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카톡 이모티콘이 만든 소통의 시대 [문화 전반]

이모티콘, 소통문화를 이끌다
글 입력 2024.09.1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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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세상에 등장한 이모티콘


 

2021년 새해가 시작될 무렵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팀장님은 카톡으로 대화하는 것을 싫어하셨다. 그 사람이 어떤 어조와 감정을 담아서 말하는지 알 수가 없기에 대화에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카톡 기본 이모티콘이 존재했으나, 이외에는 유료 구입을 해야 했기에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수는 제한적이었다.


3~4년 전까지 우리 사회의 기본 소통언어는 한글 문장이었다. 네.., 네~~, 넵! 알겠습니다 등 감정의 정도와 성의를 표현하기 위해 손가락의 노력이 많이 필요했다. 또한 이모티콘으로 대답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그러나 ‘이모티콘’이라는 소통수단이 활성화됨으로써 감정과 의도를 손쉽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시대로 변화하게 되었다.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 구독시스템을 도입하며, 다양한 이모티콘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무제한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카카오에서 개발한 라이언, 춘식이 등 다양한 모션 이모티콘이 무료 보급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게 되었다.


의사소통의 기반은 감정의 인식이다. 상대가 어떤 감정과 의도를 담아 이야기하는지를 느끼는 것이 대화의 핵심이다. 이모티콘 구독을 2년 정도 사용해보며 이모티콘이 의사소통을 더욱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큰 장점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팀장님이 우려하던 ‘어떤 느낌으로 대답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부분을 해소시켜줄 수 있었다.


 


감정의 시각화가 만든 의사소통의 명확성 


 

화면 캡처 2024-09-14 224035.png

 

 

카톡 무제한 이모티콘 사용법은 간단하다. 대화창에 본인이 말하고 싶은 것을 쓰면 된다. ‘대답’이라고 치면 나오지 않지만 ‘네, 넵, 네’라고 치면 그에 맞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음식’이라고 입력하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지만 ‘밥, 점심, 냠냠’이라고 쓰면 추천 이모티콘이 뜬다.

 

정확도를 더욱 높이고 싶다면 느끼는 감정을 형용사로 검색하면 된다. ‘화남, 우 씨, 열받네, 에라이’라고 입력하면 감정을 표현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화난다’는 표현 안에 울컥하는 울분, 가슴 치는 울화통, 머리 뚜껑이 열리는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다. 추천 이모티콘에는 이를 표현하는 다양한 감정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본인이 느끼는 것을 정확히 표현하는 이모티콘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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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창에 ‘나 화났어’라고만 입력하면, 얼마나 화가 났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반면, ‘나 화났어’라고 뒤에 어떤 종류의 분노인지 감정을 시각화한 이모티콘을 붙이면 어떤 감정인지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고 대화 상대자는 화난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할 수가 있다. 따라서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어떻게 반응해야 한지 판단하기가 수월해진다.


감정표현이 어렵고 서툰 사람 또한 도움을 받아 정확하게 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 남자친구가 그러하다. 그는 마주 보고 대화할 때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마음으로 말을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러나 오히려 카톡으로 이야기할 때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대화할 때 본인의 감정을 대변하는 이모티콘을 덧붙여 보낸다. 때론 말보다 더 정확하게 의도와  감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모티콘, 소통문화를 이끌다


 

일본의 경우, 캐릭터,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달해 활발하게 상업적, 문화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모티콘이 활발하게 개발되지는 않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것이 예의라는 문화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조금 다르다. 자신의 감정과 의도를 명확하게 주고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의사소통과 표현에 대한 욕구가 활발한 이모티콘 시대를 열게 된 것이 아닐까.


이제 카카오톡에서는 나의 감정을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나의 감정과 대답을 대변하는 이모티콘을 선택하면 된다. 심지어 감정의 ‘정도’도 전달할 수 있다.

 

조금 삐진 상태인지, 눈물이 나올 정도로 울화통이 났는지, 피꺼솟 하는 분노인지 감정의 상태를 표현하는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이모티콘을 통해 평면적이었던 문자 대화가 점차 감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문화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모티콘만 보내는 것은 더 이상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감정을 대변하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우리의 대화를 친밀하게 만들어줄 이모티콘 문화가 더욱 풍성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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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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