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깃발부대 인터뷰와 함께 다시 보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4

우리가 락 페스티벌을 즐기는 법
글 입력 2024.08.1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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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날, 뜨거운 열정으로 -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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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챙기는 나에게 누군가 물었다. 

“페스티벌을 왜 더운 한여름에 해?”


나는 대답했다.

“그게 바로 락이니까.“


 

최고기온은 34도, 깃발이 펄럭이고 하늘에는 비눗방울이 떠다니고 사람들은 열광한다. 땀에 흠뻑 젖은 이들이 거리낌 없이 몸을 부딪히고 손을 들고 춤추며 뛰어논다. 락을 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하고 페스티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지나칠 수 있을까. 더위 같은 건 사소한 장애물에 불과하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무더위에도 8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에 걸쳐 15만명에 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송도달빛축제공원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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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wave to earth 미쳤다-! (관객)

이 더위에 이걸 보러오는 당신들이 더 미쳤어 


- Wave to Earth



좋아하는 아티스트 공연에 스탠딩으로 참여해서 신나게 뛰고 슬램에 참여하다보면 체감온도는 더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다.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만큼 단순한 열정만으로는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그래서 이번 2024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더위를 대비한 수많은 대비책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Global Stage 공연장은 실내 공연장으로 마련되어 공연이 없는 시간에는 600명 규모가 이용할 수 있는 쿨존으로 활용되었고, 곳곳에 천막 형태로 만들어둔 의료쿨존과 쿨버스가 포진되어 있었다. 더위에 지친 관람객들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쿨버스는 관람객들의 이용 수준과 일자에 따라 유동적으로 그 수를 추가하기도 했다.


안전을 대비해 경찰과 소방대원, 의용소방대와 현장 스태프들이 곳곳을 순찰하며 통제해주었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곡의 하이라이트마다 워터로켓 등의 무대장치를 활용해 퍼포먼스와 함께 열기를 식혀주었다. 한낮에는 인천 소방에서 지원나온 119 살수차가 수시로 물을 뿌려주었다. 사람들은 ‘이게 락페야 워터밤이야‘ 외치며 쾌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즐겼다. 무더위에 락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히 관객들의 열정이지만, 주최측은 그 열정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들이 즐거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한 준비를 해두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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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테포트는 함께 음악을 즐기는 장이기도 하지만, 아티스트들에게는 일종의 등용문이기도 하다. 매해 경쟁 오디션을 통해 쟁쟁한 펜타루키들을 배출하고 있고, 펜타루키들은 시간이 흘러 메인무대에 서거나 헤드라이너로 공연에 참여하기도 한다. 8월 4일 일요일 3일차의 헤드라이너였던 잔나비가 대표적인 예시다. 펜타포트는 “The Home Of K-Rock"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 수많은 락스타를 탄생시키고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등용문이자, K-Rock 양성소이자, 축제인 것이다.

 


인터뷰 때마다 기자님들이 물어보시는데

“밴드 붐은 옵니다.”

 

- 이승윤


 

실리카겔, 이승윤, 글렌체크, 터치드 등 다양한 밴드들이 최근 많은 사랑을 받으며 밴드음악 시장을 견인하고 있고 락스타로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 QWER 역시 밴드 음악으로 여러가지 화제성을 낳으며 대중들에게 밴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중성과 예술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주목받고 있는 밴드음악에 대한 전망은 현재 음악시장의 대표적인 뜨거운 감자다.


음원이 초반 1분에 청취자를 어떻게 후킹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좌우된다던 시절을 지나 숏폼 콘텐츠 위주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해지는 요즘, 긴 타임라인과 충분한 빌드업을 통해 폭발적인 사운드를 전달하는 밴드음악이 인기를 얻는 현상은 눈여겨볼 일이다. 발빠르게 시대를 반영하는 음악씬에서 시대를 거스르는 듯한 밴드씬의 인기는 상징적이다. 앞으로 밴드 음악이 보여줄 성과와 메시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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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펜타포트 라인업에는 해외 락스타들이 대거 포함됐다. 70대임에도 화려하고 노려한 음악을 선보이든 KIM GORDON이나 아티스틱하고 파격적인 무대 매너를 보여주는 일본 밴드 Toe,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GIRL IN RED, CREEPY NUTS, RIDE 등이 그 주역이다. 


첫째 날 헤드라이너였던 TURNSTILE은 관객들 사이로 몸을 내던지는 퍼포먼스는 물론, 무대 후반쯤 관객들을 무대 위로 불러올려 수백명의 사람들이 메인무대에 올라가 함께 무대를 즐길 수 있게 하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만들어주었다. 한국 페스티벌 역사상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일인데 이때도 주최측의 통제와 관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인해 사고없이 모두에게 즐거웠던 기억으로만 남을 수 있었다.


둘째 날 헤드라이너였던 JACKWHITE는 수준 높은 공연으로 자신이 왜 토요일 헤드라이너로 초대되었는지 톡톡히 증명했다. 세계적인 락스타로 이름을 익히 알고있던 관객은 물론, 처음 보는 이름이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려 궁금해했던 관객들에게도, 잭화이트가 연주를 시작하는 순간 모든 말이 무의미해졌다. 마치 이게 락이라는 듯 세계 정상급 락스타로서 강렬한 무대를 보여주었고, 락 페스티벌이라는 정체성을 바로세워주었다.


셋째 날 헤드라이너였던 잔나비는 고향에 온 것처럼 느껴졌다. 10년 전 펜타루키로 무대에 올랐던 그가 마지막날 헤드라이너로 공연을 올렸다. 아티스트와 주최측, 관객들 모두에게 특별한 순간이었다. 헤드라이너 세명 중 유일하게 국내 아티스트였고 각별한 의미가 있는만큼 마지막날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늦은 시간까지 진행된 공연이 끝난 후 돌아오는 날은 월요일이었지만, 자리에 함께했던 모두는 한 주를 살아갈 힘을 얻은 듯 보였다.



 

락 페스티벌의 상징! 깃발부대를 만나다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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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 페스티벌을 즐기는 문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깃발 부대일 것이다. 


페스티벌마다 등장해 흥을 돋우고 슬램을 주도하고 가수와 아티스트 모두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주는 깃발 부대들이 있다. 페스티벌마다 항상 등장하는 네임드 깃발도 있고, 그 날 라인업이나 취향에 따라 그때 그때 등장하는 참신한 깃발들도 있다. 


그들은 누구길래, 매번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는 걸까? 그리고 그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번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도 공연을 즐겁게 이끌어준 깃발 부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얘들아 베이스가 할 말 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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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얘들아 베이스가 할 말 있대] 깃발을 들고 참여한 장유선입니다. 


저는 악기 중에서 베이스 소리를 제일 좋아해요. 베이스가 낮은 음을 내다보니 드럼이나 일렉기타에 비해 잘 안 들린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장난으로 베이스가 대답해도 없다고 치거나 ‘왜 너 기타에서는 소리가 안 나?’ 이렇게 묻기도 하거든요.(웃음) 그런 드립을 활용해서 베이스의 매력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베이스가 할 말 있으니까 들어줘! 라는 뜻을 담아 제작했습니다.


저는 깃발을 들고 페스티벌에 참여한 게 처음이에요. 확실히 신경써야 할 점이 많더라고요. 전선에 걸리거나 무대를 가리지 않도록 위치를 잘 잡아야하고, 바람이 세게 불면 넘어지지 않도록 꽉 잡아야 하기도 해요. 다른 참여자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니까요. 깃발을 처음 들었던 금요일에는 하루 종일 깃발을 신경 쓰느라 하늘을 쳐다봐서 마지막 공연쯤엔 목이랑 어깨가 너무 아프기도 했어요.



깃발부대들이 매번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궁금해요! 어쩌다 처음 깃발을 만들었고, 페스티벌에 깃발을 들고 참여하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작년에 부산락페스티발에서 처음 깃발을 보고 저도 흔들어 보고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관심을 가지다 보니 깃발의 역할이나 의미에 대해서 더 찾아보게 되었고, 축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깃발을 들고 페스티벌에 오는 분들이 정말 즐겁고 재밌어보였거든요.


처음 시작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깃발 매너도 찾아보고 깃발을 흔들기 위해 운동도 시작하며 진지하게 준비했던 것 같아요. 여담이지만 깃발 때문에 헬스를 시작했다가 헬스에 빠져서 매일매일 운동을 하는 운동 중독자가 되어버렸어요.(웃음)



제작한 깃발의 컨셉이나 차별점에 대해 자랑해주세요!


베이스에 관련된 깃발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베이스가 정말 매력있는 악기라서 사람들이 베이스를 더 좋아해 줬으면 하는 마음에 깃발을 제작했어요. 아, 제가 베이스 좋아해달라고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베이스 그렇게 찬밥 신세는 아닙니다. 베이스의 매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깃발을 들고 페스티벌에 오면 좋은 점은요?


페스티벌을 1000%즐길 수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깃발을 안 들고 참여했을 때보다 들고 참여했을 때의 만족도가 더 높았어요. 무대를 하는 아티스트에게도 힘을 주고 함께 공연을 즐기는 관람객들에게도 에너지를 주면서 내가 이 페스티벌에 참여해서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다른 분들이 깃발이 너무 좋다고 칭찬을 해주거나 사진을 찍어가거나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할 때 다른 사람들의 축제에 제가 즐거움을 더해준 것 같아 뿌듯했고요.


물론 깃발을 드는 건 힘들어요. 손도 아프고 체력도 필요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이래저래 신경도 써야 하거든요. 하지만 공연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나의 에너지와 흥을 온 힘을 다해 표현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날에는 깃발에 완전히 적응해서 방방 뛰면서 깃발을 흔들었는데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습니다!



락 페스티벌 문화에서 깃발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깃발이 락 페스티벌을 락 페스티벌답게 만들어주고 관객과 아티스트에게 재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 락 페스티벌에 깃발이 없는 모습은 잘 상상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만큼 락 페스티벌에서 깃발은 하나의 구성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없으면 허전한 존재가 되었죠. 재밌는 문구로 관객에게 웃음을 주고, 슬램을 주도하며 다 함께 무대를 즐기고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깃발이 페스티벌에 주는 즐거움은 정말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깃발을 보고 함께 즐기실 다른 참여자분들께 하고싶은 말 있으신가요?


함께 펜타포트를 즐겼던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처음 깃발을 들었을 때 엄청나게 걱정되고 떨렸는데 제 깃발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사진도 찍으시고 말도 걸어주셔서 점점 힘차게 펄럭일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또 깃발을 흔들고 있을 때면 주변 분들이 적당히 거리를 두고 서주시는 등 알게 모르게 많이 배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또 페스티벌에서 만나게 될 다른 참여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사진이 찍고 싶으면 깃발러 분들께 말씀하면 흔쾌히 응해주시니 용기 내서 부탁드려보세요! 저도 깃발과 함께 사진이 찍고 싶었지만 차마 부탁드릴 용기가 안 나서 사진을 못 찍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막상 들어보니 오히려 사진 찍고 싶다고 먼저 말해주시는 게 기분 좋더라고요. 한 번 흔들어보고싶은 분들도 요청하시면 다들 흔쾌히 응해주실거에요. 



이번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어떠셨어요?


엄청 더웠지만 3일내내 출석할 만큼 재미있었어요. 공연을 보고 뛰어놀 때만큼은 더위가 상관없었고 워터캐논나 소방차에서 물을 뿌려줄때는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다만 사람이 많다보니 질서유지가 쉽지 않았고 슬램이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해 아쉬웠던 것 같아요. 



락페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신다면요?


가장 큰 매력은 해방감이라고 생각해요. 락페에서는 아무 눈치 볼 필요 없이 그저 하고 싶은 데로 노래를 들으며 마음껏 속에 있던 흥을 표출할 수 있거든요. 내가 자리에서 방방 뛰든 춤을 추든 함성을 지르든 노래를 부르든 그 누구도 개의치 않으니까요. 그리고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락페에서 새로운 밴드를 만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깃발을 들고 다니고 싶은 사람으로서 즐겁고 건강한 페스티벌 문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시간 되시면 유튜브에 베이스 플레이리스트 들어보세요! 정말 좋은 음악이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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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하는 곳, 슬램쉬는 곳, 제습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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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하는곳, 슬램쉬는곳, 제습하는곳]깃발을 들고 참여한 박지원입니다. 본업은 개발자이고, 디자인도 종종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슬램하는곳>만 들고 다니다가 <슬램쉬는곳>을 추가했고, 실리카겔의 팬이라서 실리카겔 버전으로 <제습하는곳>을 만들었습니다.


지하철 표지판 형식을 빌려 시인성과 주목성을 극대화시키고자 하였습니다.



깃발부대들이 매번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궁금해요! 어쩌다 처음 깃발을 만들었고, 페스티벌에 깃발을 들고 참여하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저는 피크페스티벌이 첫 락 페스티벌이었어요. 코로나 직후에 ‘지속가능한덕질’이라는 깃발을 들고다니는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함께 갔다가 전염되었어요.(웃음) 그 이후로 페스티벌도 많이 다니고 깃발도 들고 다니고 있습니다. 



내가 제작한 깃발의 컨셉이나 차별점에 대해 자랑해주세요!


다른 깃발보다 깔끔하다고 생각해요. 랜드마크와 포토존의 역할을 같이 할 수 있으면서도 사람들에게 공연 상황에 대한 정보를 주고 싶었어요. 덕분에 슬램하는 분들이 안내판처럼 제 깃발을 보고 찾아오시기도 해요.



락 페스티벌 문화에서 깃발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다른 분들이 다른 역할(아티스트 응원, 관객의 메시지)을 잘 말해주실 것 같고, 저는 랜드마크로서의 기능을 말하고 싶습니다.


대형 락페스티벌은 통신이 잘 터지지 않아요. 와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카카오톡/문자/전화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한데, 스탠딩존으로 오시는 분들은 '어느 깃발 아래서 봐~'하고 오시는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스탠딩존에서는 위치를 알려주는 만남의 광장 같은 랜드마크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합니다.



깃발을 보고 함께 즐기실 다른 참여자분들께 하고싶은 말 있으신가요?


사실 공연장에서 '깃대'라는 물건이 안전하기만한 물건은 아니에요. 격하게 휘두르거나 슬램을 하다보면 쉽게 부러질 수 있고 그 즉시 흉기가 되어 누군가를 찌를 수 있는 물건이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깃발을 들 때는 거기에 대한 책임감을 꼭 가져야 해요. 재밌으려고 든 깃발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면 안 되니까요. 


깃발을 들고 싶으시다면 깃대를 항상 수직으로 세워서 사람이 부딪히지 않게 하고, 뒷사람들의 시야를 가리지 않게 높은 걸로 들어주세요. 깃대가 높아지면 무게는 자연스레 무거워지는데, 내가 깃발을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바로 스탠딩존에서 깃발을 내리고 안전한 곳에 깃발을 두고 와주세요.


가장 중요한건 '나'의 재미보다 관객들의 안전입니다.



락페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신다면요?


저희들끼리는 대형 페스티벌을 '명절'이라고 부릅니다. 꼭 인사하지는 않아도 나와 함께 놀았던 친구들을 만나는 장소니까 매년 그 페스티벌이 열리면 서로를 만나러 가는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페스티벌에 ‘간다/안 간다’를 크게 고민하지 않아요. 라인업도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어느 라인업에도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즐길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저는 깃발을 드는 사람들 중에서는 락페스티벌을 다닌지 오래되지 않은 편이에요. 그래서 부끄럽고 조심스럽지만, 깃발을 들고 있는 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최대한 하려고 합니다. 모두 다같이 안전한 페스티벌을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다른 페스티벌에서 깃발을 흔드는 저를 본다면 반가운 인사와 함께 물을 건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살아남으려면 물이 정말 많이 필요하거든요.(웃음)


 

*

[롹커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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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펜타포트에 ‘롹커가 되’ 깃발을 들고 참여한 행당산너구리 입니다. 요즘 ‘~가 되‘ 밈이 유행이더라고요. 락페에 맞게 응용해서 깃발을 만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깃발을 들고 참여했던 페스티벌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본격적으로 깃발을 만들어 놀기 시작한 것은 작년 ’DMZ 피스트레인’부터였어요. 펜타포트에 비하면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좋지도 않고 짱짱한 글로벌 헤드라이너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최전방이라는 특수성, 평화와 화합이라는 메시지, 아름다운 풍경이 매력인 페스티벌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DMZ의 진정한 헤드라이너는 관객인 것 같아요. 현시점 락놀이를 가장 잘 즐기는 관객들이 오는 페스티벌이 DMZ라고 전 생각합니다.



깃발부대들이 매번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궁금해요! 어쩌다 처음 깃발을 만들었고, 페스티벌에 깃발을 들고 참여하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2009년에 처음 락페스티벌을 갔는데, 깃발을 든 형들이 슬램이나 핏을 주도하는 모습이 멋있어보였어요. 언젠가 나도 깃발을 만들어야지 생각하다가 2013년 펜타포트부터 친구들와 깃발을 만들었어요.


그땐 깃발을 어디서 제작하는지 깃대는 뭐로 쓰는지 아무 정보가 없었어요. 그래서 깃발을 손수 마카로 천에 그렸고 철물점에서 구한 PVC 파이프를 깃대로 사용했었죠. 무게는 무겁고 휴대도 힘들고 여러모로 불편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저희도 즐거웠고 다른 관객들도 재밌게 봐주셨기에 좋은 추억이 되었어요.(웃음).



제작한 깃발의 컨셉이나 차별점에 대해 자랑해주세요!


저는 재밌는 깃발을 만들고 싶었어요. 락페에 온 사람들이 이따금 고개를 들어 깃발을 봤을 때 피식하고 웃을 수 있는 그런 깃발이요. 


이번엔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간결한 깃발을 만들려고 했어요. 전에 만들었던 깃발은 패러디를 알아차리신 관객분들은 재밌게 봐주셨지만 깃발의 가독성이 좋진 않았기에 오래 고개를 들고 있어야 깃발 속의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또 밈을 모르더라도 재밌게 볼 수 있고 밈을 아는 사람은 더 웃을 수 있는 그런 깃발이었으면 했죠. 그 결과물이 이번 ‘락커가 되’ 깃발이에요. 실제로 이전에 만들었던 깃발보다 더 반응이 좋아서 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깃발을 들고 페스티벌에 오면 좋은 점은요?


일단 제일 좋은 점은 일행 찾기가 정말 편합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운집하다보니 핸드폰으로도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는 게 힘들 때가 있는데, 깃발이 있으면 일행의 위치를 손쉽게 확인이 가능하죠. 또 음악이 고조되는 구간에 맞춰서 깃발을 흔들다 보면 고양감이 들어요. 그 카타르시스를 좋아해요.



락 페스티벌 문화에서 깃발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락 페스티벌에 많은 깃발이 운집해있는 풍경이 전 멋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깃발이 허용되는 페스티벌 자체가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거든요. 각양각색의 깃발이 모여있는 풍경이 한국 락페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 같아요. 깃발은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일 수도 있고 자신의 센스를 뽐내고 싶은 수단이 될 수도 있죠. 뭐가 됐든 그걸 표현하고 즐기는 자체가 전 ‘락’스럽다고 생각해요.


또 깃발 근처엔 락놀이(슬램, 모싱 등)가 항상 일어나죠. 과거엔 깃발을 든 기수들이 음악을 전부 숙지해와서 음악이 고조되는 시점에 맞춰서 적절하게 기수들이 관객들을 잘 놀 수 있도록 이끌어줬어요. 하지만 지금은 깃발이 많아진 만큼 그런 부분에서의 능숙함은 떨어졌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럴 땐 해당 아티스트 깃발을 찾아가시면 즐겁게 노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깃발을 보고 함께 즐기실 다른 참여자분들께 하고싶은 말 있으신가요?


깃발을 싫어하시는 팬 분들도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스크린을 가린다든지 과도하게 핏을 벌린다든지 하는 이유에서요. 그런 부분에 대해 기수들이 신경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안전 문제는 더더욱요. 아직은 깃발에 대한 불만이 크게 나오진 않지만 언젠간 쟁점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 락페스티벌의 깃발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서로 배려하면서 락페의 깃발을 되도록 오래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어떠셨어요?


금요일 Turnstile 공연에서의 관객 무대 난입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앞으로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을거야’라고 생각되는 광기의 순간이었죠. 정말 과격하고 즐거웠어요. 안전사고 없이 끝나서 다행입니다. 가능하면 늙어죽을 때까지 이 문화를 많은 사람들과 즐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락페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신다면요?


락페는 내가 몰랐던 나를 찾게 되는 공간인 것 같아요. 내향적인 내가 외향성을 발견하게 되고 논리적인 내가 감성적이게 되는 그런 공간이요. 서로간의 벽을 허물고 어깨동무를 하기도 하고 춤도 추다보면 일상의 문제가 사소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나아가 인류애를 느끼는 순간들도 있죠. 우리가 같이 음악을 즐기고 춤을 출 수 있고 손을 잡을 수 있는 건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이잖아요. 내가 인간이어서 다행이고 나와 손을 맞잡은 누군가도 인간이어서 감사하다고 느껴지는 그런 순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락페를 다니다 보면 자주 보이는 깃발들이 있어요. ‘퇴사’ 라든지 ‘지속가능한 덕-질’이라든지. 저 같은 경우는 다른 기수분께 인사를 건네진 않는 편이라 사적으론 모르는 관계지만, 늘 보이던 깃발이 안 보이면 ‘이번에 왜 안 오셨지?’하는 생각이 속으로 들어요. 그런 관계가 재밌어요.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서로의 존재를 알고, 출석한 깃발을 보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관계요. 계속해서 앞으로도 그 깃발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그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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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T발 락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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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T발 락이야?] 깃발을 들고 참여한 한건희입니다. 깃발은 작년에 제작했는데 작년에 유행했던 밈이었던 T발 너 C야? 밈에서 착안해서 깃발을 제작했습니다.



깃발부대들이 매번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궁금해요! 어쩌다 처음 깃발을 만들었고, 페스티벌에 깃발을 들고 참여하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저는 옛날부터 15년이 넘게 락페에 다녔습니다. 어릴 때는 혼자 혹은 여자친구와 같이 락페를 다녔는데 학교 후배 중에 음악을 너무 좋아하지만 락페경험이 없는 친구들을 경험시켜주기 위해 데리고 온 것이 점점 인원이 늘어나서 동아리 아닌 동아리처럼 되어버려서 지금까지 오게됐습니다.


그러다가 사람이 많아지니 우리만의 깃발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렇게 탄생한것이 [너T발 락이야?]입니다.



제작한 깃발의 컨셉이나 차별점에 대해 자랑해주세요!


유명한 밈을 잘 활용한 깃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유행이 지난 밈인 것 같아서 깃발 리뉴얼을 하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즐겨주셔서 당분간은 계속 이 깃발을 들고 갈 것 같아요. 



깃발을 들고 페스티벌에 오면 좋은 점은요?


일행들이 어디에서나 깃발을 보고 모일 수 있다는 게 제일 편했습니다. 어디 있는지 찾고 전화하지 않아도 깃발을 보고 모일 수 있으니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일행들끼리 소속감도 한층 더 높아지는 것 같아요. 



락 페스티벌 문화에서 깃발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깃발은 락 페스티벌의 고유한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개성을 드러낸 깃발을 보며 재미있게 즐길 수 있고, 락페에 와서 깃발들이 모여있는 장면을 보면 아 락 페스티벌에 왔구나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기수와 술래(플레이어)들이 호흡을 맞추며 슬램존을 만들고 재밌는 슬램을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것이 깃발의 큰 역할이기도 합니다. 깃발을 들고있으면 많은 분들이 물어보기도 하고 존을 만든다고 하면 도와주시기도 합니다.



깃발을 보고 함께 즐기실 다른 참여자분들께 하고싶은 말 있으신가요?


무대가 끝나고 "감사합니다. 내일도 열심히 해주세요!" 하며 인사해주신 분이 계셨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도 올해도 덕분에 정말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내년에도 더 즐겁게 놀아요!!



이번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어떠셨어요?


더위 때문에 조금 힘들었지만 김말국(김치말이국수) 먹으면서 열 식히고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평년보다 라인업이 조금은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무대에서 놀면서는 전혀 아쉬움을 느끼지 못했어요.



락페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신다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무대를 보며 즐기는 그 장면 자체가 감동입니다. 덥고 힘들어도 다음날부터 생각나고 또 가고싶은 꼬순내같은 매력이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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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보장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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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것저것 보장하락] 깃발을 들고 참여한 비니입니다. 저희는 학교에서 만난 여성 혹은 퀴어 친구들인데요. 이것저것 보장하란 의미로 이것저것 보장하라 밈을 깃발로 만들었어요.


작년과 올해 펜타포트에 참여했어요. 작년엔 깃발업체에서 준 깃대에 달고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무겁더라고요. 다른 기수분들은 가볍게 휙휙 잘 흔드시길래 가서 여쭤보니, 뜰채를 이용하셨다는 거예요! 그래서 올해는 뜰채를 구입해 덜 무겁게 흔들 수 있었답니다. 



깃발부대들이 매번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궁금해요! 어쩌다 처음 깃발을 만들었고, 페스티벌에 깃발을 들고 참여하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작년 펜타포트에 참여했던 친구들과 의견을 모아 제작했어요. 올해 뒷풀이에서, “찐따 특.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어함.”이란 농담을 주고받았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마음으로 깃발을 제작했던 것도 같아요. 여기저기에서 모인 여러 친구들을 한데 묶어주는 역할을 해주길 바랬던 거죠. 


 

제작한 깃발의 컨셉이나 차별점에 대해 자랑해주세요!


한 친구가 애인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았대요. “그래서 너희는 뭘 보장하라는 거야?” 농담으로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뭘 보장해야 할 것 같은데?”하고 물어보라고 했어요. 각자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떠올리며 애매한 동질감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차별점이라면 저희는 손글씨라 귀엽습니다.(웃음)



깃발을 들고 페스티벌에 오면 좋은 점은요?


친구들이랑 모이기에 이만한 게 없더라고요. 우리 깃발 아래서 보자! 하면 그만이니까요. 물론 슬램을 주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저희는 다른 멋진 기수분들과 함께 인파 한가운데에서 커다란 슬램을 주도하진 않아도, 옆쪽에서 망설이고 계신 분들과 소소하지만 즐거운 슬램을 즐길 수 있었어요.



락 페스티벌 문화에서 깃발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관객들의 정체성을 드러낸다고 생각해요. 단적인 예로, 올해 걸인레드가 노래할 때 무지개 깃발이 휘날리는 걸 보고 살짝 눈물났거든요. 무대와 관객이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방식이 아닐까 싶어요. 또 관객끼리 상호작용하는 장벽을 훨씬 낮춰주기도 해요. 깃발을 보고 귀엽다고, 재밌다고 말 걸어주시는 분들과 함께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깃발을 보고 함께 즐기실 다른 참여자분들께 하고싶은 말 있으신가요?


다른 멋진 기수분들이 너무 많지만, 대규모의 슬램에 끼기 망설여졌던 내향적인 분들! 저희와 함께 소심하게 즐겨요. 혹시 깃발을 흔들어보고 싶은 분들도 말걸어주세요. 마음속에 보장하고 싶은 것이 있는 분들께 언제든 내어드릴게요. 



이번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어떠셨어요?

 

너무 즐거웠어요. 특히 금요일 킴고든과 턴스타일의 무대는… 범성애자 친구들의 혼을 쏙 빼갔어요. 뒷풀이 자리에서 킴고든 베이스 세션분과 턴스타일 드럼 세션분 이야기를 얼마나 했는지 몰라요. 



락페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신다면요?

 

라이드, 브로큰발렌타인과 같이 밴드를 사랑하는 친구들의 마음 깊은 곳에 전세 낸 분들과 더불어 녹황색사회, 오리사카 유타같은 새로운 이상형들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 많은 아티스트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내년 락페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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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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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오늘 내 생일] 깃발로 락페에 참여한 김범준입니다! 마침 생일에 락페를 가게 돼서 만들어 갔어요.


저에게 깃발부대는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락페를 즐기려고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저도 이번 펜타포트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놀고 슬램할 작정으로 깃발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제작한 깃발의 컨셉이나 차별점에 대해 자랑해주세요!


제 생일을 알려준다는 점! 누구보다 재밌게 놀겠다는 각오와 다짐을 담아 깃발을 제작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메시지가 먼저 정해지지는 않았어요. 깃발에 넣을 메시지를 고민하다가 락페 첫날이 제 생일이라는걸 알게 되어서, 그 날 바로 포토샵으로 깃발을 디자인하고 제작을 맡겼어요. 깃발에 생일이라고 적어놓으면 아티스트가 혹시라도 내 생일을 알아보고 축하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 것 같아요.(웃음)



깃발을 들고 페스티벌에 오면 좋은 점은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생일을 축하해줬어요. 본인도 오늘 생일이라고 하시면서 제 깃발을 들고 사진을 찍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열 분 넘게 깃발을 빌려드리고, 생일을 축하해드렸는데 깃발이 없었다면 절대 경험하지 못했을 경험을 했습니다. 제 자신을 표출하고, 그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게 깃발의 가장 즐겁고 좋은 점인 것 같아요.

 

 

락 페스티벌 문화에서 깃발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이번에 느낀 가장 실질적인 역할은 슬램존의 표시에요. 저도 슬램존을 찾을 땐 깃발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요. 그러다보니 깃발부대는 슬램존의 중앙에 서게 되는 경우가 많고, 그에 따라서 슬램을 주도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가장 눈에 잘 띄는 사람들이다보니, 슬램존을 넓히고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유리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그런 역할까지 맡게 되는 것 같아요.



깃발을 보고 함께 즐기실 다른 참여자분들께 하고싶은 말 있으신가요?


깃발이 잔뜩 휘날리고 있는 곳으로 오세요. 같이 열심히 슬램 해요!



이번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어떠셨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더위 대비도 정말 잘 되어 있었다고 느꼈고요. 특히 인파가 많이 불어났을때는 스태프가 경광봉을 들고 "과도한 락놀이"를 제지하러 왔었는데요. 이걸 보면서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심하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어요. 상황이 해결되면 스태프도 엄지를 올려주면서 그 외의 불필요한 제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시 하려던 걸 할 수 있었거든요.



락페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신다면요?


재밌게 노는 것 외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과 다 같이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다는 유대감! 신나면 소리지르고, 모르는 사람과 어깨 동무하고 춤추고, 팔짱끼고 (생일 축하도 하고요), 락페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제 깃발을 좋아해주셔서 개인적으로 뿌듯하기도 했고, 살아생전 가장 많은 축하를 받은 생일이 되기도 했습니다. 축제에 오신 분들 모두들 너무 고마워요! 다음에도 락페에서 봅시다!



*

[락페의 민족/ 슬램의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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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펜타포트에 [락페의민족&슬램의민족] 깃발을 들고 참여한 박종민입니다. 배달의민족을 패러디해서 깃발을 만들었습니다 (2023년도 제작)


펜타포트는 10년 이상 다니고 있어요. 라인업에 대한 걱정이 있어도 막상 가면 항상 재밌게 노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주최측에서 락과 대중성을 전부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모르는 뮤지션을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시기 자체가 항상 더위가 동반되는 힘든 페스티벌이지만 사람들이 꼭 찾는 페스이벌이고 개성있는 관객도 많다고 느껴져요. 하지만 초창기에 비해 달빛축제공원 주변이 아파트 도심지가 되면서 소음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수용인원을 고려해 다른 대체 부지의 선정도 고려되면 좋겠어요.



깃발부대들이 매번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궁금해요! 어쩌다 처음 깃발을 만들었고, 페스티벌에 깃발을 들고 참여하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2022년도 코로나가 끝난 첫 펜타포트에서 의미있는 깃발을 만들고 싶어서 "슬램 전(前) 거리두기"깃발을 제작해서 들고 참여를 했습니다. 코로나 시기의 거리두기 + 슬램하기 전 슬램핏에서 거리 벌리기, 이중적 의미로 깃발을 제작했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다른 깃발을 생각하다 배달의 민족 패러디로 락페의 민족을 제작했고 일행 하나가 추가되어 슬램의 민족 깃발을 함께 들고 펜타포트에 다녀왔습니다. 



제작한 깃발의 컨셉이나 차별점에 대해 자랑해주세요!


제가 깃발을 만들 당시에는 깃발을 만드는 팁도 없고, 방법을 아는 사람도 적어서 애로사항이 있었어요. 이번에 제작한 깃발을 든 캐릭터는 제가 컨셉을 스케치하고 일러스트레이터분께 의뢰해서 캐리커쳐로 제작했습니다. 폰트도 배달의민족과 같은 폰트입니다.



깃발을 들고 페스티벌에 오면 좋은 점은요?

 

일행들과 떨어졌을때 하나로 모일 수 있는 스팟이 됩니다. 각자 놀다가도 깃발 보고 모이거든요. 저희 모임은(모임명 Festival crew. 락페의 민족) 혼자 페스티벌 다니던 사람들이 일행을 찾다 모여서 만들어진 모임이라 각자 놀다가도 모일 구심점이 필요했습니다. 그 역할이 깃발이 되었고 모임의 아이덴티티가 되었습니다.


사진찍을 때도 (개인,단체) 깃발이 있으면 더 좋아보입니다. 락페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좋고, 슬램핏을 유도하는 재미도 있어요.  슬램에 적합한 곡이 나올 때, 좋은 타이밍에 슬램을 유도하면 생기는 희열이 있습니다.



락 페스티벌 문화에서 깃발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밈이나 이슈를 활용해 개인이나 단체의 개성을 표현 할 수 있고, 팬 깃발로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역할도 있어요. 하지만 다른 관객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깃발은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들어야 해요.



깃발을 보고 함께 즐기실 다른 참여자분들께 하고싶은 말 있으신가요?


특이하거나 재밌는 깃발 보고 사진 많이 찍으시고, 함께 즐겨주세요! 얼마나 무거운지 궁금하거나 깃발이랑 사진 찍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락페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신다면요?


저는 락페에서 에너지를 받는다고 표현을 합니다. 1년간 내가 일하고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를 락페에서 얻어요. 특정 아티스트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라이브로 음악을 듣는게 만족스럽고, 락페가 열리는 2일 3일간은 아무 걱정 없이 놀 수 있어서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Rock Will Never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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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커서 락스타가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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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시골에서 공중보건한의사로 일하고 있고 이번에는 [엄마 나는 락스타가 될래요]라는 깃발을 들었던 사람입니다. 


저는 친구들사이에 있을때 매번 입버릇처럼 "락스타"라는 말을 달고 살곤 하는데 이걸 한번 재치있게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또 매번 저는 페스티벌을 혼자 다녀요. 요즘 커플들의 애정어린 모습을 보고 락스를 마신다는 밈이 뜨더라고요. 그래서 재치있게 녹여보고자 이런 디자인의 깃발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계기와 마음으로 깃발을 들고나오셨는지 궁금해요. 깃발 없이 페스티벌에 다닐때랑 깃발을 들고 나서랑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나 좋은 점은 뭔지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세요. 


저는 전부터 락 페스티벌을 다녔지만 깃발은 올해 DMZ 피스트레인 때부터 들었습니다! 처음 페스티벌을 다녔을 무렵에는 개인보다는 크루나 모임에서 들고나온 깃발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는 솔직히 깃발을 들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어느새 개인들도 깃발을 많이 들고 오기 시작하고, 재치있는 문구로 웃음을 남겨준 게 좋은 인상으로 남아서 "나도 한번 해볼까?"란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사실 페스티벌을 즐길 때 혼자서 뛰거나 슬램존에 섞여서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정도였었는데, 깃발을 들고나니까 아티스트의 셋리스트도 공부하게 되고 관객들의 분위기나 공간 확보도 신경쓰게 되고 무대를 폭 넓게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전 페스티벌의 매력이 아티스트의 공연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음악과 아티스트와 관객간의 열정적인 상호작용이라 생각하는데, 깃발과 깃발러들이 가교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페스티벌을 완성하는데 하나의 퍼즐 역할을 하게 된거 같아 나름 보람찼습니다.


다만, 깃발을 들고 다니는 것이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쉬운 일만은 아니었어요.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했으니까요. 평소 페스티벌을 갈 때에는 노래를 예습해가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는데 깃발이 슬램을 지휘하는 역할도 맡아야 하기 때문에 공부하느라 애를 썼습니다. 


나름 락 페스티벌 문화를 잘 알고 꽤나 즐겼다고 생각했는데 깃발을 들고 나오는 건 또 다른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깃발을 들고 싶은 분들은 페스티벌 문화를 많이 알고 기본적인 매너를 같이 숙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락페스티벌의 매력과 이번 펜타포트 후기에 대해 자유롭게 들려주세요. 


이번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다룬 한 기사에서 이렇게 언급하더군요! 락페스티벌은 관객의 것이라고. 금요일 헤드라이너였던 턴스타일의 공연에서 일어난 무대난입이 이런 즐거움을 잘 보여준 것 같아요. 락페스티벌은 단순한 공연감상을 뛰어넘어서 관객인 내가 무대의 한 부분을 만들어가는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롭게 춤을 추고 때로는 몸을 맞부딪히고 환호성을 지르면서 무대의 한조각을 채워나가는게 페스티벌 아닐까요? 단독공연이나 콘서트와는 달리 아티스트와 대등한 위치에서 무대를 만드는게 페스티벌이라고 생각합니다. 


늘어난 관객 수를 보며 우리나라에 밴드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졌구나 느꼈어요. 어쩌면 21세기 이후에 최고의 밴드 전성기를 지금 내가 같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나와 같은 취미를 함께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내가 이 취미를 가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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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페가 장난이야? 놀러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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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제작한 깃발의 컨셉이나 차별점에 대해 자랑해주세요!


2017년 렛츠락 페스티벌에서 공연은 안 보고 돗자리에 누워있던 친구에게 "공연 안보고 뭐해? 놀러왔어?!"라고 장난스럽게 했던 말이 깃발의 문구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 다양한 락페스티벌에 깃발을 들고 찾아다녔고 함께 놀았던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커뮤니티가 되었습니다. 락페스티벌 외에도 구성원 중에 좋아하는 밴드가 나오는 지역축제에 깃발을 들고 찾아가기도 합니다.



어떤 계기와 마음으로 깃발을 들고 나오셨는지 궁금해요. 깃발 없이 페스티벌에 다닐 때랑 깃발을 들고 나서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나 좋은 점은 뭔지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세요. 


덥고 활동량이 많은 페스티벌에서 깃발을 들고 공연을 관람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이 깃발 아래 함께하면서 페스티벌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줄 수 있어요. 함께 원을 만들어 슬램을 하거나 펄럭이는 깃발 문구에 재미를 느끼시고 사진 찍어가는 분들을 보면 조금의 뿌듯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락페스티벌의 매력과 이번 펜타포트 후기에 대해 자유롭게 들려주세요. 


저희 모임은 락페스티벌을 사랑합니다. 특히 '페스티벌'이라는 단어에 더 집중해서 축제를 즐기는 마음으로, 어떤 출연진이 나와 좋다기보다는 락페스티벌이 열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행사 전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락페스티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펜타포트는 저희에게 명절같은 페스티벌이에요. 덥고 힘들지만 오랜만에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에 언제나 즐겁습니다. 특히 깃발을 들고 다니던 때부터 매년 다양한 행사에서 함께했던 '잔나비'가 펜타포트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을 때 그 시절 함께하던 추억들이 떠올라 살짝 눈물이 고이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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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씹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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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네 씹덕입니다] 깃발러입니다. 아티스트들 덕질을 좋아해서 그런 의미로 만들게 되었어요. 다른 분들 깃발 문구들을 보다보니 재밌어서 저도 만들게 되었어요. 깃발을 들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반갑게 인사도 해주셔서 그런 점이 좋고, 일행을 찾기에도 굉장히 좋아요. 

 

아무래도 깃발을 들고다니면 안전에 대한 부분이 문제일텐데 최대한 위험하지 않는 선에서 사용하려고 노력중입니다. 각자 다른 우리가 모이는 짧은 시간이지만 음악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게 락 페스티벌의 제일 큰 매력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불편한 점이 생길수밖에 없는데 이번 펜타포트에서는 라인업도 좋고 재밌게 잘 놀다 가네요.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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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에 죽고 락에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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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락에 죽고 락에 살자] 깃발을 들고 참여한 최재영입니다. 


락페의 민족 깃발러와 같이 페스티벌을 다니다가, 나도 한 번 들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깃발을 제작하게 되었어요. 대학교 슬로건이 ‘의에 죽고 참에 살자’라서 이걸 변형해서 ‘락에 죽고 락에 살자’로 만들었어요! 힘들지만 사진 찍기에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페스티벌은 사람이 적고 나름 시원할 때 하다보니 쾌적한 점이 좋지만, 펜타포트만큼 사람이 많고 열정적인 곳이 없다고 생각해요. 가장 더운 시기에 가장 뜨거운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페스티벌이니까요. 작년에 김창완 선생님께서 '락이란 음악으로 전세계 젊은이가 하나되는 페스티벌'이라고 하셨는데, 락 페스티벌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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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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