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명반 중의 명반, 다시 듣는 ‘Grace’ [음악]

‘N년 전 오늘’ #4
글 입력 2024.08.23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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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반 중의 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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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이 가까워오던 1994년, 21세기의 음악을 미리 펼쳐보인 명반이 있다. 오늘은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이자, 천재 싱어송라이터 제프 버클리의 데뷔 앨범 ‘Grace’를 소개한다.


‘Grace’는 앞으로의 음악뿐만 아니라, 하드록 시대부터의 사조가 담겨있는 걸작 중의 걸작이다. 발매 당시에는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명반을 먼저 알아본 것은 선배들이었다.

 

데이빗 보위는 “무인도에 들고가고 싶은 앨범”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 앨범을 사랑했다. 제프의 우상이었던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 밥 딜런 등 전설들도 극찬을 쏟아내며 앨범은 뒤늦게 유명세를 탔다.


‘선구자들’이 점찍은 앨범의 영향력은 엄청났다. ‘Grace’는 평론가와 리스너들이 가장 아끼는 앨범이 되었으며, 롤링스톤, 피치포크 등 굵직한 음악 저널들에 항상 언급된다.

 

무엇보다도, 이것이 차기 음악계를 이끌 신성들의 귀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21세기의 비틀즈’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가 대표적인 예다.

 

 

 

Grace


 

 


앨범은 약 1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완벽한 강약 조절로 청자의 혼을 쏙 빼놓게 만든다.

 

필자는 ‘다이나믹’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담겼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볼륨을 급격히 높여야만 들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소리가 있는가 하면, 제프의 목소리와 모든 세션이 격정적으로 울부짖기도 한다. 보컬 퍼포먼스가 특히 경이롭다. 성가대가 떠오르는 청아한 가성과, 스크래치를 넣어가며 내지르는 고음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공간감을 전체적으로 머금은 악기들은 그의 감정선에 몰입하도록 돕는다.


필자가 이 앨범을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무렵이다. 벌써 수년간 찾아듣고 있지만, 사실 아직 모든 수록곡들의 가사를 알지 못한다. 가사 생각이 날 틈도 없이 빠져들었으며, 이미 들리는 것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레너드 코헨 원곡의 리메이크 버전이자, 앨범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Hallelujah’가 그 적절한 예다.

 

 

 

Last Goodbye


 

 


안타깝게도, 제프 버클리의 차기작은 없었다. 1997년, 멤피스의 울프 강에서 수영을 즐기던 제프는 물살에 휘말려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고작 서른이었다. 제프가 살아서 음악을 계속했더라면 어땠을까. 우리나라 음악인들이 유재하를 그리워하듯, 미국은 제프 버클리를 그리워하고 있다.


‘Grace’는 제프 버클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으로 남았다. 발매 30주년을 맞은 오늘, 자기 전 침대에 누워 오직 앨범만을 감상해 볼까 한다.

 

여러분도 명반의 가치를 제대로 느껴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전곡 재생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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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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