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순영이에게

처음으로 온 마음을 다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글 입력 2024.08.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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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3%의 확률로 너에게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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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너보다 여섯 살 어리고 나는 널 알지만 너는 날 모르는, 너를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이야. 이렇게 말하니 뭔가 널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 같아. 짝사랑일 수도 있겠지만, 수많은 우리들을 진심으로 생각해주고 좋아해주는 너 덕분에 난 확신이 들어. 널 계속 좋아할 수 있겠다는 믿음에 대해.

 

0.013의 확률이 아닐지도 몰라. 더 낮을 수도, 조금 높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설령 이 편지를 네가 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나의 마음은 변하지 않을 거야.

 

[Seventeen]

 

이젠 그 이름만 들으면 벅차. 벅참에는 꼭 행복만 있진 않을 거야. 행복, 기쁨, 슬픔, 위로, 사랑, 연민, 동경, 존경, 책임, 서운, 분노 등의 감정이 뒤섞여 있겠지. 그리고 그 이름에는 내 시간도 함께 들어가 있어. 청춘을 너희와 함께 보낼 수 있어서, 나를 잃지 않고 끝까지 지키자는 다짐을 하게 해줘서 참 감사해.

 

그래서 쓰게 됐어. 내가 너를 어떻게 좋아하게 되었고, 어떤 에너지를 받고 있는지, 낭만과 현실을 반복해서 오가며 요즘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이야기해줄거야.

 

꿈을 이루고도 계속 꿈을 꾸고 있는 너희를 보고, 나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제대로 나아가보려고.

 

 

 

연결 고리


 

2024년 여름도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어. 너를 사랑하게 된 지 15개월이 되었네. 운명적 이끌림이었을까? 나는 너와, 그리고 너의 팀과의 연이 2016년만 머물러있을 거라 생각했었어. 그것도 부끄러운 감정을 품은 채.

 

2016년은 내가 학생이었을 때야. 데뷔 2년 차인 너희를 학교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으로 보았고, 축제 연습을 하겠다고 반 친구들끼리 모여 너희 춤을 연습했었어. '붐붐'과 '예쁘다'. 연습하겠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영상을 돌려보고 춤 연습을 했는지 몰라. (너희는 더 악착같이 연습했겠지?) 몸치가 춤을 추면 어떤 동작을 연습해도 뚝딱 대는 버릇을 바꿀 순 없더라. 물론 축제는 무사히 끝났어. 하지만 그때 이후로 부작용이 하나 생겼다? 더 이상 너희 노래를 듣지 못 하겠는 거야. 그보다 더 좋은 곡들도 많고 매력덩어리인 너희들을 흑역사라고 지칭한 나의 수치심 때문에 포기한 건 후회가 돼. 왜 더 빠지지 못 했을까, 그때부터 좋아했다면 좋았을 텐데.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을 해. 그 후로 6년 간 너희 노래를 스스로 들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어. 분명 너희와 마주한 순간들이 여럿 존재했는데도 말이야. 이를 테면, 한때 너무 좋아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들었던 플레이리스트의 웹드라마 <에이틴> 시즌1과 시즌2와 도겸이가 불렀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OST인 'GO!'가 있어. 그땐 몰랐는데, 너희를 깊이 좋아해보니 알겠더라. 다 때가 있는 거라고. 좋아하는 시기가 있고, 그 시기에 도래하면 바로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순영아, 지금부터 잘 들어. 열세 명 전부 애정하지만 그 중에서도 0.013%만큼 더 너를 애정하는 이유에 대해 말해보려고 해. 너는 호랑이처럼 카리스마 있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한없이 귀여워져 사람의 마음을 간지럽혀. 난 간지럼 잘 못 타는데 버텨보려고 애쓰다가 이제는 그냥 당하기로 했어. 또 너는 SNS로, 라이브로 우리들에게 매번 편하게 잘 찾아와 웃어주고 소통해주는 그 마음이 너무 예뻐. 사람이 매일 행복할 수 없고 기쁠 순 없잖아. 혼자 있고 싶은 순간도 있고, 미래가 암담해져 쓰라릴 때도 있고, 일이 잘 안 풀려 속상할 때도 있어. 우린 사람이니까. 그럼에도 넌 캐럿들에게 항상 너가 있음을, 우리는 연결된 사이임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더라. 그게 좋았어. 울고 싶어질 때 너의 춤을 봤고, 노래를 들었고, 네가 나오는 영상을 찾아봤어. 아마 내 뇌를 검사해보면 가운데 하트 모양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낭만적인 사랑만 할 순 없잖아. 어느 순간 현실을 직시하며 너와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 덜 지치고 오래 너의 곁에 있을 수 있는 에너지.

 

미래가 좀처럼 그려지지 않고, 앞으로 무얼 하며 살아야할까, 내가 오래전부터 품고 있던 막연한 그 꿈이 현재진행형인 걸까, 현재진행형인 척 하는 걸까 뭐 그런 생각들에 빠져 살아. 공부하다가도 생각나고, 글을 쓰다가도 생각나고, 알바를 하다가도 생각나. 그러다가 어떤 생각까지 하게 됐나면, 너와 나는 확실한 공통점이 있다는 거.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기]

 

이미 너는 만들었고, 그 삶을 열심히 가꾸며 살고 있는 반면 나는 아직 실행 전이라는 점이 다르지만. 솔직히 말하면 난 알고 있어. 내 고민에 대한 답 말이야. 줏대 있게 밀고 나가기. 누가 뭐라고 해도 포기하지 않고 그걸 행해야하는 나만의 이유를 만들기. 그리고 계속 나아가기. 알고 있기에 마음속으로 되뇌여.

 

'난 된다'

 

그래도 어렵다.

 

 

 

마무리하며


 

어려워도 해볼게. 순영이가 너희 멤버들과 함께 걸었던 길과는 다를 거고, 분명 생채기가 나고 아파도 견뎌야 하는 상황이 닥칠 테고 지금보다 고민의 깊이는 깊어지고 그 너비는 넓어지겠지만 그 시기의 내가 될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열심히 헤엄쳐 볼게. 너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볼게. 그때까지 건강해.

 

Say the Name, Seventeen

Say the Name, 권순영

Say the Name, One of the Carats

 

*

 

넌 나의 꿈을 보고 있어 정말 좋겠다

매시간마다 함께 아플 수 있어 좋겠다

수많은 계절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생각하는 난 그댄 모르겠지만

하루 종일 부족했던 나를 탓하다

셀 수 없는 감정들로 넘쳐흘러서

 

- 세븐틴 '좋겠다'

 

 

[양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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