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웃음의 곁과 결 [도서]

그 곁과 결을 따라 우린 또 하염없이 흘러가고 말터이니
글 입력 2024.08.22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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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깊이감이 있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소재를 찾고 싶었다. 무심코 내 눈에 들어온 “유머니즘”을 마주한 뒤로 생각보다 웃음이 우리의 곁에서 중요하게 머금고 있는 것들이 넘쳐난다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 나는 이번 북키핑을 후회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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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유머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무게는 논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유머에서 논리는 빠질 수 없는 비법 소스 같은 존재다. 유머는 하나의 언어 소구로서 인간들의 말을 통해 구현되게 된다. 그러다보니 건설적인 구조 없이는 유머가 사람들에게 잘못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지은이는 정확히 문맥 내에서 지적하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본다면, 논리를 갖추지 않고 맹목적으로 누군가를 비판하기 위해 유머를 제시한다면 웃음이 아닌 썩소를, 감탄 대신 고통을 유발할 것이다. 텔레비전 속 연예인들의 선을 넘는 발언들이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경우가 파다하다. 이는 유머의 본질을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의 유머 오용법이다.

 

유머는 곁을 단단히 유지해야 한다. 곁이 견고하고 틈새가 없어야 유머를 제공한 화자의 의도가 상대에게 정확히 들어맞게 된다. 더불어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말한 것처럼 유머는 사건과 사건, 사고와 사고 사이에 간극을 명확히 관찰하여 생기는 결과물이다. 이 말은 즉, 많은 경험과 레퍼런스들이 유머의 구조물을 탄탄하게 해줄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곁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경험이라는 콘크리트가 유머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순간, 남에게 순수한 웃음만을 주는 안전한 유머가 완성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유머가 본질적으로 인간들 사이에 존재하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유머와 놀이의 공통점은 현실의 질서로부터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허구의 세계를 창조하야 그 안에서 또 다른 질서에 따라 말하고 행동한다. 그런 점에서 유머는 창의성과 직결된다.“]

 

유머 감각이 좋다는 말, 다른 말로 하면 센스가 좋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도대체 왜 감각이 좋으면 센스가 있다고 평하는 건지 온전히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호모 루덴스인 인간의 입장에서 철저한 놀이인 유머는 유흥 뿐 아니라 하나의 역할 놀이인 셈이다.

 

허구의 세계를 창조하고 (설령 모든 것이 진실은 아닐지라도) 그 세계 안에서 또 다른 피조물들을 생산해내는 권위자의 자격을 잠시 갖는 것, 그것이 바로 유머 생산 과정이라고 책에서는 밝히고 있다. 어린아이들의 상상력을 포함해 어른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각의 폭을 확장시켜주는 결을 가졌다.

 

대상을 포용하고, 놀이처럼 즐거우면서, 주변인들에게 참신한 생각 조각들을 넘겨주는 결. 그것들이 웃음이 가진 매력이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야 할 세계 속에서 웃음을 빠질 수 없다. 그 곁과 결을 따라 우린 또 하염없이 흘러가고 말터이니.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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