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맑고 반짝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람]

무언가를 순수하게 좋아하는, 제훈씨네와 김태리,홍경 배우
글 입력 2024.08.1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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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현대인처럼 나 역시도 유튜브를 즐겨 시청한다. 유튜브에 들어가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나의 유튜브 시청 기록을 살펴보자면, 플레이리스트 채널, 다큐멘터리, 브이로그, 예능 하이라이트, 영화 리뷰, 공연 영상, 뉴스 정도가 있다. 여기서 브이로그, 뉴스 등을 제외하면, 주 시청 영상들의 호흡이 길다.

 

숏폼과 도파민의 시대에 살고 있는 내가 짧은 영상이나 쇼츠를 전혀 보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쇼츠를 아무 생각 없이 몇십분을 넘기는 모습을 자각하고, 한심해하고 자책했던 날들이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가장 좋아하고, 주로 시청하는 영상 타입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롱폼이라고 답할 것이다. 나는 범람하는 숏폼 콘텐츠들 사이에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20~30분 정도의 롱폼 영상들을 좋아한다.

 

이런 나를 만족시킨 채널과 영상 중 최근에 여운이 진하게 남았던 콘텐츠를 추천하고자 한다. "제훈씨네"와 매니지먼트 앰앰앰 채널에 올라온 김태리, 홍경 배우의 영상을 소개한다.

 

우연하게도, 두 영상 모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다르게 표현해 보자면, 사랑이 넘칠 듯 많아서, 좋아하는 마음이 기분 좋게 드러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01. 제훈씨네


 

지난 5월 배우 이제훈은 유튜브 채널 <제훈씨네>를 시작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명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듯이, <제훈씨네>는 '극장과 영화를 사랑하는 제훈씨의 특별한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내걸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의 채널이다. 배우와 아이돌들의 흔하디흔한 브이로그가 아닌, 영화와 극장을 소개하는 다큐 형식의 영상에서 우리는 그가 가진 영화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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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의 작은 영화관, 독립 영화관을 직접 방문하여 소개하고, 해당 영화관에서 한두 편의 독립 영화를 관람한 후, 관련 영화인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8편의 에피소드가 공개되었고, 인천, 제주, 서울 등등 8곳의 지역을 방문했다.

 

언젠가부터 나는 영화관과 멀어져 있었다. 말도 안 되게 비싸진 영화 티켓 때문일지, 넷플릭스, 티빙, 왓챠 등등과 같은 다양한 OTP 채널들의 등장 때문일지 몰라도, 영화관에서 관람한 작품의 수가 이전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런 나에게 <제훈씨네>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지 않겠냐고 계속 권유한다. 그리고 그들의 전략은 나에게 먹혔다. 나의 어리석음을 다정하게 지적해 준다. 오롯이 영화를 위한, 개성 넘치는 영화관들을 매주 소개하면서 말이다.

 

 

EP.8 강릉 편에 나온 '무명' 극장에는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

다락방에 앉아서 보는 영화라니, 낭만적이지 않은가.

 

 

[제훈씨네] 영상은 매우 편안하고, 다정하고, 따뜻하다. 정규 프로그램 못지않은 영상 퀄리티는 <제훈씨네>를 그저 하나의 오락 채널로써 틀어놓지 않게 만든다. 경건하게, 집중해서 보게끔 만든다. 더불어, 이제훈의 내레이션 또한 정말 다정하고 따스하다.

 

이제훈은 소문난 시네필이다. 이 사실을 모르더라도, <제훈씨네> 한 편을 보고 나면, 그가 영화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배우임을 느낄 수 있다. 영화 속 장면을 방문했을 때 술술 읊는 명대사와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웃음, 그리고 바쁜 일정 와중에 방문한 독립영화관에서 두 눈을 반짝이며 이리저리 살펴보는 모습까지.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렇게 멋져 보이고, 빛나보이는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든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 그의 작품 세계가 더욱더 궁금해지고 관심이 간다.

 

100편의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이 목표라는 이제훈. 그와 <제훈씨네>의 행보를 응원한다. 그의 바람대로, 독립영화와 독립영화관이 사라지지 않길, 많은 관심을 받길 바란다.

 

 

 

02. [#김태리][#홍경] 'SUCCESSFUL FAILURE'


 

이틀 전, 아주 좋아하는 결의 영상이 올라왔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함께하는 영상이라 티저 영상이 올라온 후부터 두근거렸는데, 공개된 영상이 40분가량의 롱폼이라 정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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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은 각 잡고 진행하는 인터뷰가 아닌, 두 배우가 편안하게 대화하는 순간을 담고 있다. 그들의 대화는 부러우리만큼 농도가 짙고, 맑다. '영화'라는 큰 주제 안에서 두 배우가 자유로우면서도 깊고, 진지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Successful failure 라고

성공적인 실패.

그니깐 실패했거든?

단 한 마리(새)도 발견하지 못했어 예를 들어서?

근데 우린 성공적이야

왜냐면 새로운 장소에 이런저런 환경이라면 발견하지 못 할 수 있어

라는 정보를 알게 됐어

이런 식으로 합리화를 하는 거야

 

앞에 Successfuld을 붙여.

-이건 단순한 실패가 아니다

좋은 실패다.

 

- [김태리, 홍경 'SUCCESSFUL FAILURE] 영상 중

 

 

요즘은 너무 행복하게도, 유튜브의 건강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다큐 혹은 영화 같은 잔잔한 영상들이 한 시간가량의 분량으로 올라와 참 좋다. 앞으로도 긴 호흡의 영상들이 많이 공개되길 기대한다.

 

<제훈씨네>와 김태리, 홍경 배우의 영상을 보면,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라는 멘트가 떠 오른다.

 

이전에 말한 것 처럼, 무언가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정말 사랑스럽고, 멋져보인다. 그들의 순수함이 더욱더 그들을 반짝이게 하는 것 같다.

 

우리 모두 좋아하는 것을 놓지 말자. 그게 뭐가 됐건.

 

맑고, 반짝이는 사람이 되자.

 

 

[최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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