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정성으로 만든 독보적인 감성, ‘신타펑크’를 만나다. [음악]

‘인디로운 음악생활’ #1
글 입력 2024.09.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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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SLASH!’ 무더운 8월 초, 인디밴드들이 꾸민 작은 록 페스티벌이 홍대에서 열렸다. 필자는 공연자로 참여해 감사하게도 좋은 음악들을 공짜로 들을 수 있었다. 홍대에서 활동하는 많은 아티스트들을 보며, ‘다양성’을 한껏 느끼던 와중. 단연 돋보이는 사운드의 밴드를 이날 마주쳤다.

 

 

 

신타펑크(syntap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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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홍현석(보컬,기타), 진세환(기타), 오재성(드럼), 신민철(신디사이저,베이스)

 

 

본 무대 이전, 리허설부터 사운드에 압도당했다. 그동안 홍대에서 들어보지 못했던 몽환적인 무언가였다. 인터뷰 요청을 결심하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멤버들이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신타펑크’의 작업실에서 함께 나눈 음악 이야기를 지금부터 펼쳐보고자 한다.

 

 

Q. 밴드 이름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펑크(Punk)’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은데?


홍현석(보컬,기타): 신스(Synth)에 펑크(Punk)를 붙였습니다. 이유는 멋있어서. 사실 펑크는 음악보다도 정신이라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길을 가는, 그런 마음가짐이랄까요.


신타펑크는 보컬 홍현석의 솔로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지금의 멤버들이 모두 모인 건 작년 10월 즈음. 이들은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었을까. ‘장르’에 관한 질문을 던졌을 때, 밴드는 내게 거꾸로 되물었다.


홍현석(보컬): 저희 음악이 어떻게 들리시나요?


이후 장르에 대한 토론이 한참 이어졌다. ‘포스트 락’, ‘신스팝’ 등이 언급되는 가운데 멤버들이 던진 한마디가 나를 웃겼다.


신민철(신디사이저, 베이스): 저흰 이미 우리 음악을 정의하길 포기했어요.

 

 

 

신타펑크에게 라이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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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내가 판도라의 상자를 연 모양이다. 그리 중요한가 싶지만 신경 쓰기 시작하면 끝도 없는 것이 또 장르다. 모든 아티스트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신타펑크에겐 유독 중요한 문제였다. ‘사운드’에 대한 집착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신타펑크의 음악은 라이브로 들었을 때 그 진가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음원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더 확장된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들이 라이브에 얼마나 진심인지는, 바쁘게 움직이는 멤버들의 손과 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Q: 무대에서 각자 1인 N역을 맡을 정도로 다양한 악기들을 다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라이브를 위해 특별히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홍현석(보컬,기타): 일단 노래를 만들 때는, 하고 싶은 걸 다 시도해 보려고 해요. 그 다음에 라이브를 생각해요.


진세환(기타): 어떻게 어떻게 파트가 나눠지더라고요 점점. 근데 그러다 보니 점점…


신민철(신디사이저, 베이스): 장비가 워낙 많으니까, 항상 하나씩 변수가 생겨요.


홍현석(보컬,기타): 그래도 MR은 틀기 싫더라고요. 100% 다 연주하고 싶었어요.

 

 

Q: 라이브 준비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홍현석(보컬): 처음엔 음원을 충실히 구현하려고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합을 맞추는게 정말 힘들었어요. 특히 저랑 재성이랑 많이 부딪혔죠.

 

 

Q: 오재성(드럼)의 연주가 어떤 특징이 있나?


홍현석(보컬, 기타): 예측을 좀 못하겠어요. 엄청 와일드해요. 처음엔 그걸 통제하려고 했어요. 근데 그게 절대 안 되는 거죠. 결국엔 재성이를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라이브가 음원이랑 꼭 같을 필요는 없잖아요?


오재성(드럼): 제 감정을 멋있게, 잘 표현을 하고 싶어요. 어떤 공연장을 가던, 제가 몰입해서 연주한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홍현석(보컬, 기타): 저는 항상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들을 때, 아티스트의 진심을 느껴야 하잖아요. 저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그래야 저희도 몰입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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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뮤지션으로서 존경스러웠다. 장르는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특정 요소를 창작물에 포함한다고 해서 장르 음악이 되지는 않는다. 예술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아티스트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알고 있어야, 그 표현이 대중들에게 전해질 수 있는 것이다.


가까이서 본 신타펑크는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작은 소리 하나조차, 편하게 내는 법이 없다. 문화예술에서 욕심이란 곧 ‘정성’이다. 자신의 것들을 사랑하는 멤버들이 모였기에, 특별한 사운드가 탄생할 수 있었다.

 

 

Q: 음악활동에 목표가 있다면?


홍현석(보컬,기타): 이렇게 오래오래 음악 활동하고 싶다. 더 좋은 노래 쓰고 싶다. 더 좋은 공연을 하고 싶다. 딱 거기까지인 것 같아요. 그 이상을 바라게 되진 않아요. 좋은 곡을 쓰고, 좋은 공연을 했을 때 제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 같더라고요.

 

 

Q: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세환(기타): 공연에 한번 와보셨으면 좋겠어요. 음원과 라이브가 어떻게 다른지를 느껴보실 수 있을 거예요.

 

 

 

해일, 생일


 

 

 

 

신타펑크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독자들에게 들려줄 추천곡을 정리하는데 상당한 애를 먹었다. 이들의 음원보다 라이브를 먼저 들은 입장으로서, 공연에서의 기억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타펑크는 지금까지 1장의 EP, 3개의 싱글을 발매했다. 2022년에 발매된 EP ‘우리들에게’는 모과이(Mogwai), 더스터(Duster) 등 90년대 밴드들의 습기 가득한 색채가 묻어있다. 한편 2023년 이후 발매된 ‘생일’, ‘가시’, ‘구원’에서는 한층 선명해진 사운드가 눈에 띈다. 자욱했던 새벽안개가 걷히고 해가 떠오르는 풍경이랄까.


신타펑크의 음악이 궁금하다면 우선 ‘해일’, 그리고 ‘생일’을 연달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가 감히 예상컨대, 이들의 공연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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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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