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멀리 바라보는 밴드 고고학의 현재 [음악]

글 입력 2024.09.08 17:3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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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스트리밍 앱의 알고리즘이 날이 갈수록 똑똑해진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다지 마음에 드는 음악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좋은 음악들을 많이 발견했다. 그렇게 알게 된 밴드 중 요즘 나의 귀를 사로잡은 밴드가 있다.

 

바로 고고학(Gogohaw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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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은 드럼 강전호, 기타 하범석, 키보드 LAKOV, 베이스 유병헌으로 이루어진 4인조 밴드다. 지금까지 6장의 싱글 앨범과 EP를 낸 이들은 질투, 소원, 무지개 같은 추상적인 단어를 노래한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미래를 바라보는 우리들’ 이라는 뜻의 밴드명과 안성맞춤이다.

 

더해서 영어명은 소리 나는 대로 ’Gogohawk’ 앞으로 나아가는 그들과 닮아있는 듯 재밌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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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소개하기에 앞서 앨범 커버를 소개하고 싶다. 밴드 로고를 활용한 커버는 통일된 듯하면서도 신보마다 적절한 색상과 사진으로 탈바꿈한다.

 

반복되는 것 같아도 매번 새로운 것. 고고학 특유의 문법이다.

 

 


 

 

 

소원


 

첫 번째 곡 소원은 밴드 고고학을 알게 된 음악이다. 몽환적인 키보드 음색, 귀를 채우는 밴드 음향에 매료되었다.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곰곰이 듣다 이 노래 뭐지? 하고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경험 있지 않은가. 이 곡을 들었던 내가 그랬다.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모든 소원을 말해줘


시간이 멈출 때 내 곁에 있다면 모든 비밀을 말해줘

 

 

가사가 참 매력적이었다. ‘너’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같기도 하고 꼭 붙어 애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가사를 읽다 보면 회피할 수 없는 시간 속에 떠나가는 것을 붙잡는 모습이, 혹은 붉게 타오르는 노을빛이 떠오른다. 제목은 영원이지만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마지막 순간처럼.


소원은 보통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뤄지지 않아도 그 간절함 자체가 본질이자 우리가 소원을 비는 이유 아닐까. 그런 점에 있어 고고학의 ‘소원’은 아주 간절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소원의 이루어짐이 아니라 언젠가, 언젠가를 기대하는 기다림과 함께.

 

 

 

 

 

환청


 

세 번째 곡 환청은 마지막 2분가량의 연주를 백미로 뽑고 싶다. 오에에오에-. 를 반복적으로 외치며 보컬을 끝나지만 연주는 계속된다. 몰아치는 기타 소리가 환청처럼 귀를 맴돈다.

 
 
아무것도 잡히는 것은 없어
 
아이야 하지만 네겐 꿈이 있어 뜻을 알 수는 없지만
 
 
노래에서 이야기하는 아이가 나인지 너인지 우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어느 쪽이든지 화자는 함께 걸어 내려간다. 불확실함 사이 꿈이란 단어에 기대어. 키보드 사운드처럼 일정하게.

이 곡을 듣고 나면 ‘지금 내 귓가에 돌고 있는 멜로디가 이젠 네 귓가에 돌아다니게 될 거야’ 이라는 가사처럼 반복 재생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영원


 

 

멈추지 않을 바람과 물결

지치지 않고 떠오를 태양

잠이 든 곳에 빛을 주겠지

멈춰 서 있던 밤이 이렇게

겨울을 견딘 들판에 서서

깊은 잠을 깨우는 풀잎들

언 땅을 깨고 나온 불빛들

 

 

지금까지 소개한 곡들이 점점 선명해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세 번째 곡 영원은 한 문장만으로 풍경을 보여주는 서정성을 자랑한다. 멈춰 선 밤이 움직이고 풀잎과 불빛이 깨어날 때라니. 새벽녘 젖은 공기 냄새가 나는 듯하다.


이들의 영원이란 건 뭘까. 분명 영원을 부르지만 간절함과 아련함이 느껴진다. 첫 번째로 소개한 곡 소원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조금 다르다. 소원은 끝이 없다는 걸 알지만 끝을 기다린다면 이 곡은 그 반대다. 이 영원함을 알지만 탈주하고 싶은 갈망과 반복되는 연주는 각자 대립하지만 조화롭게 다가온다.


1절을 지나고서 들어오는 일렉기타와 함께 노래는 점점 고조된다. 보컬을 단단히 받치던 연주는 끝까지 달려 나가다가 조금씩 잦아들며 여운을 남긴다.

 

소개한 노래들 말고도 모든 곡이 그들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 고유함이 어디로 향해갈지, 과거를 지난 이들의 미래가 어떨지 궁금해진다. 이미 이들의 음악은 완성형이기에 곧 더 많은 사람들이 열광할 것이라 확신한다.

 

밴드 고고학의 음악을 응원하며 다음 행보 역시 기대해 본다.

 

 

 

에디터 노현정.jpg

 

 

[노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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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 둥둥
    • 이 글을 읽고 처음 밴드 '고고학'의 노래를 찾아 들어 보게 되었는데, 어제 오늘 노래 반복 재생하고 있습니다..! 밴드 '고고학'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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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녹음인생
    • 2024.09.14 20:56: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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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둥둥소중한 댓글을 이제 확인했네요. 제 글로 밴드 고고학을 아셨다니, 심지어 노래를 반복 재생하고 있으시다니 정말 기뻐요. 댓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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