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아시스가 다시 뭉쳤다고 [음악]

꾸준한 말썽꾸러기, 음악 천재 영국 형제가 화해했다
글 입력 2024.08.3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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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사회 1면에 실릴 정도로 큼지막한 대중음악계 뉴스가 있었다. 바로 노래는 몰라도 이름은 안다는 전설적인 밴드 오아시스가 재결합한다는 이야기였는데, 살다 보니 이런 날이 다 온다는 반응이 대다수일 정도로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은 소식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1994년에 데뷔한 이래로 해체를 발표할 때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밴드였기에 팬들은 그저 이들의 재결합을 이루어지지 않을 소원 정도로 생각하고 살았다.

 

그래서일까, 일각에서는 이 소식을 담은 현지 신문을 미리 구입해두라고 할 정도다. 기념품성을 넘어서서 문화적인 의의를 가진 유물로 발전할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예 쐐기를 박아버리듯 새로운 투어 일정과 뉴 머천다이즈까지 떴다. 글래스톤베리에 나온다는 소식은 루머였지만, 그들의 단독 투어만으로도 세상이 들썩일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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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세대에서는 오아시스의 음악을 들을 일이 별로 없다. 나는 오아시스를 엄마의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처음 알았다. ‘Don’t Look Back in Anger’를 한참 동안이나 반복 재생해서 듣고 있길래, 어떤 노래인지 궁금해서 들어본 것이 시작이었다.

 

그 이후 오아시스는 나에게 있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밴드’ 정도였다. 그들의 시대를 살아본 적은 없어서, 얼마나 대단한 아티스트인지는 그저 어림짐작할 뿐이었다.

 

그래서 이번 재결합 기사를 보고 따로 알아보기 시작한 뒤에야 그들의 영향력과 명성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운명과도 같은 데뷔부터 상승세와 하락세, 그 뒤에 담긴 이야기까지. 그 흐름 속에서 오아시스는 단순 인기몰이한 스타 밴드가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었다. 기본 조건인 실력은 물론이고 보수당에서 민주당으로 바뀐 정치권과 Blur와의 라이벌 구도까지, 오아시스를 틀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즐비했다.

 

그야말로 90년대의 영국은 오아시스가 필요했고, 오아시스는 그에 부응하는 음악과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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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이 아티스트에게 어떻게 주목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바람직하고 모범적인 행보는 아니었지만, 본디 스타성이란 작은 잡음에서 비롯되는 법이다. 그리고 논란도 일관되면 캐릭터가 된다. 오아시스의 장점은 일관성이었다. 꿋꿋하게 거친 언행을 장착하고 트러블을 일으키면서 대중과 언론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당돌했고, 열정적이었다.

 

 

And all the roads we have to walk along are winding

And all the lights that lead us there are blinding

There are many things that I would

Like to say to you

I don't know how

Because maybe

You're gonna be the one who saves me ?

And after all

You're my wonderwall

 

- Oasis, Wonderwall

 

 

그러면서도 음악적으로는 희망과 행복의 메시지를 던졌다. 멜로디는 간결했지만 거칠었고, 독특한 리암과 노엘의 보컬은 편안함을 주었다. 급기야 약에 취해 가사를 써도 듣는 사람들은 묘한 위안을 얻었다. 오아시스가 해온 음악의 매력은 그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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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30년 전 제일 빛났던 오아시스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아직까지도 그들은 건재하다. 오랜 시간 속에서 오아시스가 남긴 파장과 명곡은 바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졌다.

 

브릿팝, 영국을 대표하는 밴드를 대라고 한다면 여전히 사람들은 오아시스를 말한다. 바이닐이 흥행하고 락 밴드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많은 만큼 오아시스의 재결합에 거는 기대는 여느 밴드와는 다르다. 팬들의 참아왔던 환호성을 터트릴 때가 왔다.

 

연륜이 쌓이고 조금은 철이 든 현재의 오아시스는 또 어떤 무대를 보여줄까. 해체 이후에도 노엘과 리암은 각자의 노선에서 빛을 발해 왔다. 그런 둘이 주름진 얼굴로 나란히 서서 기타를 치고, ‘Don’t Look Back in Anger’를 부른다면, 어떤 목소리가 나올까.


국내에서도 슬슬 밴드 열풍이 불어오는 가운데 오아시스의 재결합은 단순한 그리움을 충족시켜줄 한순간의 이벤트가 아닐 듯하다. 그 당시의 영국 사회가 오아시스를 불렀던 것처럼, 이번에는 오아시스가 세계적인 밴드 붐을 일으킬 수 있을까.

 

2024의 오아시스가 이번에는 내한까지 그 우애를 다질 수 있길 바라며, Oasis의 ‘Champagne Supernova’로 글을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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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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