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캘리] 제가 물고기라면 아가미를 떼어드리고 싶네요

글 입력 2024.09.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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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최종]숨.jpg

[illust by 나캘리]

 

 

가끔은 화려한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강하게 당기곤 합니다. 오늘의 시는 담백하게 어울리는 글씨만으로 적었습니다. 여러 가지 인상적인 배경 사진도 좋지만, 글씨만 있을 때 주는 느낌도 참 좋습니다.

 

특히 적은 시의 내용과도 잘 어울리는 듯합니다. 박가람 시인의 사랑과 가장 먼 단어에 수록된 시 '숨'입니다. 이 시집의 시 '젠가'를 인터넷에서 보고 바로 수소문을 해 구매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시뿐만 아니라 다른 시들도 읽어보니 좋았습니다.

 

이럴 때 쓰기 좋고, 저럴 때 써도 괜찮고. 마치 좋은 상품을 영업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이내 진심을 이야기합니다. 당신의 힘듦을 알고 있으니 나의 숨을 받았으면 좋겠다고요. 계속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나의 소중한 일부를 떼어서라도 상대의 힘듦을 덜어주고 싶다는, 오히려 절절한 마음을 내비치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숨을 주고 싶은 사람이 저희의 주변에도 있을까요?

 

저는 가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워할 정도에, 1기압의 공기에도 익사할 것 같은 기분이라면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당사자보다 보는 이의 속이 더 애탈지도 모릅니다.

 

모두에게 숨쉬기 좋은 아가미가 있을 수 있는 세상이길 바라봅니다.

 

 

[김성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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