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빛을 되찾은 날로부터 [문화 전반]

광복, 그날까지의 시간을 기억하는 콘텐츠
글 입력 2024.08.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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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8월, 잊지 말아야 할 날이 되돌아온다. 빛을 되찾았던 그날, 8월 15일을 기억해야 한다.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는 국권을 회복하며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았다. 또한, 1948년 8월 15일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고, 1949년 5월 국무회의에서 8월 15일이 독립기념일로 의결되었다.


35년간 이어진 일제의 강점 속에서 많은 이가 해방을 위해 몸을 내던졌다. 광복의 기반이 된 그들의 투쟁과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의 우리에게는 그들을, 그 시간을, 그 상황을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금’을 만들어 준 모든 순간과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장치로서 작용하는 콘텐츠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웹툰 <고래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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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윤희, 네이버웹툰

 

 

2020 오늘의 우리만화상, 2021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만화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작품 ‘고래별’. 네이버 웹툰 ‘고래별’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작품으로, ‘인어공주’를 모티프로 두고 있다.

 

 

1926년 일제 식민 지배하의 조선. 17세 소녀 수아는 전북 군산 일대 친일파 대지주의 집에서 몸종으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수아는 부상을 입은 채 해변가에 쓰러져 있는 독립운동가 의현을 발견하고, 그를 보호하게 되는데…

  

 

독립운동과는 거리가 있던 수아의 삶에 의현이 등장하며 점차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생각이 변화한다. 혹자는 수아를 소시민적이라고 표현한다. 그 표현은 수아를 나타내고 이야기 방향성을 논하기에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목숨을 걸고 죽음으로 답하는 행위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던 수아는 그들의 곁에서 비로소 그들이 가진 신념을 깨닫는다.


그러한 이야기 진행과 그에 따른 수아의 변화가 익숙했다. 지난 시간 고민했던 나의 난제와 유사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해방’ 등의 단어를 이해하기 시작할 때부터 고민과 생각을 거듭했던 주제, 이제는 난제에서 벗어난 그것은 ‘나라면 독립운동을 했을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나는 과연 그들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었을까? 그 시기를 직접 지나온 수아보다는 느리지만 확실한 답을 내렸다. 답은 ‘아마도’였다.


‘죽음’은 여전히 두려우며 나는 일제강점기를 겪지 못했다. 그만큼 그 질문은 답하기 어려운 문제였으나 ‘고래별’을 통해 비로소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기 위해 노력한 해수와 그로 인해 목소리를 잃게 된 수아, 하지만 해수에게 죽음이라는 처분을 안기지 않은 상황, 조선을 사랑한 의현 등 모든 인물과 사건이 말하고 있었다. 그 출발과 목적이 어찌 되었든 우리의 목표는 ‘광복’이라고, 빛을 되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나는 아마도 독립운동에 참여했을 것이다. 꼭 조국을 지키겠다는 마음이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행복을 움켜쥐기 위해서라도 움직였을 것이다. 의현을 마주하고 독립운동이 삶에 스민 수아처럼, 처음부터 대의를 위하지 않았더라고 해도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를 위해 갈망하고 움직이고 노력했을 것이다.


조선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전하는 우리의 경성鯨星(고래별), 은유로 가득한 ‘고래별’을 통해 그 시대를 기억하며 찬란한 미래를 기약하고자 한다.


 


2. 영화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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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ENM

 

 

영화 ‘영웅’은 2022년 12월 21일에 개봉한 한국의 뮤지컬 영화이다. 2022년 12월 21일에 개봉한 영화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동명의 뮤지컬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뮤지컬을 비롯해 공연 시장의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지만 그보다 더욱 빠르게 대중화된 영화에는 준하지 못한다. 따라서 영화를 통해 조금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고자 한다면 그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 그리고 ‘영웅’은 그러한 이점을 충분히 살렸다.


콘텐츠 장르 자체의 특성이나 연출에 의해 많은 부분이 달라지는 만큼 같은 내용과 넘버를 활용했을지라도 다른 작품으로 분류된다. 그렇기에 영화 자체의 대중성만으로 작품이 무조건 흥행에서의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잘’ 만들어야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한 면에서 영화 ‘영웅’은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최초의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라는 수식어를 전면에 내세웠다. 영화의 사운드트랙 앨범 소개에서도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소개 글에 따르면 원곡에서 느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울림이 무대와 스크린에서의 호흡 차이로 희석되지 않도록 라이브 녹음 방식을 채택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최초로 시도한 해당 방식은 촬영 현장에서 직접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말한다. 촬영 수개월 전부터 이어진 현장 사운드 테스트, 철저한 현장 소음 차단 등 배우를 포함한 모든 제작진이 마음을 다해 임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생생한 느낌을 살리고 천천히 감정을 쌓아간다. 그렇게 쌓은 감정은 단 한 번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며 전달된다. 컷 전환이 발생하는 영화의 장르 특성상 일정하게 이어가기에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영웅’은 전술했듯 라이브 녹음 방식을 채택해 그 울림을 확실하게 전한다.


이처럼 영화라는 대중적 장르를 이용하여 관객 수용의 장벽을 낮춤과 동시에 원작의 울림을 그대로 전하는 방법을 택했다. 원작에 기반을 둔 작품인 만큼 큰 틀을 수정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선에서 역사적 오류를 수정하고 역사를 그대로 재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기도 했다. 또한, 각종 음원 플랫폼에 OST를 발매하여 공개하면서 ‘영웅’을 음악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뮤지컬의 막이 내리고 영화의 상영이 끝난다고 해도 콘텐츠의 생명력이 유지될 수 있는 장치다. 따라서 영화 ‘영웅’은 지속성이 짙은 콘텐츠이며 이로써 우리가 기억해야 할 시간을 매우 효과적으로 전하고 있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


그 시간은 잊히지 않아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가 그 의무에 일정 부분 도움을 주고 있다. 웹툰 ‘고래별’처럼 내용 자체를 통해 과거를 기억할 수 있고, 영화 ‘영웅’처럼 관련 콘텐츠를 조금 더 기능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우리가 되찾은 빛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앞으로도 콘텐츠의 힘을 빌릴 수 있길 기원한다.

 

 

[박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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