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역사 추리물의 고전, 캐드펠 수사 시리즈 [도서]

박학다식, 경험 충만한 캐드펠 수사가 (다시) 온다.
글 입력 2024.08.2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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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하면 괴팍한 영국인 신사, 사랑스러운 중년의 여성, 콧수염이 난 프랑스 신사 등 바로 떠오르는 인물들이 있다. 그리고 이런 인물들이 등장하기 전부터 추리를 펼치며 활약했던 중세의 한 수사가 있다. 바로 캐드펠 수사다.

 

추리물의 고전인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인생 경험을 통한 연륜과 각종 지식을 활용해 추리를 펼치는 캐드펠 수사의 일대기이다.

 

수사가 주인공인 중세 시대 배경의 역사 추리 소설이라는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지루하리라 판단하기엔 이르다. 더불어 수사라고 해서 캐드펠이 지루한 삶을 살았다고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스스로 연애도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며, 십자군 전쟁에 참전했던 전직 군인이자, 이제는 허브밭을 가꾸는 단조로운 삶을 추구하는 캐드펠 수사를 통해서 바라보는 중세 시대는 매혹적이고 위험하며 미스터리로 가득하다.

 

그리고 이런 캐드펠 수사의 여정이 완간 30주년을 기념하여 개정판으로 다시 찾아왔다.

 

 

 

캐드펠 시리즈의 배경인 12세기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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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생활상부터 종교적 관습까지 12세기 영국을 세세히 묘사했다는 점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소설을 읽을 때 구체적으로 묘사된 장면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읽기를 즐기는 독자라면 캐드펠 수사를 통해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작품을 접하기 전에 배경이 되는 시대를 약간이라도 알아두면 더욱 섬세한 감상이 가능하다.

 

12세기 영국은 정치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크나큰 변화를 거쳤기에 혼란과 변혁의 시대라고 불린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배경은 12세기 중에서도 헨리 1세 사망 이후 벌어진 내전으로 '무정부 상태'가 되었던 1135년부터 1153년 사이에 포함된다.

 

봉건제와 기독교가 공고했으며, 종교와 음악은 밀접한 관계가 있었고,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대학 교육이 시작되었던 시대다.

 

이런 혼란한 시대를 배경으로 엘리스 피터스 작가는 복잡한 인간상, 삶과 죽음, 사랑을 추리와 엮어 치밀하게 그려낸다. 시대가 이러하다고 캐드펠 수사의 여정이 마냥 엄숙하고 무거운 것만은 아니다. 이야기 군데군데 묘사된 재치 넘치고 우스운 장면들도 있으니.

 

 

 

작가의 연륜과 경험이 캐드펠 수사의 연륜과 경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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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에 태어난 엘리스 피터스 작가는 60대 중반에 캐드펠 시리즈를 쓰기 시작해 18년간 집필했다.

 

작가로서의 경력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던 엘리스 피터스 작가는 경험을 작품에 풍부하게 적극적으로 녹여 냈다. 화학실 조교, 약 조제사로 일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해군으로 참전했던 작가의 경험은 약제학에 해박한 이야기 속 인물인 캐드펠 수사의 모습과 닿아 있다.

 

작가의 경험과 연륜이 곧 캐드펠 수사의 경험과 연륜으로 이어지고, 켜켜이 쌓여온 세상을 보는 시선은 작품의 깊이와 이어진다.

 

 


총 21권 완결이 될 캐드펠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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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의 일대기는 총 21권으로 완간이 될 예정이다. 추리물을 즐겨 읽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내용을 어디선가 스포일러 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현재 5권까지 나온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 캐드펠 수사를 비롯한 성 바오로 수도원의 수사들은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져오라는 임무를 맡아 귀더린으로 향한다. 하지만 도착한 귀더린에서 주민들의 반발을 마주하고, 들끓는 상황 속에서 반대파를 대표하던 영주가 화살로 살해당하고 만다.

 

시체 한 구가 더 있다 - 1138년,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가 왕위를 놓고 벌이는 내전으로 흉흉한 분위기가 감돈다. 캐드펠 수사는 44명의 포로가 처형당한 참혹한 현장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파견을 나갔다가 시체가 한 구 더 있는 것을 발견한다.

 

수도사의 두건 - 전 재산을 기탁하기 위해 수도원에 찾아온 한 노년의 영주가 독살당하고, 영주를 죽음에 이르게 한 독이 '수도사의 두건'이라는 풀로 캐드펠 수사가 제조한 약물임이 밝혀진다. 죽은 영주의 꼬일대로 꼬인 가족사와 더불어 캐드펠 수사의 과거가 얽힌다.

 

성 베드로 축일 - 내전이 끝난지 채 얼마 되지 않은 때, 슈루주베리에서 성 베드로 축일장이 열린다. 축일장의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두고 수도원과 시민들 사이에 긴장감이 돌고, 축제 준비로 분주한 때에 한 거상이 알몸으로 칼에 찔려 살해당하고 만다.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 캐드펠 수사는 천애 고아가 된 어린 상속녀와 늙은 남작의 결혼 행렬,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이들 사이의 위화감을 느낀다. 이후 혼례식이 거행되기 전날 밤 늙은 남작이 무자비하게 살해당하고, 살해 현장에서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덫이 발견된다.

 

아직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늦여름의 밤, 캐드펠 수사의 추리가 펼쳐지는 중세 영국을 만나보면 어떨까. 추리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오싹함과 탁월한 설계뿐만이 아니라 때로는 중세 시대 수사의 재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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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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