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 바깥의 이야기 - 오슬로에서 온 남자

글 입력 2024.09.1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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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에서 온 남자>는 약 115분 동안 하나의 플룻 내에 5가지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전개이다.

 

이야기는 '사리아에서 있었던 일', '해방촌에서', '노량진 - 흔적', '오슬로에서 온 남자'. '의정부 부대찌개'라는 제목을 가진 극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이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주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유사성을 갖는다.

 

각각의 극은 '우리'라는 바운더리에 들어서지 못하고 바깥에 머무는 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 출생이지만 어린 시절 노르웨이로 입양을 간 욘의 일대기나 어머니를 잃고 의정부 부대찌개 집 할머니와 만난 다문화 2세 띠하의 이야기 등이 그 예시이다.

 

그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어떻게 그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오슬로에서 온 남자>는 연극에 대한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기도 했다. 무대는 분명히 관객석과 분리되어 있지만, 배우들이 말을 내뱉고 행동하는 것은 여과 없이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이 지점이 바로 연극만의 특징이다. 따라서 그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열연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장르이고, 무대를 구성한 감독의 의도 또한 선명하게 마주할 수 있다.

 

나아가 이번 공연이 전달하고자 했던 '우리 바깥'의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온전히 공명할 수 있었던 순간이기도 했다. '우리' 안에 속해 있었기에 알지 못했던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과연 연극으로서 전달할 때 의도가 더더욱 빛나는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라는 표현은 많은 걸 함축한다. 우리나라, 우리 집, 우리 가족 등 일상적으로 쓰이는 표현인 만큼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이 나라에 발을 딛고 서 있더라도 이 곳이 ‘우리나라’로 느껴지지 않는 경험이라던지 잠을 자고 밥을 먹는 우리 집이 낯설게 느껴지던지, 서로 대화를 나누는 우리 가족과 나는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던지. 이처럼 <오슬로에서 온 사람>은 ‘우리 바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이질감은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가?

 

다소 당황스러운 표현일지도 모르겠으나, 이상적인 미래의 모습은 부대찌개와 유사한 형태일지도 모른다. '거른다'라는 표현이 하나의 유행처럼 퍼진 것처럼 이 세상 속에 만연해진 배타적 태도. 이것을 극복하는 것은 각자의 다양성이 인정되고, 그것의 총체가 ‘우리’라는 의식 속에서 가능하다. 그것은 각국의 여러 재료가 모여서 합쳐진 부대찌개와 생김새가 유사하다.

 

경계를 허물고 모든 것들이 함께 섞여진 모양새. 그러니까 미래는 부대찌개 같은 모습일지도 모른다.

 

 

[강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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