근 하나씩 다 해보며 가능한 이 일을 오래 쭉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굉장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제가 연락을 나누는 한 분 한 분 대화의 마무리로 꼭 ‘감사합니다’를 붙이는 편이에요. 그런데 그것이 그냥 예의상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 아니고, 모두 진심이에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께서 저에게 관심과 애정을 주시기 때문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 자리를 통해 다시 인사 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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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푸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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