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쥐롤라'부터 '피글렛'까지, 뮤지컬스타 [드라마/예능]

글 입력 2024.08.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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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 채널 ‘빵송국’의 콘텐츠 <뮤지컬스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 명의 개그맨 이창호, 곽범, 김해준이 각자 ‘이호광’, ‘곽필립’, ‘김민준’이라는 부캐릭터로 변신해 유명한 뮤지컬 작품 속 대표 넘버를 들려주는 패러디 콘텐츠이다. 어딘가 익숙한 이름으로 ‘대배우’처럼 인터뷰하는 그들의 모습은 속된 말로 ‘킹받음’을 자아낸다.


그들이 노래한 모든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최근에 <뮤지컬스타 시즌4>에서 이호광이 부른 ‘Land of Lola’와 정선아 배우가 특별 출연한 ‘All That Jazz’가 특히나 크게 이슈되었다.

 



이호광 - Land of Lola

3분 48초부터 시작되는 '태권롤라'가 압권이다.

 

정선아 - All That Jazz

5분 47초에 춤을 추는 앙상블들은 '시카고 피자를 많이 먹은 앙상블들'이라고 불리고 있다.

 

 

오늘은 그들의 콘텐츠가 관심 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남겨보고자 한다.


엉성한 가발과 옷차림, 너무 과한 메이크업으로 완성된 그들의 모습은 피식, 하고 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그러나 웃는 것은 언제나 보는 이의 몫이다. 영상 속에서 그들은 단 한 번도 웃지 않는다.


보다 보면 또 마냥 웃긴 것도 아니다. 노래 실력이 생각보다 너무 출중해서 “아니, 이걸 이렇게 잘한다고?” 하며 감탄하게 된다. 진지하게 열창하는 그들을 보면서 ‘아, 이 사람들 단순히 뮤지컬을 웃기기 위한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임하고 있는 듯했다.


자칫 잘못하면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었으나, 생각보다 높은 퀄리티의 무대, 조명, 음향과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그들의 모습이 더해져 많은 ‘뮤덕’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그들이 올린 영상에는 수많은 디테일들이 살아있었다. 하나의 넘버를 패러디하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많은 뮤지컬 영상을 보고 또 봤을지, 얼마나 오랜 시간 연습했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시즌별 콘텐츠의 개수가 많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들이는 공수가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크기변환]대성당들의 시대.jpg

 

 

중간중간 들어가는 이호광, 곽필립, 김민준의 애드리브는 넘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 정도로 잘 어울린다. 잘하려고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을 시점에서 항상 그들은 제동을 건다. 넘버가 끝나갈 무렵에 항상 삑사리를 내거나 과장된 행동을 해 영상이 끝날 때쯤에는 다시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제대로 불러줬으면’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물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자꾸 그런 식(?)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하고, 제대로 부르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지만, 나는 결국 그들이 내린 결론이 ‘본업에 충실하기로 한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아무리 실수(하는 척)해도 결국 사람들은 그들의 실력과 재능을 충분히 알아보았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 아닐까 싶다.

 

‘빵송국’ 세 명의 멤버들이 강렬한 넘버들을 잘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뮤지컬의 매력이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실제로 유튜브 댓글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스타> 덕분에 처음으로 뮤지컬을 예매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다.


새로운 팬들의 유입뿐만 아니라 기존 팬들 간의 소통 및 콘텐츠의 재활성화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뮤지컬스타> 콘텐츠의 댓글에서는 이미 뮤지컬을 본 관객들이 어떤 포인트를 잘 살렸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고, 해당 콘텐츠가 패러디하고 있는 원본 영상의 댓글에서는 “이호광 보고 왔다”, “나한텐 이게 정품이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크기변환]댓글 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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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뮤지컬 배우들이 초대되어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는데, 뮤지컬 배우 옆에서도 밀리지 않는 성량과 노래 실력으로 또 하나의 재미 요소를 선사하고 있다.


짧고 강렬한 콘텐츠로 뮤지컬 장르에 대한 접근성을 더욱 높이며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는 ‘빵송국’의 콘텐츠 <뮤지컬스타>. 이들이 앞으로 더 많은 뮤지컬 작품 속 넘버를 패러디해 주길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김지현.jpg

 

 

[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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