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뿌리 내린 차별 - 오슬로에서 온 남자

글 입력 2024.09.02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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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에는 연극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포스터.jpg

 

 

연극 <오슬로에서 온 남자>는 다섯 가지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입양, 다문화,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연극으로, <사리아에서 있었던 일>, <해방촌에서>, <노량진에서>, <오슬로에서 온 남자>, <의정부부대찌개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극을 보며 한국의 모습, 한국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다. 한정된 장소 안에서 그 장소와 관련된 기억을 꺼내는 모습 또한 자연스러워 쉽게 몰입하게 되었다.

 

특히 구성된 모든 연극 제목에 공간이 명시되어 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사리아에서 있었던 일>의 ‘사리아’, <해방촌에서>의 ‘해방촌’, <노량진에서>의 ‘노량진’, <오슬로에서 온 남자>의 ‘오슬로’, <의정부부대찌개집>의 ‘의정부’, 한 번쯤 들어본 지역 명이었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이 모든 공간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모든 연극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한국의 다양한 면과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장소에 사는 사람들의 문제점, 처한 상황, 그들이 겪어온 삶이 한국의 뿌리와 맞닿아 있었다.

 

연극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연령의 인물들이 출연해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그들이 연기하고 있는 인물들도 캐릭터성이 각기 다른 개인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입양, 다문화, 성소수자들은 한국에서의 차별과 폭력을 조명한다.

 

우리가 굳이 열어보려 하지 않았던 뚜껑을 잠시 들어 열어본 느낌이었다. 그들이 담담하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끈질긴 차별을 당해왔을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연극은 굉장히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들이 모여 이야기하고 제사하기 전 게임을 하고 우연히 만나 대화를 하거나 자신이 하는 일을 이어간다.

 

한국의 이면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모순되게도 굉장히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지 않았던 차별은 무엇이 있었을까, 곱씹어볼 수 있었다.

 

사람은 장소에 뿌리를 두고 살아간다. 내가 태어난 나라, 살아가는 지역, 살고 싶은 곳. 장소는 뿌리가 되고 민족이 되고 개인의 정체성이 된다. 연극 <오슬로에서 온 남자>를 구성한 다섯 가지 이야기 모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다 다르고 배척되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정체성이 한국과 이어져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극에서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경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비단 우리에게서 먼 이야기가 아님을 알려주고자 했던 게 아니었을까?

 

우리의 이웃, 가까운 친인척, 평소 알고 지낸 지인들 모두가 연극의 인물이 될 수 있고 일상의 인물이 될 수 있다.

 

 

[김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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