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입을 떼다, 귀를 열다' [영화]

2024 기림의 날 웹진 '결' 온라인 영화제
글 입력 2024.08.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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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 웹진 '결'

 

 

지난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었다. 이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 웹진 '결'에서 국내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영화들을 모아 온라인 영화제를 개최했다.

 

8월 14일부터 27일까지 상영되는 총 7편의 영화를 퍼플레이의 온라인 극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첫 번째 주제인 '입을 떼다'는 8월 14일부터 20일까지 상영되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구술 증언을 중점적으로 담은 영화들을 모았다. 두 번째 주제인 '귀를 열다'는 8월 21일부터 27일까지 상영되며, 피해자들의 증언 이후 이를 바탕으로 기억을 전승하는 방식에 집중한 영화들을 모았다.

 

이 중 첫 번째 주제인 '입을 떼다'에서 상영되고 있는 2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오키나와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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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타니 데쓰오 감독의 <오키나와의 할머니>는 최초로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던 배봉기 님의 구술과 함께 '위안부'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구술로 이루어진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는 활짝 웃고 있는 '위안부' 여성의 사진을 보고 문자나 숫자로는 나타낼 수 없는 그들의 삶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는 감독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한국에서 '위안부' 관련 취재를 하고자 했던 감독은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하던 중 오키나와에 피해 생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오키나와에 찾아간 감독은 피해 당사자인 배봉기 님의 '위안부' 시절 이야기와 더불어 패전을 앞뒀을 당시 오키나와의 상황과 오키나와인, 조선인의 역사를 조명한다.

 

인터뷰 중 당시 일본군에 속해 있었던 조선인이 '도의적으로' 한국인 '매춘부'를 찾지 못하고 일부러 일본인 '매춘부'를 찾았다는 이야기는 전시 상황 중 아래로 향하는 폭력의 단면을 보여준다. '위안부' 시절을 떠올리며 농담하거나 일본이 전쟁에서 이기기를 바랐다는 배봉기 님의 구술은 '내선일체'를 내면화한 한 개인의 모습과 더불어 단편적으로 요약하여 다룰 수 없는 한 사람의 삶을 짐작하게 한다. 한 편으로는 카메라를 든 연출자의 시선 바깥에 존재하는 배봉기 님의 삶을 더욱 알고 싶게 만든다.

 

 

 

50년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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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드 랜더 감독의 <50년의 침묵>은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 네덜란드 여성 얀 루프 오헤른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히고 증언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히며 피해를 증언하는 한국인 여성들을 뉴스에서 보고 본인의 피해에 대해서 증언하기로 결심한다.

 

카메라는 얀의 행복한 유년 시절, 그리고 피해 이후 가족들에게 사실을 알리기까지 얀의 고민과 1992년도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 공청회를 포함한 증언의 현장을 따라간다.

 

어려서부터 수녀가 되고 싶었던 얀은 '위안부' 생활 이후 고향에 돌아와 여전히 수녀가 되고 싶다고 신부에게 말한다. 얀은 신부가 얀이 겪은 일을 듣고는 수녀가 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답했고, 이에 할 말을 잃었다고 털어놓는다. 이와 더불어 얀과 같은 곳에서 '위안부' 생활을 했던 여성이 고해소에서 겪은 일들을 털어놓았지만, 그저 잊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한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유럽 대륙에서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 마주했던 현실을 알려주는 증언이다.

 

영화는 '늘 침묵하고, 우리의 권리를 위해, 특히 여성의 권리를 위해 나서지 않는다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말하는 얀과 다른 여성들이 자기 자신과 서로를 위해 연대하며 증언하는 현장을 비춘다.

 

*

 

위에서 언급한 두 작품뿐만 아니라 이번에 만나볼 수 있는 영화들은 많은 질문과 논의의 시작점이 되어왔고, 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웹진 '결'에 실린 에세이와 인터뷰를 비롯한 자료들을 함께 접한다면 더욱 풍성한 감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한 맥락을 품고 있는 작품들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해 보았다.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영화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귀를 기울일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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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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