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때로는 낮보다 아름다운 밤 - 화가가 사랑한 밤

글 입력 2024.09.12 00:5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여름밤.jpg

하랄 솔베르그, <여름밤 Summer Night> (1899)

 

 

어떤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밤은 종종 어둡고, 무섭고, 우울한 순간으로 묘사되곤 하지만 밤에 찾아오는 고요함, 차분함, 내려앉은 불빛들은 우리를 위로하기도 한다.

 

이 책 <화가가 사랑한 밤>은 화가들이 그려낸 따뜻한 밤의 모습을 보여준다.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표현 방식으로 보여주는 각기 다른 아름다운 밤들을 만나보자.

 


루벤스.jpg

<달빛에 비친 풍경 Landscape by Moonlight> (1635-1640)

   

 

- 루벤스의 평화가 넘실거리는 따스한 밤

 

17세기 바로크의 대표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는 주로 생동감 넘치고 생명력으로 가득 찬 그림으로 유명하다.

 

소설 플랜더스의 개에서 주인공 네로가 간절히 보고 싶어 했던 그림 <십자가에서 내려지심 The Descent form the Cross>을 보면 역동적인 대각선 구도와 예수의 고통, 제자들의 슬픔이 강렬하게 전해진다.

 

<달빛에 비친 풍경>의 경우 전성기 루벤스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로맨틱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말년에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루벤스의 평온한 마음이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과 차분히 내려앉은 어둠을 통해 보여진다.

 

 

매길2.jpg

<자정 Midnight> (2011)

 

 

- 매길의 추억 속 시간이 멈춘 밤

 

북아일랜드 출신의 1962년생 화가 앤 매길(Anne Magill, 1962-)은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다.

 

그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동하며 목탄과 파스텔을 사용한 작품으로 빠르게 명성을 쌓았고, 1992년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순수 예술가의 길에 들어섰다.

 

매길의 그림은 몽환적인 빛의 표현이 특징적이다. 뭉개진 것처럼 흐리고 초점을 잃은 듯한 화면은 추억 속 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또한 그는 주로 인물의 뒷모습을 담는데, 이는 어딘가 쓸쓸하고 그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감상에 젖어 들게 한다.

 

 

라르손.jpg

<아이들은 잠들고 When the Children have Gone to Bed> (1895)

 

 

- 라르손의 따뜻한 사랑으로 채색한 북유럽의 밤

 

칼 라르손 (Carl Larsson, 1953-1919)은 스웨덴의 국민 화가로, 수채화를 주로 사용하여 포근하고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담아내곤 했다.

 

그러나 사실 그의 어린 시절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스톡홀름 빈민가 출신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이었고 가족을 챙기지 않았다. 라르손은 자신이 겪은 불행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사랑하는 아내이자 화가 카린(Karin Bergoo, 1859-1928)을 만나 가정을 이룬 라르손은 따뜻한 가정을 이루었고, 부부는 보금자리의 가구를 직접 디자인해 제작하기도 했다.

 

그의 그림 속 인테리어에 영감을 받아 탄생한 브랜드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케아 IKEA’라고 한다. 라르손의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안락한 가정과 가족들이 느끼는 행복이 그대로 마음에 와닿는다.

 

 

샤갈 최종.jpg

<양귀비 꽃과 여인 Les Amoureux aux Coquelicots> (1948-1952)

 

 

- 샤갈의 사랑의 꽃이 피는 짙고도 푸른 밤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은 러시아에서 가난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러시아 혁명과 세계 1, 2차 대전, 그리고 유대인 학살의 참극까지 겪었지만, 화가로서의 꿈과 사랑의 힘을 끝까지 믿은 사람이다.

 

그의 포근한 밤 풍경 속에서는 사랑하는 여인 벨라 로젠펠트와 고향의 풍경, 밝은 달과 아름다운 꽃이 한데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림 속 밤 풍경을 바라보면서, 지나온 각자의 밤들을 떠올리며 잠깐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길 바란다.

 

 

화가가 사랑한 밤 평면 표지.jpg

 

 

 

컬쳐리스트.jpg

 

 

[최아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9.20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